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
온형근
절대 급하게 말아먹겠다는 생각
후루룩 쩝쩝 들이키겠다는 어리숙함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넣는 무지막지를
진달래 한 번에 벙그더드냐
새침 떼며 뭉툭 봉우리 내밀고 살살
어느새 열어 제끼지 않더냐
한 번도 머뭇대지 않는 과감한 돌진을
처음에는 매력이라 놀라면서 들뜨더니
다 아니라더라.
핏기조차 없이 하얗게 메마른
국수나무 어린 줄기에서도
살살 삐져나오는 새순
...들처럼
세상이 어리고 순한 춘정에 살살
녹아든다.
너만 춘정이드냐
그저 살살 비비고 쓰다듬어라 봄 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