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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콜색의 깡통과 친구한다는 건

#45. 남루(襤褸)하다, 궂다

2025.11.18 | 조회 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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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루(襤褸)하다

: 옷 따위가 낡아 해지고 차림새가 너저분하다.

 

  • 단어를 찾은 곳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거위의 꿈, 인순이

 

  • 나의 단어라면
마음을 순수히 보일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어린애나 하는 일이라는 듯이, 감정에 휘둘리거나 남에게 말하는 것이 매우 민폐라는 듯이 구는 사회에서. 사랑하는 것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슬픈 것엔 슬퍼할 줄 아는 것은 얼마나 귀한가. 남루해진 마음을 찢어진 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 기워달라고 할 줄 아는 것은 얼마나 용기인가. 넘치는 사랑에 숨막히듯 안아주는 가슴은 얼마나 넓은가. 슬프다고 펑펑울어본 지가 언제 였는지, 어느새 감정에 열량을 넣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어간다. 웃지도 울지도 화내지도 미안해하지도 못하는 깡통이 되어가는 것은 그야말로 비극. 그 차가운 차콜색의 습관이 파도처럼 나를 쓰레기장으로 던져 놓을 것만 같다. 그나마 남아있는 것은 공명하듯 발발떠는 두려움.

궂다

: 비나 눈이 내려 날씨가 나쁘다.

: 언짢고 나쁘다.

  • 단어를 찾은 곳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섹스폰 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섹스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 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가슴에 다시 못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최백호

 

나는 어떻게든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며 꿈에라도 나올 듯 서성이고 그래 어쩜 우린 서로를 사랑한 게 아니고 꾸미지 않은 모습 아 사랑인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멈춘 후 보이는 날은 다 사랑이고 마음이며 그것은 다 자리에 있으니 우 아름다운 날 이런 여유로운 말은 자연스럽게도 멈춰진 생각에 뒤따라오는 사랑이 채워주는 하루야 나는 애써 궂은 생각을 다시 되돌아보며 아직은 멀었구나 사는구나 그래 어쩜 너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아 사랑인가 그러니 이제 멈춰야 해 그때의 우리는 당연한 사랑이고 마음이며 앞날에 다 있어 줄 것이니 우 아름다운 날 이런 여유로운 말은 자연스럽게도 멈춰진 생각에 뒤따라오는 사랑이 채워주는 하루야 아직 멀었나 싶고 그날이 오면 우리가 알아볼 수 있을지 난 아무도 모르는 멈춘 생각의 여유를 나누고픈 마음뿐야

생각을 멈추다 보면, 최유리

 

  • 나의 단어라면
고등학교 때 만난 친구는 중학교가 찐 우정이라고, 중학교 때 만난 애들만큼 친해지고 싶고 좋은 친구가 없다고 불평을 했어. 대학에 들어와서 만난 다른 놈은 고등학교 친구만큼 대학교 친구들과 친해지지 못하는 것 같다고 걱정을 했지. 궂은 농담도 잘 하지 못하겠다고 말이야. 어떤 사람은 같은 과에서 같은 술을 마셔도 결국 동아리 사람들이랑 친해지기도 해. 그리고 거기서 말하겠지, 아 과동기들이 재미가 없어. 그런데 반대로도 생각해 봤어. 나랑 맞는 친구란건 뭘까? 채점표없이 태어난 세상에선 때론 내가 만난 사람들이 채점표가 된다는거야. 그러니까, 너가 나랑 맞아서 친구가 된 것도 있겠지만, 지난 시간동안 우리는 우리의 친구 채점표를 만든거야. 서로의 모습을 통해서. 그러니 중학교때 절친을 만난 애는 고등학교가서 성이 안차겠지. A보다 A같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나는 지금 이 나이에 너를 만나 같이 놀고 있어. 우리는 서로 좋은 친구이자, 좋은 친구의 기준이 될 거야. 그렇게 우리는 다시 그 채점표를 대고 서로가 좋은 친구라고 여기고 있을거야.

추신

낭만에 대하여 라는 노래를 좋아해서 노래방에서 부른 적이 있는데요, 에코소리가 거슬려 잔뜩 에코를 뺐다가 기계가 고장난 줄 알고 사장님이 들어오신 일이 기억에 아주 부끄럽게 남습니다. 하지만 노래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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