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쑤레터ep.20] 무한한 것에 대한 두려움

가끔은 끝을 간절히 원할 때도 있으니까

2022.02.04 | 조회 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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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쑤레터 NewSsooLetter

매주 화,목 친구들을 위해 다정한 편지를 부쳐요.

굿이브닝, 나의 친구 구독자!

내 얘기를 들어줘서 고마워요.

사실 오늘은 몸도 마음도 좋지 않아서 편지를 쓰지 않을 작정이었는데,
그랬다가는 자기 전에 후회할 것 같아서 결국 책상에 앉았어.

 


 

🎧 같이 듣자!

신설희 - Eternal Tunnel


Why do we lose the light? Why can't I draw the black curtains back? Eternal tunnel, Eternal tunnel, Eternal tunnel, I walk in eternal tunnel I walk into and eternal dream

혹시 끝없이 캄캄한 터널을 걷고 있다고 느낀다면,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

 

 

💬 오늘의 생각 '쑤필(SSOO feel)'

재작년 즈음 알게 된건데,
내가 '무한'한 것에 대한 공포가 있더라고.

심해 공포증은 세부의 아름다운 바다에서 스노쿨링 중 깨달았고
우주 공포증때문에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는 못보겠어.
(지난 달에서야 겨우 처음으로 인터스텔라를 봤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끝도 함께 존재 해야 안심이 되는 느낌이랄까.
한없이 좋기만 한 것도, 한없이 나쁘기만 한 것도 없는 것 같아서.

그런데 가끔 끝없는 터널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
인생은 분명 끝이 있고, 한 번 뿐이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면서도
당장 내가 지금 겪는 슬픔이나 고통이 영원할 것만 같은 기분.

그럴 때 우리는 쉽게 타인을 탓하거나 상황을 탓하곤 하는 것 같아.
나도 마찬가지야. 오늘 반나절 내내 지나간 시간을 탓하고 남을 탓하면서
불만을 내 안에 꽉꽉 채워 미간에 주름을 늘려댔어.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글도 쓰고 싶지 않고.
내가 갇힌 터널에 출구가 있긴 한건지도 모르겠고.
터널의 출구가 있다면 보여야 할 환한 빛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거든.

그런데 터널에 가만히 앉아서
나를 터널에 밀어넣은 사람을 탓하고,
이렇게나 긴 터널이 지어진 것을 탓하고만 있다고 해서
결국 내가 이 지긋지긋한 터널을 어떻게 벗어나겠나 싶어.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깨닫고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됐어.
내가 터널의 끝을 향해 충분히 안 걸어봤다는 걸.

한참동안 터널 안에 들어앉아서 허공에 '탓화살'만 쏘아대다가
결국 일어서서 내 발로 걸어야지 뭐 별 수 있겠나 생각했어.
끝이 있건 없건 걸어서 갈 수 있는데까진 가봐야 될 거 아니야?
이럴 때 믿을 건 나 자신 밖에 없지 뭐.

글을 쓰다보니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을 찾았어.
터널에선 앞이건 뒤건 한 방향으로 계속 걷다보면 끝이 있겠구나 하는 것.
(우주보단 낫다)

 

 

📚 책읽감 (책 읽고 감상하기)

내 감정은 나를 'real world'로 데려간다. 나를 순정하게 만나게 해주는 곳이다. 내게도 막막할 때가 있구나. 아무런 계획도 떠오르지 않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때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삶에 대한 현실 감각이 조금씩 돌아온다. 절름발이 같은 도구적 삶에서 벗어나 드디어 '나'와 만나게 된다. 삶의 축복이다. 이 과정의 심리적 발판이 무력감과 우울이라는 감정이다. 우울이라는 내 삶의 파도에 리듬을 맞춰 나도 함께 파도에 올라탈 타이밍이다. -당신이 옳다, 정혜신-

감정은 어떤 형태건 어떤 깊이건 다 옳은 거래.
내가 느끼는 감정을 부정하거나 애써 외면하려고 하지 말되,
진짜 나를 받아들이고 다시 현실 감각을 되찾으면 되는 거래.

 

 


📝 추신

1. 아마 어제 그제 맛있게 먹은 굴이 나를 괴롭히는 것 같아 (너무나 TMI)

2. 댓글은 어떤 내용이든, 짧든 길든 언제나 환영이야.
   댓글보다 메일 답장을 선호한다면 ssoo9108@gmail.com 으로 부탁해!
   나는 구독자 생각도 항상 궁금하거든.


 

설 연휴 보내고 이틀만에 다시 주말이라서 더 좋다.

나는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월요일부터 열심히 걸어볼 거야.

일단 주말동안 몸을 좀 회복해야겠어.
다들 항상 코로나 조심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

 

2022년 2월 4일 금요일

구독자의 친구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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