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음정 신록
온형근
열음정悅音亭 신록이 성록으로 갈아타는 즈음
흔들리는 게 나뭇가지 연한 속살
물오른 새 가지
떨리는 덜꿩나무 하얗게 핀 꽃부리였을까
허리 부여잡고 요동하는 건
잎자루 굵어지고 진초록 상큼 다가선
산중의 모든 잎새의 기세
부는 바람은 한꺼번에 소리 낸다.
저 소리를 담아 낼 악기 없어
부르거나 음률에 맞춰 자아낼 몸짓 없어
바람에 실려 마구 내는 잎새의 흩날림
바람에 흩날리니
신령스러워 천지조화인 것을
작가 한 마디
신록일 때는 말갛더니 나뭇가지 물 오른 성록은 심하게 흔들린다. 덜꿩나무 꽃잎은 오방으로 펼쳤지만 꽃술은 입술을 떤다. 신중의 모든 잎새가 완연한 성록이다. 작은 바람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다. 솨아솨아 제법 바닷소리로 원림을 다채롭게 구성한다. 저 소리를 담아 낼 악기는 원림에 있으니 조화를 부리는 것도 열음정에서는 기쁜 소리이다. 열음정에서 먼산에 기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