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디야커피랩이 새단장을 했어요. 애매한 포지션을 타개하기 위해 체질 개선을 핵심 과제로 삼았고, 그 실험 무대 중 하나로 이디야커피랩을 전면 리뉴얼했다고요. 이디야커피랩은 이디야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 주는 이디야의 생존법을 생각해 봤어요.
HOT TOPIC
위기의 이디야, 회생 방안 셋
이디야 위기설. 심심찮게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원조 가성비 커피라는 정체성이 무색해지고 애매한 포지션만 남았죠. 리브랜딩, 구독 서비스 론칭 등 여러 시도를 하긴 하는데 글쎄요… 타개가 잘 안됩니다. 이디야는 생존할 수 있을까요?
현재 이디야는 높은 인지도와 많은 매장(약 3,000여 개)을 자랑합니다. 이건 분명한 강점이에요. 문제는 애매한 포지션이죠. 스타벅스처럼 프리미엄 이미지가 있지 않고, 그렇다고 메가커피나 컴포즈커피처럼 저가 커피로 느껴지지도 않아요. 문제는 결국 ‘인지(무엇을 안다는 것을 나타내는 포괄적인 용어)’라는 의미입니다. 소비자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인지를 바꾸는 방법밖엔 없는 것이죠.
어떻게 하면 인지를 바꿀 수 있을까요?

방법➊ 버티기
첫 번째는 버티기입니다. 아메리카노 3,200원에서 기다리는 거예요.
이때는 다른 전략도 함께 구사해야 합니다. 그중 하나가 저가 커피 시장으로의 포지션 이동을 들 수 있습니다. 다인(多人) 프로모션을 펼칠 수도 있겠죠. 두 명, 세 명이 가면 점점 더 저렴해지도록 기획하는 겁니다. 인원이 많아지면 거의 저가 커피 전문점 가격으로 마실 수 있게요. 그러면 사람들은 더 비싸고 질 좋은 커피를 보다 저렴하게 마시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사람이 여럿이면 이디야’라는 인지를 재정립하는 동안 저가 커피 브랜드는 가격 인상 압박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격 경쟁이 가능한 금액대에 들어설 거예요.
방법➋ 킬러 아이템 만들기
두 번째는 킬러 아이템 만들기입니다. 이디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확실한 아이템 하나를 내놓는 거죠. 투썸플레이스의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처럼요.
투썸플레이스 역시 브랜드 인지 자체가 애매해질 뻔한 시기를 겪었습니다. 사업 초기 내세운 프리미엄 이미지가 보다 고급화 전략을 취한 브랜드에 치여 희석된데다 경영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가며 한동안 시끌시끌했거든요. 그런데 현재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디저트가 맛있는 카페로 어느 정도 자리 잡았을 때 스초생이라는 아이템이 히트를 친 덕분이죠.
이디야도 특정 아이템이 필요합니다. 물론 쉽진 않아요. 카페베네의 베이글, 엔제리너스의 반미도 대박을 꿈꿨지만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디야는 두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맥락 있는 아이템 기획을 해야 합니다.

긍정적인 점은 이디야 디저트 수준이 꽤 괜찮다는 점입니다. 다만 산만하게 퍼져있는 아이템을 정돈하고 집중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면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게 샌드위치나 잉글리시 머핀 등에 집중하는 거죠.
그러면 사람들의 인지가 스타벅스, 메가커피 그리고 이디야로 펼쳐지는 게 아니라 다르게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케이크라는 아이템을 두고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그리고 투썸플레이스를 고려하는 것처럼 커피와 함께하는 간단한 (아침) 식사를 떠올렸을 때 맥도날드, 써브웨이 그리고 이디야 라인업이 형성되는 거죠. 그 포지션에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방법➌ 적극적으로 인지 바꾸기
세 번째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은연중이 아니라 대놓고 인지 바꾸는 시도를 하는 거죠. 이 전략을 가장 흥미롭게 펼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롯데리아입니다. 롯데리아는 괴식에 가까운 아이템을 연신 출시했습니다. 때때로 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독특한 아이템을 밀고 나간 결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재밌는 시도를 즐기고 마케팅도 잘하는 브랜드로 소비자 인지 속에 들어오는 데 성공했죠.

미국 쿠키 전문점 크럼블처럼 한정 메뉴를 일주일만 판매하는 방법 등 찾아보면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충분한 점포와 개발 여력을 갖춘 이디아라면 비슷한 전략을 시도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획 공지온, 오한주 │ 글 오한주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