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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다

나희덕 <가능주의자> / 미술관에서 사진 찍는 건 즐거워

2025.01.21 | 조회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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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1월의 셋째 주가 가장 우울한 날이라고 해요.

하지만 페블스와 함께 걱정도 우울함도 떨쳐내 버려요🌈

+) 민짱의 착오로 레터 발행이 하루 늦어졌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더 발전하는 페블스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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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제토 / 내게 오래 남은 문장들 (3)
민짱 / 소중한 순간을 남기는 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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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 오래 남은 문장들 (3)

안녕하세요. 제토입니다. 지난 일주일  보내셨나요? 저는 대학 마지막 계절학기까지 종강하고 이제야 평화로운 일상을 찾은 느낌이랍니다 🤗 날씨도 조금 풀려서 매일 뜯던 핫팩을 이제 집어넣었어요.

오늘은 나희덕 시인의 <가능주의자> 대해 이야기할게요. ‘푸른밤이라는 시로 나희덕 시인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시라서 읽고 나면 다들 아실 거예요그날도 서점에서 시집을 구경 중이었는데, 나희덕 시인의 신간이 눈에 보이는 겁니다. 익숙한 시인이라서 집게  시집이었는데 마음에 와닿는 말이 많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가능주의자가 되려 합니다 불가능의 가능성을 믿어보려 합니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언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떤 어둠에 기대어 가능한 일일까요 어떤 어둠의 빛에 눈멀어야 가능한 일일까요 세상에, 가능주의자라니, 대체 얼마나 가당찮은 꿈인가요 - 가능주의자(p.100)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은 의지를 포함하는 표현이죠. 불가능의 가능성을 믿는 ‘가능주의자’에게 어울리는 접속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일에 100%가 없는 것처럼 0%도 없는  같아요.  것이라고, 혹은   것이라고 생각되는 일이  예상과 다를 수도 있고요. 화자는 무언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어떤 어둠, 굉장히 낮은 가능성에 기대는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눈앞의 상황이 산산조각  것처럼 느껴질  오히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이 생기는 성격이라 불가능의 가능성을 믿는 일을 잘해요. 적은 가능성을 믿고 조금이라도 원하는 무언가를 시도하다 보면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더라고요! ‘가능주의자’라는 단어가 마음에 드는 이유  같습니다.

'북극의 나눅'이라는 시도 좋아하는데요. 

나눅, 이라는 사람을 아세요? 그는 지혜롭고 잘 웃는 사람이었지요 얼음 속에서 해마나 바다표범, 여우를 능숙하게 잡았고 이글루도 한 시간이면 만들었어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했지요 그는 총을 사용할 줄 알았지만 칼과 작살로 사냥을 했어요 에스키모다운 원시성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그가 좋아하는 고기는 바다표범 가장 따뜻하고 영양분이 많은 고기였지요 잡은 자리에서 가죽을 벗겨내고 생고기를 베어 가족들과 맛있게 나누어먹었어요 손과 입가에 번지는 붉은 피, 날고기를 먹는 야만인, 에스키모라는 말은 그렇게 해서 생겨났지요 이누이트족은 에스키모라는 말을 싫어했다고 해요 인간이라는 뜻의 이누이트, 스스로 그렇게 불렀고 그렇게 불리길 원했어요 눈썰매를 끄는 개들이 말썽을 부리면 사나운 개들의 싸움을 말릴 수 있는 것도 나눅뿐이었어요 식량이 떨어지면 개들은 서로에게 이빨을 박으며 으르렁거렸지요 / 그들은 말했어요 나눅은 사슴을 잡으러 갔다가 굶어죽었다고 그런데 나눅은 영화 덕분에 유명한 모피 광고모델이 되었다가 결핵으로 죽었다고 해요 북극의 얼음 위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사람, 끝내 돌아오지 못함으로써 백 년 후에도 이따금 화면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사람, 나눅에게 문명인이란 어떤 존재였을까요 카메라와 필름을 가져와 자신을 찍어대는 사람들을 나눅은 아주 친절하게 대했지요 그들은 얼음 위에서 너무 약한 존재들이었으니까요

- 북극의 나눅(p.80)

‘북극의 나눅’ 로버트 플라어티가 1922년에 만든 최초의 다큐멘터리라고 합니다. 시를 읽으면서 촬영 과정이 어땠을지, 나눅이 어떤 사람이었을지 상상되더라고요. 가족을 먹여 살리고 사회적으로 강한 존재로 인정받기 위해 사냥하는 모습이 문명화된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색다르게 보일 수 있었겠지요. 다큐멘터리가 상업적 성공을 위해 극적인 이미지만을 나열한 것은 아니었을지 궁금해서 어떤 작품이었는지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참여관찰자 시점에서 작품을 촬영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연출자의 지시 소리  연출된 장면이 많다는 비판도 있더라고요.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비하는 사람으로서 오래전 나눅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게는 한없이 친절했던 그의 순수함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시집에는 희망적이고 산문처럼 느껴지는 문체의 시들이 많은데요. 오늘도 좋아하는  시집의 문장들 공유하며 레터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너지 없이도 스스로 빛을 내는 존재들이 있다 (중략) 바닷가에 서 있던 우리도 멀리서 보면 몇 개의 반딧불이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 차갑고 둥근 빛(p.104)

  • 소중한 순간을 남기는 법 (2)

안녕하세요 민짱입니다! 다들 1월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저는 귀국을 한 달을 남기고 독일 생활을 마무리하며 휘몰아치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핑계에 불과하지만, 그런 탓에 레터 마감일을 착각하여 하루 늦은 레터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레터를 기다리셨을 구독자님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오늘은 여행을 갔을 때, 장소에 따른 사진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합니다! 여행에 가면 다양한 곳에 방문하잖아요. 예를 들면 랜드마크, 미술관 및 박물관, 자연 등등… 저도 상황과 장소에 따라 카메라를 드냐 마냐, 어떤 카메라를 쓰냐 다르거든요.

우선 미술관에서는요, 저는 카메라를 내려 두는 편이에요. 저는 한 화면에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는, 그리고 넓고 탁 트인 사진을 찍고 싶어 하거든요. 그리고 사실 미술관 안에 작품들은 변화하지 않잖아요? 인터넷에서도 볼 수 있고요 하하. 그래서 미술관 작품들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 아닌 이상 카메라로 찍지 않는데요. 그럼에도 제가 미술관에 카메라를 반드시 챙겨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미술관 안에서 작품을 둘러보는 사람들을 보는 게 묘미거든요.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인데요. 미술관 내부 자체가 고풍스럽고 궁전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미술 작품 구경뿐만 아니라 실내 장식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그리고 이 고풍스러움 사이에서 미술 작품을 제각각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게 즐겁더라고요. 이때 미술관 사진을 찍는 것도 재밌다 싶었어요. 이 외에도 루브르 박물관에 가면 미술 작품을 보며 모작하는 예술가들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미술관 사진은 여행 사진 중에서도 특별한 느낌이랄까요?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자연의 사진입니다. 자연의 사진은 뭐 따로 방법이 있겠나요? 그저 눈에 보이는 그 순간을 무작정! 셔터로 담습니다! 자연이야말로 내가 보고 있는 지금 순간이 1분 1초마다 달라지거든요. 예를 들면 빛나는 바다를 배경으로 해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라든지, 여름의 설산과 그걸 보며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이라든지,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의 풍경이라든지 말이에요! 저는 특히 풍경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사진을 추구해요. 사진을 찍은 그 장소, 그 계절, 그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남기는 게 좋아요. 행복해 보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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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걷다가도 사랑스러운 가족, 연인의 모습이 그 풍경과 어우러져 있는 순간을 포착하면 멈춰서 몇십장씩 사진을 찍곤 해요. 3보 1찰칵을 하느라 늘 느리고 풍경일 미처 다 즐기지 못할 때도 있지만, 나중에 돌아와 보면 남는 건 사진 뿐이더라고요. 게다가 사진 속 그 순간에는 저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기에 이게 저만의 소중한 순간을 남기는 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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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도 멋진 사진과 함께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구독자님의 지금 이 순간도 소중하고 행복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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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조약돌을 기다리고 있어요 💌

 


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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