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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 사사로운 동물 사전
온다 / 계절을 들어요 🎧
- 사사로운 동물 사전 - 말
여러분은 동물을 좋아하시나요? 집 밖을 나서면 보이는 산책하는 강아지부터 가축으로 분류되는 말까지 저는 동물에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에요. 물론 그중에서도 포유류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요. 어렸을 때부터 최애 동물이 몇 번씩 달라졌던 게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했던/좋아하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리즈로 짧게 풀어볼까 해요. 오늘은 제가 개인적으로 겪었던 일화를 풀면서 말의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는 교양 강의로 스포츠 과목이 다양하게 개설되어 있어요. 작년 2학기 수강 신청 기간에 동기와 시간표를 맞추다가 같이 승마 수업을 신청했었습니다. 이때 참여한 승마 실습수업에서 있었던 경험이 기억에 진하게 남아있어요. 팀을 이뤄서 말을 타는 법을 배우는데, 저는 그때 팀 내 배정받은 말들 중 가장 작은 크기의 제주마와 함께했었거든요. 너무 작은 애한테 저의 무거운… 무게를 견디게 한 것 같아 미안해하고 있었답니다. 고양이나 강아지와 달리 말들을 평상시에 접할 기회도 없었고, 훨씬 IQ가 높은 동물인 데다가 워낙 예민한 동물이라서 자칫 잘못 접근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엄청 조심스럽게 행동했었죠. 그렇다고 겁을 먹지는 않았고, 뭔가… 거대한 고양이를 마주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고양이의 호감을 얻으려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처럼 말도 그보다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 파트너 친구를 초반에는 거의 안 쓰다듬었던 것 같아요. 서로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거든요.
수업을 들으면서 이 친구 등에 오르락내리락하고 걸어보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 적응을 한 뒤에는 조금 속도를 내서 걷는 것(경속보)까지 해보았는데요. 이때는 말이 걷는 박자에 맞춰서 기승자가 일어났다 앉았다 해야 해요. 말 위에서 허벅지 힘만으로 엉덩이를 들어야 하는데 이게 정말 어렵거든요. 그래서 순서 지키면서 원형 마장을 돌던 말들이 새치기하게 되거나 앞과 뒤가 너무 벌어지거나 하는 일이 계속 일어났답니다. 이때 정말 행복한 기억이 하나 생기는데요. 쉬는 시간이라고 해서 말 위에서 내려와 고삐를 쥐고 말 친구랑 같이 대기하고 있었거든요. 말한테 수고했다고 콧등을 조금 쓰다듬어주는데 이 친구가 갑자기 머리를 저에게 들이밀고 위아래로 비비는 거예요. 당시에는 말과 교감을 성공했나 싶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어~ 더 빠르게 달리고 싶었어~?”하면서 더 쓰다듬어줬었답니다. 속도를 좀 내고 싶었는데 앞에서 계속 줄이 밀리니까 조금 답답했던 걸까, 하고 생각했었거든요. 이날 저의 목표가 승마를 잘하는 것보다는 말과 교감을 성공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저는 제 목표를 이뤄서 정말 행복했었어요. 끝나고도 이 친구의 마방으로 가 다시 한번 쓰다듬어주고 헤어졌었고, 다시 보러 가고 싶은 마음이 아직까지도 있어요.
이 말 친구가 저에게 머리를 비볐다고 했잖아요. 당시에는 그냥 불만 표시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의미가 있는지 자꾸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보았더니 1) 애정 표현이거나 2) 가려워서 그러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1번이기를 간곡히 바라지만… 이 예민한 친구들이 고작 하루 3시간 본 사람에게 애정을 표현할까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기사를 다 읽어보니 이러한 행동은 조금은 공격성이 드러나는 행동이기 때문에 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겪은 당시의 제가 너무 행복했으니, 저에게 애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믿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이 기억이 너무 소중해서 말에 대한 애정도 커지고, 어떤 동물이든 교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여러분은 기억에 남는 동물과의 교감 경험이 있나요? 같이 공유해주세요 :)
- 계절을 들어요 🎧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어느덧 올해의 마지막 달이 다가왔습니다. 12월부터 2월까지를 겨울이라고 부르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단 코끝이 시려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겨울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처음 보는 눈이 ‘첫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리스본은 아직 기온이 그리 떨어지지 않아 크리스마스 장식을 제외하면 겨울 분위기를 느끼기는 쉽지 않은데, 가을과는 확연히 다른 찬 공기를 들이마실 때마다 ‘겨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사실 오랜 시간 한국에서 지내온 제게 겨울은 꼭 눈이 와야 할 것만 같은, 눈의 계절이지만 리스본 사람들은 이런 겨울이 익숙한 거겠지 하며 이곳만의 겨울을 즐기려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겨울이면 눈 위에 누워 천사를 그리고, 따듯한 뱅쇼를 마시고, 블랙체리 향 캔들을 피워놓고, 앵두 전구로 방을 꾸미고는 했는데, 이보다 중요한 건 바로 계절과 어울리는 노래를 틀어놓는 거였어요. 언제 어디에서나 한 계절을 즐길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일은 아무래도 계절감이 있는 노래를 듣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특정한 계절에 들어야만 빛이 나는 노래들이 있잖아요. 꼭 이맘때쯤이면
생각나, 기억이 함께 재생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오늘은
겨울이면 떠오르는 좋아하는 노래들을 가져왔습니다.
나는 너에게 있을 곳, 너는 나에게 있을 곳
날이 쌀쌀해지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세븐틴의 'Home'입니다. 분명 '내가 너에게 안식처가 되어주겠다' 라고 이야기하는 따듯한 곡이면서도 어딘가 쓸쓸함이 느껴져 계절감이 잘 느껴지는 곡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평소 우지씨가 쓰는 여린 감성의 가사들을 좋아하는데, Home은 좋아하는 가사를 하나만 꼽기가 어려울 정도로 가사 하나하나가 서정적이에요. 울고 싶을 때도, 힘을 얻고 싶을 때도 언제나 듣기 좋은 무드의 곡입니다. 기대고 싶을 때면 같은 앨범의 '포옹'도 함께 듣는 것을 추천드려요.
Just record now this time to remember these feelings with you
예린의 사랑을 듬뿍 담은, November song은 가수 본인이 '사랑을 듬뿍 담았다.' 라고 말할 정도로 가사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운 곡이에요. 개인적으로는 11월에는 꼭, 그리고 이후에도 겨우내 들을 만큼 겨울의 낭만을 담고 있는 잔잔하고 발랄한 노래입니다. 그래서인지 타이틀 곡인 Love you on Christmas보다도 더 사랑받고 있는 노래인 것 같기도 해요. <Love you on Christmas> 앨범 자체가 크리스마스를 타깃으로 한 앨범이니 이번 겨울에는 놓치지 말고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오롯이 내 맘 담아서 오래된 이야기 하고파
방백은 연극 중 무대 위 배우들은 서로 듣지 못하고, 관객만이 들을 수 있는 대사를 뜻하는데요. 샤이니의 방백도 마찬가지로 이 노래를 듣는 청자만 들을 수 있는 전할 수 없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어요. 벌써 10년이나 된 곡이라는 게 믿겨지시나요? 쓸쓸하지만 다정한 가사와, 어딘지 폭닥폭닥한 멜로디가 연말쯤이면 자꾸만 생각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곡입니다.
Long nights, daydreams / With that sugar and smoke rings / Always taste like you
딸기처럼 달콤하고, 담배처럼 쌉싸름한 추억. 영화 <러브 사이먼>의 OST이자, 2018년 방송되었던 <하트시그널2>를 통해 유명해진 트로이 시반의 Strawberries & Cigarettes입니다. 도입부 멜로디와 그 뒤로 깔리는 사운드를 듣다 보면 캐럴이 아닌 곡 중 이보다 겨울에 잘 어울리는 곡은 없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감상평입니다.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황태자 루돌프)의 OST인 '알 수 없는 그곳으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입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태자 루돌프와 그의 운명적 연인이었던 마리 베체라가 함께 부르는 넘버인데, 다양한 버전 중에서도 민경아 배우가 부른 버전을 가장 좋아해요. 경아 배우님의 청아한 목소리와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역시 포근한 느낌에, 눈으로 덮인 앨범 커버까지, 눈이 오면 꼭 듣고 싶어지는 노래입니다.
구름 위를 걷는 거야, 불확실한 삶을 살아간다는 건
박효신의 <I am a Dreamer>는 '숨'부터 '야생화' 'Beautiful Tomorrow' 등 감히 명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앨범이에요. 모두 겨울에 듣기 좋은 노래들이고요. 그중에서도 타이틀곡을 차지하고 있는 'Home'은 공간감이 엄청난 노래입니다. 박효신 혼자서도 노래를 꽉 채우지만, 마지막의 떼창은 성스러운 느낌까지 들 정도거든요. 백발의 머리를 하고, 흰 셔츠를 입은 그가 노래하는 콘서트 영상은 감탄만 나오고요. 그의 노래 중 드물게 화려하고, 희망찬 노래로 특히 한 해의 시작에도 듣기 좋은 노래라 추천해 드립니다!!
분량 상 본문에 다 적지 못한 플레이리스트는 다음과 같아요.
구독자님께서는 겨울을 어떻게 즐기고 계신가요?
P.S. 저는 연말이면 해리포터, 특히 마법사의 돌을 다시 보고는 합니다. 24일의 늦은 밤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25일 당일에 해리와 론이 크리스마스 인사를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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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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