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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듣자
Anderson .Paak - Fire In The Sky
마블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OST 곡이야.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앤더슨 팩을 좋아해서 자주 들어.
앤더슨 팩은 한국계 미국 뮤지션이라 더 정이 가고,
노래도 랩도 드럼 연주도 아주 대단해.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가을 저녁 조금 높은 건물에서 창문을 열어
어슴푸레한 하늘을 수놓는 폭죽을 보고 있는 기분이야.
폭죽은 그 순간 즐기지 않으면 영영 사라지잖아.
길을 가다 폭죽이 보이면 그 순간 멈춰 서 보자.
아무리 바빠도 우리 잠깐의 행복한 순간을 놓치지 말자.
💬 오늘의 쑤필
어제 오랜만에 방 청소를 했어.
청소를 하면서 느낀 것이 있었는데,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자꾸 ‘저장’해 둔다는 것.
도시락을 먹을 때 맛없는 반찬 먼저 먹고
맛있는 반찬은 마지막에 먹는 느낌이랄까.
이것저것 선물 받거나 사두었다가,
쓰지 않고 저장해 둔 것들이 너무 많은거야.
왜 그럴까 생각 해봤어.
일단 좋은 것이 생기면 기분이 좋아지잖아?
그 기분만으로 지금은 충분하다 생각하는 것 같기도.
그래서 지금 당장 굳이? 싶은가 봐.
지금은 기쁜 마음만으로도 되었으니,
이 기쁨을 당장 다 꺼내 쓰지 않고 조금씩 꺼내 쓰려고.
조삼모사 같은 이야기지?
아침에 도토리 세 개를 먹고 저녁에 네 개를 먹겠느냐,
아침에 네 개를 먹고 저녁에 세 개를 먹겠느냐.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저장해 둔 사실을 잊어버려.
아침 도토리를 건너 뛰어버리는 거야,
저녁에 일곱 개를 다 먹겠다면서.
쓰지도 못하고 버려야 하는 것들이
이것저것 참 많이도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더라.
트로피처럼 전시해 두려던 것이 아닌데 말이야.
행복한 저녁을 상상하고 아침 도토리를 건너뛰었는데
막상 저녁이 되면 배가 불러 네 개도 겨우 못 먹거나
그 사이 도토리를 몽땅 잃어버린 상황이 되는거지.
버려야 할 물건들이 어찌나 아깝던지!
어제 청소 중 발견한 메모장에 이런 글이 적혀있었어.
아, 내가 쌓아놓았던 물건처럼
행복도 저장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나봐.
설사 저장 할 수 있는 행복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마 감가상각은 예외없이 적용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행복의 가치가 온전할 때 만끽해야 하잖아!
나를 더 잘, 더 행복하게 대접해주려고 한 일들이
오히려 지금을 즐기지 못하게 하고
기약없이 인내하게 만들고만 있었어.
그러니 우리 삶에서 폭죽같은 행복들을 만끽하자고.
행복과 나 자신을 대접하는 것에 있어서는
나중으로 미루지 말자고 생각했어.
좋은 물건도 맛있는 반찬도
쓸 수 있을 때 쓰고,
신선하고 따뜻할 때 더 맛있게 먹자.
📚 책읽감
써서 사라져버리는 게 아쉬워 아껴두다가
쓰지도 못하고 잃으니까 더 큰 손해로 느껴지는 이유?
📝 추신
1. 우리 엄마가 그랬어.
먹다 남은 김빠진 맥주 먼저 먹지말고,
새 맥주를 먼저 먹으라고.
2. 댓글은 어떤 내용이든, 짧든 길든 언제나 환영이야.
메일 답장은 ssoo9108@gmail.com으로 해줘!
나는 구독자 생각도 항상 궁금하거든.
오늘은 배송 받은 지 이틀이 지났지만
패키지가 너무 예뻐 아까워서 못 뜯어 보고 있던
택배를 드디어 뜯어 볼 거야!
오늘도 함께 해 줘서 고마워.
그럼 좋은 하루 보내!
2022년 2월 10일 목요일
구독자의 친구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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