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 중용
온형근
잿빛이라고도 했다. 잿빛이어서 한 줌 재로 화변하는 거란다.
산중에 치유의 힘이 있다면 음이온과 양이온이
견줄 바 없이 고르게 작용하기 때문일 게다.
이기려는 작용 없다면 성질머리 두둑 생겨나지 않겠고
지려는 회피 없다면 캉캉 짖어대며 이빨을 내보이지 않겠지
양 극단이 임천으로 들면서 녹아든다.
그만두게 하려는 마음이 요동치듯 심할 때
내가 먼저 작위를 내려놓고 산중에서 익힌
햇살과 그늘이 교직하면서 내는 반짝반짝을
집어 내어 중용이라고 떠 올릴 것을
임천의 이 반짝반짝을
반짝반짝 갸를 끄집어 내면
잿빛 중용에 들 수 있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