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빠져든 업에 대한 진심이 ‘발달’
나도 모르게 쌓아온 인고의 시간들로 ‘전개’
아무도 몰라줘서 참담하고 서러웠던 ‘위기’
그러다 나도 모르게 내 가치를 알아봐 준 타인의 시선들로 비로소 나는 ‘절정’을 맞이했고 삶의 궤적에 나를 증명하는 나만의 인장이 새겨졌다.우리네 인생은 나도 모르는 ‘결말’을 향해가는 한 편의 소설과도 같다.135회 유퀴즈 엔딩(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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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고민하고 수없이 좌절하고 남 모를 눈물도 서러움도 감내해야 마주 할 수 있는 결과! 그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도전으로 이어진다. 계절은 시간이 되면 그냥 바뀌는 것이 아니다.
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워내느라 바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깊고 무거운 얼음을 녹여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두운 땅속을 파헤쳐 새싹을 피워낸다.
여름은 무엇이든 길러내기 위해 부지런하다.
무엇이든 길러내기 위해 뜨거운 태양의 열기는 밤에도 계속되고
무엇이든 길러내기 위해 매서운 바람에 비를 뿌려 더러운 것을 씻어낸다.
가을은 지나온 두 계절이 만든 결실이다.
피어내느라 바빴던 그 시간의 결실이고
길러내느라 바빴던 그 시간의 결실이다.
겨울은 다시 피어내기 위해 잠시 쉬어간다.
다시 피어내기 위해 하얀 눈 이불을 덮어 온 세상을 감싸고
다시 피어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 땅도 꽁꽁 얼려 쉬게 한다.
그렇게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최선을 다했기에 계절은 바뀔 때마다 아쉬움도 미련도 남기지 않고 다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나보다. 나는 지금 어느 계절을 지나고 있을까?
계절에는 정해진 시간이 있지만 우리가 사는 인생에는 다 똑같이 정해진 계절은 없는 것같다. 나는 지금 겨울의 끝자락에서 이제 피어나기 시작한 봄의 언저리에 서 있는 듯하다. 마흔 중반, 여름도 가을도 아닌 봄이 시작되었다.
생각만 하다 못하고 지나온 많은 일들을 이제서야 시작했고 또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런 시작들이 하나둘 모여간다면, 언젠가 봄의 절정에서 찬란한 꽃비가 내리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잘해보고 싶어서
진짜 내 것으로 내 이름으로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다.
피워낸 봄이 뜨거운 여름 속에서 무성하게 그 바쁜 시간의 결실을 맞이하는 순간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지만 지금 피어내고 있는 나의 계절의 모든 순간이 설렘으로 다가온다. 나만의 인장을 새겨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그 순간의 찰나를 위해 나의 봄을 즐기려 한다.
시간은 속절 없이 흐르겠지만 나만의 속도로 잘 피어내서 뜨거운 여름날 더 멋지게 길러내고 싶다. 가을과 겨울은 열정이 흘러 넘치는 여름에 행복한 고민을 하고 싶다.
지금 피어난 새싹이 열매를 맺기까지, 그리고 다음을 피어내기 위해 나의 계절, 나의 봄의 순간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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