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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

[13호] 코스모가 수야님께

몰입의 맛을 알아가며 — 뉴욕에서의 5월

2025.05.22 | 조회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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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뉴욕에서 두 여자가 매달 주고받는 편지로 삶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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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야님,

 

날씨가 마음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깨닫는 요즘입니다. 뉴욕으로 돌아온 후, 싱그러운 식물들과 간간이 내리는 봄비 사이에서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면 산책을 나서는 작은 습관도 생겼답니다.

매일 아침 푸른 나뭇잎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매일 아침 푸른 나뭇잎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매달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있지만, 5월은 유독 저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최근 한국에 있는 지인분이 알려주신 에니어그램 테스트를 해봤는데요. 신기하게도 테스트 결과가 그동안 해왔던 고민들에 대한 답을 주더라고요. 애니어그램은 인간의 성격을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이 테스트는 개인이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성격 구조와 근본적인 동기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해요. 에니어그램은 인간의 성격을 지성(이성), 감성(감정), 의지(행동) 세 가지 중심 에너지로 설명해요. 저는 ‘7번 유형, 6번 날개’가 나왔는데요 지성 에너지가 강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안전지향가”라고 하더라고요.

Source: Jacci Turner's Blog
Source: Jacci Turner's Blog

7번 유형 6번 날개는 지루함을 싫어하기 때문에 끊임 없이 새로운 경험을 찾아 헤매는 성향이 있는데요. 빨리 배우지만 완벽주의와 첫 시도에 잘하려는 욕심 때문에 어떤 것도 깊게 파고들지 못하고 계속 새로운 걸로 넘어가거나, 뭔가를 끝까지 마무리 짓는 게 어려운 성향이라고 하더라고요. 갭이어 동안 ‘왜이렇게 새로운 것에 자꾸 발만 담그고 깊이 들어가질 못할까?’ 고민했는데요. 어느정도 개인적인 성향이었다는걸 알게 되니 한편으로는 위로가 됐어요. 조금 더 알아보니 7번 유형이 자신의 장점을 살리려면 단순한 즐거움과 새로움 추구를 넘어서 '인내'를 연습해야 한다고 해요. 

'인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려보니 1년간 묵혀뒀다가 인화한 필름이 도착했을때의 기쁨이 떠올랐어요
'인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려보니 1년간 묵혀뒀다가 인화한 필름이 도착했을때의 기쁨이 떠올랐어요

흥미롭게도 제가 다니고 있는 미술 스튜디오의 멘토께서 최근 몇 달간 저를 지켜보시더니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어요. "생각이 너무 많아서 하고 싶은 건 많은데, 깊이 파는 게 어렵지 않나요?" 그러다 보니 자꾸 기술적인 부분만 배우는 데 몰입하게 되고, 그런 방식으론 창작 활동을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고요. 그림 그리기보다 기획과 사고를 연습하는 것, 구상한 스토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면서 제게 맞는 방식과 스타일을 찾아보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봐야 다음 프로젝트를 할 자신감도 생기고, 타인과 나눌 이야기도 쌓인다고요.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혼자서는 실천하기 참 어려웠어요. 그래서 이번엔 스튜디오에서 멘토님과 함께 6개월간 작업하기로 했답니다. 처음엔 길게 느껴졌지만, 벌써 5월의 끝자락에 서 있는 걸 보면, 이 시간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것 같아요.

지금 만들고 있는 디자인 사조 책의 일부
지금 만들고 있는 디자인 사조 책의 일부

최근에는 서울에서부터 수강하기 시작했던 디자인 기초 수업을 마무리하며 디자인 사조에 관한 작은 책을 만들고 있어요. 확실히 기초를 다지고 보니 그동안 디자인할 때 느꼈던 불확실함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고, 매주 포스터 작업을 하며 피드백을 받으니 개선할 점들을 알 수 있어 좋았어요. 마지막 과제인 책 만들기는 시간이 더 많이 들고, 잘하고 싶은 욕심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하고 있는데요. 완벽주의가 튀어나오는 순간들이 종종 있어 주의해야하지만, 오랜만에 이렇게 몰입하는 경험을 하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다음 작업에 대한 기대가 생겨 '인내'의 힘을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여전히 타인에게 무언가 증명하고 싶은 불안과 조급함이 함께하지만, 그래도 용기 내어 하루하루를 채워가려고 해요.

다음 달에는 조금 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코워킹 스페이스에도 자주 나가보자는 다짐을 해봅니다. 수야님의 5월은 어떠셨나요? 한국은 여전히 봄기운이 가득한가요? 서울을 떠올리니 그리움이 물밀듯 밀려오네요.

 

5월 뉴욕의 꽃향기와 알레르기로 인한 재채기를 함께 담아 😂

코스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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