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창업자가 메가커피에 상대 안 되는 이유

“나도 저가 커피 전문점 차릴까?”

점심시간이면 들리는 단골 멘트입니다. 일면식도 없지만 뜯어말리고 싶어요. 근처에서 몇 백원 더 싸게 판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저가 커피를 택하는 데는 무의식과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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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창업자가 메가커피에 상대 안 되는 이유

개인이 하는 창업을 독립 창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독립 창업 아이템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패스트푸드, 치킨, 그리고 저가 커피입니다. 저가 커피 전문점을 내고 싶다는 개인이 있으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프랜차이즈 아니면 하지 마세요.”

ⓒ언스플래시

전국 카페 10만 개, 커피공화국

우리나라는 카페가 정말 많습니다. 국세청이 주기적으로 100대 생활업종 통계를 내는데요.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커피음료점이 2025년 9월 말 기준 9만4,853개나 됩니다. 식료품가게(4만6,032개)는 물론이고 분식점(5만9,913개), 심지어는 편의점(5만2,590개)을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통계를 쓱 훑어봐도 커피음료점보다 많은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일식음식점, 중식음식점, 기타외국음식점을 다 합해도(2만3,337개+2만8,642개+3만533개=8만2,512개) 카페 수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자영업자들이 카페 창업=무덤이라는 말을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진정한(?) 무덤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저가 커피 전문점 독립 창업입니다.

저가 커피를 고르는 심리

외식. 그러니까 집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은 일상식과 특별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상식은 백반, 김밥 같은 평상시 먹는 음식이고, 특별식은 스테이크, 오마카세 같은 특별한 날 즐기는 음식입니다. 쉽게 말해 대충 때울래=일상식, 평소와 다른 거 먹을래=특별식이죠. 그리고 일상식과 특별식은 특정 지점에서 나뉩니다. 브랜드는 그 사이에서 포지셔닝 해야 하죠.

그럼 저가 커피는 어디에 위치할까요?

일상식인데 조금은 특별한 그 어딘가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집에서 먹는 것보단 조금 나은데, 대단한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아메리카노를 1,500~2,000원에 마시면서 아주 맛있기를 바라진 않으니까요. 그럴 때 사람들은 안정적인 선택을 하기 마련입니다. 머릿속에 인지된 것, 검증된 것. 즉, 프랜차이즈로 가는 거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는듯 보여도 실제로는 익숙한 브랜드를 더 신뢰하고 택하는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 문영호, ⟪팬을 만드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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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커피 시장은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이 이끌고 있습니다. 완전히 자리 잡았죠. 3대장은 매장 수도 상당합니다. 메가커피는 지난 3월 3,500호점을 돌파하고 4,000호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컴포즈커피도 가맹점 수가 3,000개가 넘습니다. 빽다방도 이달 기준 1,800여 매장이 운영 중에 있습니다.

세 브랜드는 모두 전문가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본과 전략을 가지고 접근한 기획물이죠. 메가커피는 카페 프랜차이즈에 잔뼈가 굵은 앤하우스가 2015년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컴포즈커피도 커피 관련 업력이 꽤 됩니다. 모회사인 JM커피컴퍼니는 1999년부터 커피 머신 판매와 원두 납품 사업을 해왔습니다. 빽다방은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운영하고요.

이 시장은 냉정히 말해서 개인이 접근하기 무척 어렵습니다. 프랜차이즈니까 가능한 영역이죠. 전기‧가스비, 물류비, 인건비 인상 등으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운영하기 어렵다고 하는 요즘, 개인은 더더욱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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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창업자가 상대가 되려면

그럼 개인 창업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고가 커피 시장은 개인이 경쟁해 볼 만합니다. 커피가 5,000원이 넘어가는 순간 특별식으로 인식되기 때문이죠. 그럴 때 사람들은 기왕이면 맛있는 커피, 특색 있는 커피를 마시려고 합니다. 일부러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가고요. 그 영역은 개인 창업자와 개인 브랜드가 강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정말 잘 했을 때…!

기획 공지온 ￨ 글 오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