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조직 인터뷰

모두 실패에서 배웠어요: PM에서 CEO가 되기까지

작은 조직 인터뷰 #20NFQ Asia, An Le 대표

2024.12.01 | 조회 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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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슬립

네버슬립

작은 조직, 1인기업을 위한 조직관리, 협업방식, 국내외 사례를 다룹니다.

 

플랫폼 스타트업과 에이전시를 운영하던 대표가 한 회사의 PM으로 들어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이번 인터뷰 주인공 An은 그 이유는 ‘성장’이었다고 해요. 돌아보니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보였고 더 큰 스케일의 경험이 필요했죠. 그렇게 합류한 NFQ Asia는 40명 조직이었지만 현재는 300명의 조직으로 성장했고 An은 NFQ Vietnam 수장(CEO)을 맡고 있어요.

실제로 회사에 방문하며 느낀 NFQ Asia 팀원들은 제가 만난 어느 스타트업보다 에너지가 넘쳤어요. 활기차고 유머가득한 An의 DNA가 조직에도 녹아든 느낌이었는데요, 작은 조직을 넘어서는 단계에서 필요한 조직운영 인사이트가 가득했습니다! 지금 확인해보세요!

 

인터뷰 하이라이트


  • "일이 많아지는 시기에 채용하면서도 파산하지 않도록 외부 파트너가 필요했죠.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제가 가장 먼저 할 일은 함께 성장하고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거예요."
  • "중요한 문제는 이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해결하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경우고, 두 번째는 문제를 해결하면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경우예요. 사업주나 CEO로서 이 두 가지 문제에 집중해야 해요. 사실 나머지 문제들은 그 상태로 둬도 괜찮아요."
  • "중요한 철학 중 하나는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거에요. 팬으로 만들기 위해선 100%가 아닌 120%를 제공해야 해요. 120%라는 건 단순히 100%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기도 하죠. 추가적인 20%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그들을 우리의 팬으로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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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Q Asia & An Lee 소개


NFQ Asia의 비전은 수십억 달러 규모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거예요. 야심 찬 회사들이 성공하도록 돕고 있으며, IT & 컨설팅 서비스, 디지털 전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An Lee는 스타트업을 정리한 후 NFQ Asia 초기에 프로젝트 매니저로 합류했어요. 이후 CBO, COO를 거쳐 현재 NFQ Vietnam의 CEO로 성장하며 조직을 이끌고 있어요.

스타트업을 하다 조직으로 돌아간 이유


Q. NFQ Asia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NFQ Asia는 유니콘 기업들을 성장시키고 확장시키는 일을 하고 있어요. 최근 2년 동안은 컨설팅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유럽에서 아시아로 초점을 전환했는데 아시아가 미래라고 판단했어요. 현재 저의 직무 중 하나는 아시아 지역을 방문하는 거예요. 한국,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그리고 호주로요. 아시아 지역 간의 더 많은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전 NFQ Asia에서 거의 8년 동안 일해왔고 현재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어요. 처음 회사에 합류했을 때는 직원이 40명 정도였어요. NFQ Asia는 현재는 300명으로 성장했고 태국, 이집트에 사무실을 두고 있고 베트남에는 네 개의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Q. 합류 전에 창업하셨다고 들었어요.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7살 때부터 비즈니스를 해왔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거든요. 매우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미래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렇게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몇몇 사업과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유통도 하던 20대
유통도 하던 20대

 

이 회사에 합류하기 전에는 이벤트 공간을 예약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일종의 이벤트 공간을 위한 에어비앤비였죠. 그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이 어떻게 실패할 수 있는지를 많이 배웠어요. 많은 실수를 했고, 여러 방면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미국에서 컨설팅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약 10년 전, 모바일 앱이 급성장하던 시기에 시작했는데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웹사이트말고도 모바일 앱을 원했어요. 저희는 고객 아이디어를 어떻게 모바일 앱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조언하고 베트남에서 개발했어요. 이 사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는데요, 특히 현금 흐름 관리에 대해 배웠습니다.

아웃소싱 에이전시로서, 손익 계산서(PNL)에는 매출이 아주 아름답게 보여요. 하지만 현금 흐름은 특정 시점에만 들어오죠. 예를 들어 프로젝트 초기에는 70% 혹은 50%의 선금을 받고, 중간에 20%를 더 받으며, 마지막 20%는 프로젝트 완료 후 9개월에서 1년 후에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 사이 직원들의 월급을 계속 지급해야 하죠. 에이전시의 단기 목표는 항상 현금 흐름, 신규 매출, 운영 비용을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스타트업과 에이전시를 같이 하던 시기는 정말 미친 듯한 시간이었어요. 하루에 20시간씩 일했고, 때로는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특히 창업 초기에 조직에 적합한 사람을 찾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야근을 밥먹듯 하던 시기
야근을 밥먹듯 하던 시기

 

Q.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려웠나요?

작은 회사일 때는 지금처럼 큰 회사(NFQ Asia)에서 누리는 혜택이 없었어요. 지금 회사처럼 좋은 업무 환경과 높은 연봉으로 최고의 인재를 쉽게 데려올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죠. 이전 에이전시에서는 주로 학생, 인턴, 그리고 경력이 2년 이하인 사람들과 일해야 했습니다. 아주 세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죠.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도 어려웠어요. 비즈니스를 확장하지 못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어요.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면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죠.

파트너들과 결별한 후에야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했는지 돌아볼 수 있었어요. 미국에서 온 훌륭한 세일즈 담당자와 뛰어난 기술 담당자가 있었고, 저는 운영을 담당했죠. 하지만 훌륭한 파트너가 더 필요했어요. 일이 많아지는 시기에 채용하면서도 파산하지 않도록 외부 파트너가 필요했죠.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제가 가장 먼저 할 일은 함께 성장하고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거예요.

 

Q. 창업이 아니라 조직으로 들어간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 개의 스타트업을 실패한 후, 새로운 걸 배우고 싶었어요. 제 목표는 단순히 100만 달러를 벌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1억 달러를 벌고 싶었죠. 그런 이유로 글로벌 회사인 NFQ Asia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합류 처음에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입사했어요. 당시 아시아에는 아무런 기반이 없었어요. 유럽에서는 큰 회사였지만, 아시아에서는 저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죠. 소셜 미디어 전략도 없었고, 마케팅 전략도 없었으며, 정책이나 규제 가이드라인도 전혀 없었어요.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제안했고,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CBO)로 성장했어요. 회사가 성장하고 지사를 확장하며 아시아 그룹의 CEO가 되었고, 이후 베트남 지사의 CEO로 자리를 옮겨 아시아 지역 내 전략적 사업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요.

NFQ PM으로 다시 커리어를 시작
NFQ PM으로 다시 커리어를 시작

 

CEO로 성장하며 배운 것


Q. 회사가 성장하며 배운 것이 있다면요?

회사도 성장 단계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겪는다는 거예요. 첫 번째 단계에서는 회사가 가족 같은 분위기예요. 가족 안에서는 사람들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어요. 작은 회사에서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절차와 프로세스를 만들 수는 없죠. 몇 명 되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문제는 직접 대화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해결하죠.

회사가 100명 또는 200명 정도로 커지면, 절차와 프로세스가 중요해요.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 합류하는 시기인데요, 새롭게 합류한 팀원은 회사에 대한 지식이나 일하는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요. 많은 절차와 프로세스를 문서화하는 이유죠.

회사가 300명 정도 규모로 커지면 중간 관리가 매우 중요해요. 아무리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프로세스와 규정을 만들어도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관리할 사람이 없다면 문제가 발생해요.

회사 안에서 발생하는 대부분 문제는 ‘불편함’이라는 범주에 속해요. 불편함은 귀찮고 짜증 나죠. 하지만 그걸로 회사가 파산하거나 매출이 줄거나 사라지진 않죠. 관리자가 조직 내 불편한 문제들에 너무 집중하게 되면, 실제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시간이 없어져요.

중요한 문제는 이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해결하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경우고, 두 번째는 문제를 해결하면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경우예요. 사업주나 CEO로서 이 두 가지 문제에 집중해야 해요. 사실 나머지 문제들은 그 상태로 둬도 괜찮아요.

 

Q. 핵심이 담긴 단순한 원칙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있는 부분이네요. 어떻게 그 개념을 인지하게 되었나요?

맞아요. 사업 규모에 따른 문제를 경험하면서 배웠죠. 가족처럼 작은 규모였을 때 ‘최고 행복 책임자(CHO)’와 최고 운영 책임자(COO)역할을 맡았어요. 그때는 모든 사람을 알았고 그들의 가족까지도 알고 있었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부분에 화나는지, 어떤 방식이 팀원들에게 효과적인지 모두 알았죠.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면 제가 가서 말을 걸기만 해도 문제의 절반 정도는 해결되곤 했어요.

회사가 더 커지고 나니,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았어요. 그때 깨달은 게 제가 관리자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제가 해야 할 일은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제가 원하는 방향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문서화하는 거였죠. 그래야 팀원들이 그에 맞춰 일할 수 있으니까요.

실수를 통해 모든 과정을 배웠어요. 방금 나눈 원칙을 이해하게 된 계기도 실수를 통해서였죠. 기억나는 실수 중 하나를 나누자면,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였어요. 당시 이커머스 회사들이 크게 성장하던 시기였고 저희에게 컨설팅 의뢰가 들어왔어요. 매일 12시간, 13시간씩 열심히 일했어요.

한번은 주말에 상사와 저녁을 먹는데 질문을 하셨어요. “이번 주는 어땠어?”라고요.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했죠. 많은 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상사가 “그래서 그 주에 얼마를 벌었니?“라고 묻자 크게 벌지 못했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죠. “얼마나 많은 비용을 절감했니?“라고 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때 저에게 이렇게 말해주셨어요. “너는 스스로를 바쁘게만 만들고 있어. 고위 관리자의 진짜 역할은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머지를 제거하는 것이야.”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제 업무를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그 주 동안의 활동을 모두 적어 보니, 제 시간의 10%는 새로운 팀을 구성하고, 올바른 사람을 채용하는 데 쓰였어요. 90%는 단순한 승인 요청 처리나 직원들과의 불필요한 대화에 쓰였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런 활동들이 즐거웠지만 제 일의 핵심은 아니었죠.

여러 워크샵, 교육에 참여하며 관리자 역량을 쌓던 시기
여러 워크샵, 교육에 참여하며 관리자 역량을 쌓던 시기

 

Q. 100% 동의해요. 많은 대표들이 열심히 일하지만 정작 목표, 성과와 관계가 낮은 경우가 많아요.

맞아요. 이미 수억 달러를 벌어들인 사람들을 만났는데요, 그 중 정말 인상 깊었던 대화가 있어요.

“An, 나는 많은 일을 하지 않아. 나는 내 비즈니스에서 딱 한 가지 일을 잘 알고 있어. 그리곤 그 외의 모든 일을 맡아줄 팀을 구성해. 나는 그저 돈을 회사로 가져올 뿐이야.

관리자도 마찬가지죠. 여러 유형의 관리자가 있어요. 사람들을 관리하는 관리자, 열심히 일하는 관리자, 그리고 돈을 벌어들이는 관리자죠. 저는 회사의 관리자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임무는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라고 믿어요. 물론 조직문화나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팀원들을 조직 내 올바른 자리에 배치하여 ‘더 많은 돈을 벌거나 비용을 절감하느냐’입니다. 채용, 해고, 승진 모두 결국 그 사람이 ‘조직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어야 합니다.

 

Q. 관리자를 어떻게 교육하시나요? 돈을 벌고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걸 알지만 실제 업무에 잘 적용하기란 쉽지 않아 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 하나 있어요. ‘Start with why’라는 책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행동이나 습관을 바꾸기 위해 책을 읽고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올바른 질문은 ‘왜’입니다. ‘왜 변해야 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변화는 쉽지 않죠. 누구도 변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하루에 10시간씩 일주일 동안 체육관에 가라고 하면, 대부분은 “왜 그래야 하죠?“라고 물을 거예요. 하지만 의사가 “지금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당장 행동을 바꾸려 하겠죠.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관리자의 ‘마인드셋’이예요. 마인드셋은 관리자가 올바른 일을 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중 하나는 본보기가 되는 거예요. 자신이 성공한 이유가 올바른 습관을 가졌기 때문임을 보여주고 같은 습관을 가지면 그들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죠.

두 번째 방법은 보상을 통해 동기 부여를 하는 거예요. 저는 처벌보다는 보상의 힘을 믿어요. 사람들은 처벌 때문에 더 잘하려고 하지 않아요. 처벌을 받으면 방어기제가 작동하고, 배우거나 듣기보다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사람들은 꾸짖음이나 처벌로부터 배우지 않습니다.

보상은 단순히 돈을 주는 것이 아니예요. 매우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 일을 해내면 이런 보상을 받을 것이다.” “저 일을 해내면 저런 보상을 받을 것이다.“라고요. 팀원이 스스로 목표를 이해하고,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어떤 보상을 받을지를 명확히 알도록 해야 해요.

관리자라면 팀원들에게 목표를 제시할 때, 목표를 달성시 얻을 수 있는 보상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팀원들이 올바른 습관을 가지도록 유도하며, 그 과정에서 실수를 통해 배우도록 기다려야 합니다. 물론 중요한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지만 실수를 통해 배우는 과정은 중요해요.

정리하자면 첫째로 리더는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둘째로 팀원이 목표를 달성했을 때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명확히 정의하고 전달해야 해요. 팀원은 회사의 주주가 아니며 가족이 있고 보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보상이 경험이 될 수도 있고 돈이 될 수도 있겠죠.

 

Q. 채용할 때 어떤 시각으로 사람들을 보시나요?

채용에 있어 고려해야 할 것은 사업의 규모보다는 사업의 단계입니다. 예를 들어, BCG 매트릭스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와 성장률을 기준으로 제품을 ‘소’, ‘개’, ‘스타’, ‘물음표’로 분류하는 것이죠.

만약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성장률이 낮은 소(Cashcow)에 해당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이 필요해요. 현재 안정적으로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반면 시장 성장률이 높은 ‘스타’나 ‘물음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유연하고 불확실성을 잘 다루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스타트업에 적합한 인재들이죠.

초기 단계의 회사,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합니다. 이 점이 가장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회사가 성장하면서 팀원들이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 시점이 오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려움이 발생하죠.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던 동료들을 놓아줄 수 없지만, 그들이 회사의 성장에 더 이상 기여할 수 없을 때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회사의 초기 단계에서 사람들을 찾을 때는 성장 가능성과 성장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을 우선으로 고려합니다.

 

Q. 채용 인터뷰에서 면접자의 성장 마인드를 알아보는 건 정말 어렵다고 생각해요. 면접에서 지원자들은 항상 좋은 이야기만 하니까요.

저도 동의해요. (시행착오가 많다 보니)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하고, 사람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어요. 결국 인터뷰만으로는 명확히 알기 어려워요.

예전에 채용 인터뷰 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신입사원이 회사에 오래 남아 성장하는 확률이 놀랍게도 20% 이하였어요. 10명의 사람을 채용하면 2명 정도만 회사에 남아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아무리 노력해도 그 확률이 50%를 넘을 수는 없어요. 그래서 ‘시험 기간’과 ‘적절한 과제’를 통해 사람들을 평가해요.

지원자에게 불확실성이 많은 과제를 주고 그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의심하며 어려움을 겪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어려운 과제를 하면서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느낄 거예요. 자신이 한 일이 충분히 좋은지 확신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표하는 과정을 가집니다. 이때 피드백을 받고는 노트북을 덮고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겠다”고 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이 과정을 ‘시험 기간’으로 생각해요. 만약 회사에서 누구나 시험 기간을 쉽게 통과하도록 하거나 그 과정을 잘 관리하지 못하는 관리자가 있다면,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울 거예요.

 

Q. 한 나라의 비즈니스만 관리하는 것도 어려운데, NFQ에서는 어떻게 여러 나라의 지사를 관리하는지 궁금해요. 

NFQ는 아프리카를 포함해 7개의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현재 저는 베트남에 있는 4개의 사무소만 관리하고 있어요. 아시아와 중동을 관리했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핵심은 신뢰와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에요.

회사가 아직 작을 때는 7개의 지사를 운영할 수 없어요. 앞서 설명한 단계처럼, 회사가 ‘가족 같은’ 단계를 지나 직원이 100명 단위로 늘어나기 시작할 때는 프로세스가 필요해집니다. 7개의 지사를 운영하려면, 회사가 많은 업무가 프로세스화 된 단계이고 이때는 중간 관리자들에게 많은 신뢰를 줘야 합니다.

대부분의 관리 업무는 회사 내 상위 10명 정도의 관리자가 담당하게 됩니다. 이 10명이 500명 이상의 직원을 관리하게 되죠. 중요한 건 이들이 제가 지향하는 철학과 동일한 작업 및 관리 철학을 가졌는지 확인해야 해요.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저에게 와서 논의할 수 있을 만큼의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문제는 항상 발생해요. 문제보다 더 위험한 것은 사람들이 문제를 두려워해서 숨기거나, 문제를 미리 알리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죠. 그렇게 되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문제를 그냥 드러내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해요. 결국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얼마 전 아시아와 중동에서 세일즈 서밋을 열었어요. 유럽, 중동, 태국에서 사람들을 베트남으로 초청해 함께 일주일을 보냈죠. 그 비용이 약 3만 유로(4400만원) 정도였어요. 줌으로 행사를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함께 즐기며 저녁 식사를 하면서 보냈어요. 신뢰를 쌓기 위해서죠. 이런 신뢰가 있기에 지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식사같은 자리를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사실 효율성이라는 개념은 산업화 시대에 발명된 거잖아요. 예를 들어 하루에 10명의 직원이 100개의 제품을 만든다고 했을 때, 회사는 5명의 직원으로 100개의 제품을 만들고 싶어하죠. 그렇게 효율성이 시작돼요. 효율성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고 있을 때 작동합니다. 소(Cow) 사업처럼 안정적인 비즈니스에서만 해당하는 거죠.

‘물음표’에 해당하는 비즈니스, 즉 아직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나 실험 단계에서는 효율성을 추구하기 어렵습니다. 성장하는 회사에서 효율성에 너무 집중하면, 혁신 여지를 빼앗게 됩니다. 사무실에서 열심히 일을 마치고 효율성을 추구하다 보면, 하루를 끝내곤 지쳐서 빨리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싶어지죠. 이런 상태에서는 무언가를 발명하거나 혁신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성장하는 조직이 더 크게 성장하고 확장하려면, 조직 내에 어느 정도의 여유 공간, 즉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여유 공간에서 성장이 일어날 수 있어요. 효율성만을 추구하면 혁신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새로운 친구를 찾고 있어요!


Q. 흥미롭네요. NFQ Asia를 방문하곤 인테리어나 업무 환경에 정말 놀랐습니다. 이런 사무실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있나요?

‘왜 이렇게 인상적인 사무실을 만들고 싶어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대부분의 회사, 특히 베트남의 스타트업은 백만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되기를 원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해야 합니다. 아시아에서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팀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매일 출근하면서 팀원들은 ‘우리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는 것을 기억하게 돼요. 단순히 베트남 로컬의 수준이 아니라요.

모두가 큰돈을 벌고 싶다고 말해요. 하지만 제가 관찰한 바를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실제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성공적인 비즈니스 대표처럼 행동하고 생각해야 해요.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비슷하죠. 비용을 절약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세계적인 기준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사무실도 그런 의미에서 필요해요. 물론 사무실을 짓느라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않아야겠지만요.

NFQ Asia 본사
NFQ Asia 본사

 

Q. NFQ Asia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철학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공정성’을 믿는다는 거예요. 여기서 공정성의 의미는 고객이 성공할 때 우리는 더 많은 이익을 얻고, 만약 그들이 성공하지 못하면 그들에게서 돈을 짜내지 않는다는 의미예요. 단순히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비윤리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요.

제가 이 회사에 합류를 결정했을 때, 아버지와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어요. 당시 미국에서 에이전시를 운영할 때 직접 영업했기 때문에 현금 흐름에 대해 매우 걱정했거든요. 아버지께 “고객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을 때, 아버지 말씀이 깊이 와닿았어요.

“내가 하는 비즈니스엔 영업 사원이 따로 없어. 새로운 고객이 생기는 이유는 우리가 고객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기 때문이야.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으면 우리 서비스를 계속 찾고 친구들에게도 우리 서비스를 추천하게 돼. 그렇게 그들의 친구들도 우리의 팬이 되고, 그들이 우리의 고객이 되는 거야. 그게 점점 커지는 사이클이 돼.

이 말이 제게 깊이 와닿았고, 이것이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이라고 믿게 되었어요.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죠. 많은 회사가 고객이나 직원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과 돈을 벌기 위해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을 겪어요. 모두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돈을 잃기도 하니까요.

두 번째 중요한 철학은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거에요. 팬으로 만들기 위해선 100%가 아닌 120%를 제공해야 해요. 120%라는 건 단순히 100%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기도 하죠. 예를 들어 네버슬립님이 이 사무실에 처음 방문하다 보니 길 찾는데 어려움이 있어요. 그럼 메세지로 어떻게 오라고 안내하기보다 사람을 보내서 직접 안내해요. 이것이 10%에서 20%의 추가적인 노력이죠. 경쟁자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기억할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이 추가적인 20%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그들을 우리의 팬으로 만들 수 있어요.

 

Q. 많은 회사가 돈을 먼저 얻기 위해 쉬운 길을 따르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제 방식이 틀릴 수도 있어요.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도 아니고, 아주 뛰어난 사업가도 아니죠. 하지만 ‘공정성’을 믿습니다. 제가 살아오는 동안 사람들은 저를 공정하게 대했고, 덕분에 저는 성공할 수 있었어요. 주변 친구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고, 그들에게 비윤리적인 일을 하고 싶지 않아요. 제게 모든 고객은 친구와도 같아요. 그들이 저를 성공하게 도와줬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저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요. 몇몇 다른 사람들을 능숙하게 이용하면서 성공하기도 하고요. 제게는 이 방식이 잘 맞았기에 이렇게 해왔어요.

 

 

Q. NFQ Asia의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요? 

현재 우리가 하는 일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돕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저희가 사랑하는 일이죠. 단기적인 목표로는 한국, 일본, 호주에서 더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어요. 이 세 나라에 대해 개인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거든요.

호주에서는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돈을 함께 벌어보자”라고 바로 이야기하지 않아요. 먼저 “어떻게 지내?“라고 묻고 시작하죠. 그런 점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일본에서는 사람들이 지하철역까지 배웅하고, 기차에 탑승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인사하며 떠나곤 했어요. 한국에서는 한국 친구들이 저를 위해 시간을 내서 바비큐를 먹고, 술을 마시며 함께 시간을 보냈고요.

비즈니스를 논하기 전에 이 사람이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느낄 때까지 시간을 보내요.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는 단순히 3개월짜리 프로젝트나 6개월짜리 프로젝트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동행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자 하고요. 한국, 일본, 호주에서 더 많은 친구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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