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스모님😈
수야입니다 :) 한 주 무탈히 보내셨는지 모르겠네요. 서울은 이번 겨울의 막바지 추위 구간을 지나는 중이에요. 저는 추위를 많이 타서 겨울을 힘들어하는 편인데요. 다음주에 봄비가 오고 나면 기온이 영상으로 조금씩 올라간다고 해요. 그래서 매일 날씨 어플을 보며 기대하고 있답니다..!🌱
'성장'에 대한 성찰이 가득 담긴 코스모님의 지난주 편지는 잘 받아보았어요. 저 역시 늘 '더 나아져야하고, 더 올라가야한다'는 사회적 압박 속에서 30여년을 충실히 살아온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공감하며 읽었어요. 코스모님이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아닐까 걱정하셨는데, 너무나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을 보며 '대체 우리는 얼마나 성장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에 살고 있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요즘, '성장'은 저의 일상에서 매일 만나는 단어이기도 해요. 스타트업씬에서는 성장세의 기울기가 가파르게 올라가는 J커브를 가장 아름다운 곡선이라고 생각하죠. 물론 이러한 강력한 성장은 조직과 개인의 생존과도 연결되는 문제이기에 저는 '성장' 자체를 무조건 거부하거나 부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현명하게 잘 성장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질적인 성장이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폭발적인 양적 성장에는 반드시 탄탄한 내실을 다지는 시간과 노력이 병행되어야 그 성장이 유지될 수 있어요. 회사나 사회와 같은 조직은 물론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의 성장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을 가늠하는 기준이 다양해야 하고, 무엇보다 그 기준들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주체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코스모님이 코스모님의 방식으로 '성장'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신 것이 멋있게 느껴졌어요. 코스모님은 지금까지 이루어왔던 여러 성취와 경험의 조각들을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다시 쌓아올리고 계신 것이 아닐까요? 그러니 당연히 나에게 맞는 쌓아올림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구요.
일이든 삶이든 올바른 태도에서 시작되어야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커집니다. 태도는 뿌리와 같고,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땅 위의 풍파에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저는 이것을 체세포를 늘리고 덩치를 키우는 동물의 성장이 아닌, 필요한 속도로 서서히 그리고 깊게 자라는 식물의 생장이라 부릅니다. 우리는 성장이 아니라 생장해야 합니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의 뿌리를 만질 때 느껴지는 그 단단함이 일과 삶에 깃들어야 합니다.
박정수, <좋은 기분>
문득 작년 이맘때쯤 읽었던 <좋은 기분>이라는 책의 구절이 생각났어요. 개성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하여 쓴 책인데요. 스스로의 성향과 속도를 존중하며 일하는 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어서 종종 떠올리곤 해요.
저자가 이야기하기를, 대부분의 동물은 삶의 초반부에 빠르게 집중적으로 자라고 그 후에는 더 이상 크기가 자라지 않은 채 노화가 되는 개념의 '성장'을 한다고 해요. 그런데 식물은 겉으로 보기엔 언제까지, 얼만큼 자랄지 쉽게 알 수 없지만 훨씬 더 오래 성장의 주기를 반복하는 '생장'을 하죠. 지구에서 가장 오래 산 나무가 5천년 정도 되었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식물의 '생장'은 멀리 보는 개념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멀리 본다는 것.
우리는 동물이지만 가끔은 식물의 생장법을 선택하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 같아요. 인생의 시기에 따라 성장의 속도는 달라질 수 있겠죠. 때로는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시간도 있을 거고요. 그렇지만 우리는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죽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성장할 거예요. 그렇게 삶의 계절에 맞추어 다양한 속도의 성장을 반복하다보면 나만의 나이테가 생기고, 그것이 나라는 나무의 단단함을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코스모님이 계신 뉴욕에도 곧 따뜻한 봄기운이 찾아오길 바라며🌷
수야 드림 :)
P.S 구독자 님이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그 순간에는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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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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