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6호] 수야가 코스모님께

좋아함의 이유를 찬찬히 따라가보는 여정

2025.01.30 | 조회 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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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뉴욕에서 두 여자가 매달 주고받는 편지로 삶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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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코스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가 바뀌고 처음 보내는 메일이네요. 어제가 한국의 음력 설이었으니, 오늘은 진짜 2025년의 두번째 날이에요.

왜 한국인들은 1년에 세번쯤 한 해를 시작하는 기분을 느낀다고들 하잖아요. 음력 설, 양력 설, 그리고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초. 저희에게는 아직 새로 시작할 기회가 남아있으니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올해 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려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지난주 메일에서 코스모님은 차분하게 한 해를 시작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저는 정반대로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 한 달을 보냈답니다. 생각보다 제가 기존에 많이 쓰지 않던 일의 근육들을 사용해야 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기업문화가 조금 독특한 편이라 여러모로 분주한 온보딩 기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연휴가 특히 더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얼마 전 다녀온 티 코스 체험.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헛개열매차였다.🫖
얼마 전 다녀온 티 코스 체험.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헛개열매차였다.🫖

 

제가 요즘 회사에서 콘텐츠를 만들면서 자주 마주하고 있는 문장이 있는데요.

"그것이 왜 좋다고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이에요.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해당 콘텐츠를 발행하는 객관적이고 표면적인 목적과는 별개로 만드는 이의 취향이나 선호가 묻어나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섬세한 차이가 결국 콘텐츠의 결을 결정짓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가 무언가를 좋다고 느껴서, 그것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타인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저는 주로 직관을 사용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었던 거예요. 문득 "나는 나의 선호와 이유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해보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운 좋게 책 <아티스트 웨이>를 읽고 12주간의 창조성 회복을 시도하는 모임에 초대를 받았고, 모임 크루들과 함께 1월부터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코스모님도 같은 책을 읽고, 아티스트 데이트와 모닝페이지 쓰기를 하고 계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답니다. 이것이 텔레파시일까요. 저희는 아무래도 비슷한 삶의 궤도를 지나고 있나봐요.💫

아티스트 데이트의 일환으로 정말 오랜만에 갔었던 아쿠아리움. 오래된 동심을 똑똑 깨워보던 시간.
아티스트 데이트의 일환으로 정말 오랜만에 갔었던 아쿠아리움. 오래된 동심을 똑똑 깨워보던 시간.

 

진정한 창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필요한데, 저는 12주차의 워크숍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WHY" 에 집중해보기로 했어요. 일단 내면의 소리에 자유롭게 몸을 내맡긴 후,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찬찬히 구체적인 이유를 찾아보는 연습을 하고 있답니다. 매주 모임 크루들과 함께 기록을 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재미가 쏠쏠해요.

내가 왜 이것을 좋아하는지 (혹은 좋아하지 않는지), 왜 화가 났는지, 왜 한계를 느꼈는지, 왜 즐거움을 느끼는지, 왜 나도 모르게 이끌렸는지 (혹은 거부하게 됐는지), 왜 그러한 믿음을 갖게 됐는지.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보고 대화하는 시간이 바로 아티스트 데이트더라고요. 하나하나 좋아함의 조각들을 모으다보면 조금은 더 또렷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저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가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서 아름다워요.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저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가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서 아름다워요.

 

제가 최근에 가장 많이 이끌리고 있는 건 '낯선 풍경' 이에요. 평소의 나라면 쉽게 가보지 않았을 곳, 선뜻 해보지 않았을 일들을 하며 만나는 '낯선 감각'들이 필요한 시기인가 봐요. 꽤나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러있던 사고의 패턴을 바꾸고 싶어요. 근 몇 년간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자꾸 시야가 좁아졌었는데, 올해는 의식적으로라도 더 멀리, 넓게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올 설 연휴에는 한국에도 눈이 꽤 많이 왔어요. 눈이 오면 주변이 평소보다 조용하고 차분해져서 좋더라고요. 창밖으로 천천히 흩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면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더 마셔야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출근할 준비를 해야지요. 코스모님도 단단해진 마음과 건강한 에너지로 새해의 나날들을 힘차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

 


P.S

구독자 님이 요즘 가장 이끌리는 순간은 어떤 것인가요? 개운하게 씻고 나서 따뜻한 이불 속에 쏙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감촉처럼 짧은 순간일 수도 있고, 칠링한 와인을 마시며 넷플릭스를 보는 조금 더 긴 시간일 수도 있겠죠. 무엇이 나를 그 장면으로 이끌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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