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호] 삶은 정해진 경로가 없기 때문에 더 매력적일지도

아무튼, 낭만 / 오솔길도 길이다

2025.01.16 | 조회 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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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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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 아무튼, 낭만
주민 /  저는 오솔길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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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낭만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지난 주말엔 또 다시 어딘가로 나서기 위해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서류를 제출한 후에도 뚜렷한 확신이 없었는데, 면접장으로 향하며 유독 긴장하는 저를 보고서야 , 내가 이걸 정말 하고 싶어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록 이 선택이 빠른 길이 아닐지라도. 제가 가려는 길은 어쩐지 조금 무모하고, 지름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일까요? 유독 응원의 말로 낭만적이다라는 말을 많이 건네받았습니다. 저도 참 좋아하는 단어예요. 사실은 페블스 친구들을 만나기 전부터 혼자 아무튼 낭만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해 왔을 정도로 오래 곱씹어왔습니다. 과연 낭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요.

한자로는 물결 랑()에 흩어질 만(). 그 속에 담긴 제멋대로 하다라는 뜻을 보면, 가고 싶은 길만 골라 걷는 제게 왜 낭만이라는 단어가 쥐여지는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혹자는 낭만과 야만이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얘기하기도 하던데, 단어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주 틀린 말도 아닙니다. 낭만적임을 뜻하는 영단어 Romantic Roman은 본래 야만적이라는 의미의 비하 표현에서 출발해 서민들이 즐기던 통속소설을 지칭하던 단어였거든요. 그 중 사랑 이야기가 가장 흔한 주제였기 때문에 오늘날의 뜻으로 변화하게되었으니까요. 사실 낭만과 로맨스는 동어임에도 한국에서의 용례는 제법 다르지만-각각 현실에 얽매이지 않은 이상적이고 감상적인 태도,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제게 낭만은 이 두가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낭만의 시작은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그저 지나칠 수도 있었던 순간을 포착할 때 낭만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제서야 보통의 일상이었던 것이 의미를 갖게 되고, 그 순간 낭만은 맨얼굴을 드러내죠.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었다는 어느 시인의 말마따나, 무용한 것을 사랑하고 이름을 붙여주면 낭만이 되는 것이 아닌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점들은 매일 밤하늘에 떠 있지만, 그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된 순간 별이 되고, 이야기를 품은 별자리가 되는 것처럼요. 알게 된 순간 더는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될 테니까요. 작은 것들에 애정을 기울이다 보면 특별한 것들이 많아지고, 결국 사랑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삶을 살게 되겠구나 생각합니다. 그러니 낭만적인 사람이란 필연적으로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겠지요.

아스팔트에 남겨진 작은 발자국을 눈여겨 보고 미소 짓고, 비가 내려 꿉꿉한 날엔 불평 대신 빗소리를 감상할 줄 알고,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꽃 한 송이를 선물할 줄 아는 다정을 지니고, 지하철이 한강 위를 지나칠 땐 핸드폰 대신 노을을 보며 행복을 느끼고, 바닷가의 매끈한 조약돌과 반짝이는 유리 조각을 주머니에 소중히 간직하는 따위의 것들을 아는 사람이요.

이렇게 무용한 것에 가치를 두다 보면 남들과 다른 것들을 사랑하고, 다른 속도로 길을 걸어갈 테니 제멋대로라는 평가도 받게 되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역시 가슴을 가장 뜨겁게 만드는 건 무용하고도 비논리적인 것들이라낭만과의 숨바꼭질은 계속되겠죠.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니까요. 구독자님의 하루에도 낭만이 가득하길 바라며 오늘의 레터 마칩니다.

 

P.S. 전염성이 강한 낭만적 태도는 때때로 다른 사람들마저 낭만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것 같아요. 구독자님께서도 이번 달의 굳이데이를 갖기를 바라며.😊

출처: 트렌드어워드
출처: 트렌드어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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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오솔길을 좋아해요
들으면서 읽어 보세요 :)

구독자님은 삶의 경로나 속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계신가요? 저는 저에게 세상이 너무 빠르고 직선적이라고 느끼는 편입니다. 제가 비교적 많이 느리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한국의 속도는 제가 정말 따라잡는 데 쉽지 않았어요. 걷는 속도부터 시작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속도까지도요. 더군다나 후자는 알게 모르게 정해진 경로를 따라야 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하죠. 우측 통행이야 안전을 위해 정해진 거니까 괜찮아요. 그런데 대학과 취직과 결혼이 한번에 쭉 이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듯 척척 살아가는 사람들은 신기해하는 편입니다. 저게 어떻게 당연하지? 어쩌면 제가 자꾸 의문을 던져서 속도를 못 따라 잡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달리는 게 두려워요. 정말 온 힘을 다했는데 원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면 크게 좌절할 것 같거든요. 그리고 목표를 이루고 나서의 경험이 기대한 것과 다를 때 쉽게 그 길에서 벗어나 또 다른 목표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스스로가 노력한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아요. 길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고요. 그래서 주변에 이러한 경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늘 격려의 말을 하죠. 그런데 그걸 저한테 적용하는 건 또 다른 일이더라고요. 

 하나의 목표가 생기면 사실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합류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 다른 이들의 속도에 맞춰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을 느끼기 시작해요. 내가 너무 태평하게 걷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저렇게 치열하게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데 나 같은 애가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최근에 삶의 경로에 대한 고민들을 다양한 사람들과 나누었는데요. 엄마와 했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내가 새로운 길에 잘 적응하지 못 하거나, 나와 안 맞는다고 느끼면 어떻게 해?‘라고 물었는데요. 엄마가 ‘그러면 언제든지 돌아와야지.‘라고 말해주셨어요. 

 그 말이 가장 필요했던 것 같아요. 목표 달성의 성패와 관계없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 곳이요. 그래서 최근 마음이 굉장히 복잡해졌답니다. 기댈 곳이 생긴다고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이제 진짜로 나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아서요. 더 생각이 많아진 요즘입니다. 

 제가 최근에 인스타그램에서 ‘홈찌툰’을 보게 되었는데 마음에 남아서 공유하려고 해요. 아래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들입니다.

최선을 다한 것들은 왜 우리를 아프게 할까.
한 치만 헛디뎌도 낙오되는 세상, 그러나 아슬아슬한 그 곳만이 정답은 아니다.
혹시 알아? 떨어진 그 아래가 폭신한 꽃밭일지.

홈찌툰 49화

 저는 삶을 조금 더 길게 보기로 결정했어요. 저 개인은 그렇게 해야 취향과 취미에 대한 탐구를 놓치지 않을 힘이 생길 것 같아요. 뻥 뚫린 고속도로는 아닐 것 같은 저의 삶 역시 취향의 차이 아닐까요. 구독자님의 삶의 경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요?

p.s. BGM으로 사용된 김결님의 home도 홈찌툰 49화에서 듣게 된 곡이랍니다! 아래에 링크 남겨드릴게요.

https://www.instagram.com/p/DErH93SPQGr/?img_index=9&igsh=czRhcGd1Y2l2Yz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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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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