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 격식
온형근
비 온 후의 임천으로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
눈부시게 빛나는 물기 머금은 키 낮은 잎새
아름다움은 호쾌 장쾌한 내면의 일렁임
나 있는 임천으로 들지 못하는 애초에 날선
벼리고 두드리는 건 쇠가 되라는 거겠지만
협착의 다리로 평지를 걷거나 서 있는 게 점점 어려워져
산중의 등고를 가로 혹은 세로 지르면서
힘차게 내딛는 뒷발로 임천을 누린다.
호수로 둥실둥실 빛살이 떠다니며 호사이듯
우중충한 격식 언제나 치우나, 이토록 산뜻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