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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레터로 다시 만나 기쁩니다.
새로운 취향과 이야기를 가득 들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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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토 / 내게 오래 남은 문장들 (1)
민짱 / 멈추지 마 어디든지 가자 Road Trip🚗 (5)
- 내게 오래 남은 문장들 (1)
안녕하세요. 제토입니다!
시간이 많을 때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시나요? 혹은 마음에 여유를 만들어주는 행동이 있나요? 저는 시집을 읽습니다. 2018년과 2019년 겨울, 수능이 끝나고 시간이 많을 때 시집을 참 많이 읽었어요. 꼭 긴 시간 투자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시를 여러 번 읽으면서 거기서 느껴지는 생각을 곱씹는 게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서점에 가면 시집을 구경합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게 생기면 사고요. 그렇게 하나씩 모으다 보니 집에 시집이 꽤 많이 쌓였어요. 이번에는 제가 좋아하는 시집과 시, 시인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은규 시인의 시집 <다정한 호칭>입니다. 처음 시인님의 글을 읽은 건 또 다른 시집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였답니다. 잘 읽다가 <다정한 호칭>도 구매하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더 손이 가더라고요.
이 시집을 출간한 2012년 이은규 시인이 남긴 시인의 말인데요. 첫 시집에 걸맞은 멋진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부터 마음에 남았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던 시인데요. 바람에 책장이 넘어가는 장면, 그 속에 바람의 지문이 피어오르는 장면, 책을 들춰 지문에 뺨을 대보는 장면이 바로 떠오르지 않나요? 인용하지 않은 뒷부분에 화자는 ‘이제는 없는 당신이라는 행방을 묻는다/지문에 새겨진 그 바람의 뜻을 읽어낼 수 있을 때/그때가 멀리 있을까, 멀리 와있을까’라고 말합니다.
만날 수 없는 이에 대한 그리움이 담백하게 묻어나 좋아합니다. 보이지 않는 당신의 지문에 가만히 뺨을 대면서 그 사람의 흔적을 느끼려는 화자의 마음이 너무나 잘 느껴져요. 만약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게 된다면, 그 사람이 스쳐간 모든 물건에 바람의 지문이 남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았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장들인데요. '청진의 기억' 속 마음을 따라가지 못한 말들이 몸을 떠돌아 말을 더듬는 것이라는 소견, 구름의 운율을 따라 천천히 문장을 읽으라거나 가슴에 귀를 대고 기다려주라는 처방은 정말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누구나 부족한 점이 있잖아요! 겉으로 표현되는 것이 생각과 다를 수도 있고요. 그보다 그 사람이 표현하고자 하는 본질을 천천히 살펴야겠다고 또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바늘구멍 사진기'에서 살펴볼 수 있는, 찰나의 발견으로 발명된 사진기와 고대 그리스인의 이야기도 참 멋지지 않나요? 결국 사진은 그 장면을 포착하는 것인데 도구가 눈빛이든 사진기든 첫 마주침에 흔들린 것을 보아 마음도 뒤따라 흔들렸을 것임을 추측할 수 있잖아요. 화자가 왜 그랬을지 상상하게 되어서 좋아요. 제 말이 길어지면 자유로운 감상에 방해될 테니 말을 줄일게요!
이외에도 <벚꽃의 점괘를 받아적다>, <꽃은 나무의 난청이다>, <나무의 눈꺼풀>, <별들의 시차> 등 이 시집에는 자연과 자연물의 형상과 현상을 소재로 한 시가 많아요. 자연에 대해 무언가를 주장한다기 보다는 그냥 그것을 관찰하고 받아들이는 행위를 통해 사유를 이어갑니다. 자연을 소재로 하니까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 심상이 엄청 풍부하게 떠오르더라고요. 특히 위에 인용한 '허밍, 허밍'이 저는 풍부한 심상의 최대처럼 느껴지는데요. 바람의 춤을 눈으로 보는 방법, 즉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는 방법입니다.
모든 시가 좋은 시집이에요! 자연물을 소재로 하는 것이 많아 그런지 살랑살랑 바람, 꽃내음,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등이 떠올라 봄에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아직은 겨울의 중턱에 있지만요, 봄이 다가오기 시작한다면 이 시집을 꺼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멈추지 마 어디든지 가자 Road Trip🚗 (5)
민짱입니다! 구독자님은 새해를 어떻게 맞이하셨나요? 저는 베를린에서 여기저기 터지는 폭죽을 보며 친구들과 새해를 맞이했어요. 해외에서 새해를 보내게 되다니 상상도 못했어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노르웨이 여행기도 이제 곧 끝나가는데요. 피오르 투어를 마치고는 종착점인 구드방엔에 도착했어요. 구드방엔도 한번 둘러보고 싶었지만, 일정이 촉박했기에 버스를 타고 보스라는 지역으로 떠납니다. 다행히 보스에서는 시간 여유가 있어 구경할 수 있었어요.
원래 여행의 즐거움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찾게 되는 법! 그저 베르겐에 가기 위한 경유지라고만 생각했던 보스에서 뜻밖의 힐링을 하게 됩니다. 보스 역 앞에 내리자마자 마주한 첫인상은 ‘이 마을… 아기자기 귀엽다?!’였습니다. 산 중턱에 알록달록한 집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입이 떡 벌어지는 설산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감동받았던 점은 설산과 그 설산을 선명하게 비추고 있는 맑은 호수였습니다. 이 드넓은 호수와 뒤로 보이는 설산 그리고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까지 삼박자가 모두 완벽한 풍경이었어요. 사진으로만 봐도 호수가 얼마나 깨끗하고 맑은지 느껴지지 않나요? 보스에서의 풍경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해요. 호수를 보면서 제 눈이 다 맑아지는 기분이었거든요.
보스에서 짧은 힐링 후에 드디어 제 노르웨이 여행의 종착지, 베르겐으로 향합니다. 베르겐은 <겨울왕국>의 배경이 되는 도시이기도 해요. 눈이 내리는 항구 도시거든요. 제가 간 날은 아쉽게도 비가 잔뜩 내렸지만요! 저는 비를 뚫고 동행과 함께 베르겐의 야경을 보러 갑니다.
노르웨이의 물가가 꽤 비싸서 야경을 보러 올라가는 케이블캇값도 비쌌는데요. 그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야경이었어요. 산꼭대기에 도착해서 내려다본 베르겐은 정말 빛났거든요. 게다가 항구도시인지라, 도시 사이에 들어와 있는 바다가 베르겐을 한껏 더 운치 있게 만들어줬어요. 파란 하늘과 도시의 금빛 조명들! 저는 이 조화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사진으로는 이 아름다움을 다 담지 못해요.
베르겐은 수산시장이 유명한데, 알고 보니 수산시장도 해가 지면 문을 닫더라고요. 저는 오후 4시경에 도착했기에 아쉽게도 노르웨이의 맛있는 연어는 먹어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아무렴 어때요! 이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른걸요😋 이날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도 불어서 걷는 게 힘들 정도였어요. 그럼에도 비에 젖은 도시의 모습이 참 분위기 있었어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할 때라 도시의 화려한 장식과 조명도 눈에 띄었고요!
저는 다음 날 아침 비행기를 탈 예정이라 베르겐을 밤에 떠나야 했어요. 이 운치 있고 빛나는 도시를 고작 6시간정도밖에 못 머무는 게 정말 아쉬웠어요. 마지막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베르겐의 야경을 눈에 담고 공항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공항 노숙을 하게 되는데요! 베르겐은 어쩜 공항까지 좋을까요… 살기 좋은 북유럽 국가답게 치안도 안전하고 공항도 무척 깨끗했답니다. 덕분에 편한(?) 공항 노숙을 마지막으로 노르웨이를 떠납니다!
노르웨이는 가장 여러 도시를 방문하기도 했고 그 과정이 복잡했기에 제가 고심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한 여행이었어요. 고심했기 때문인지, 그토록 원하던 피오르를 봤기 때문인지 유독 기억에 남고 소중한 여행이에요. 물론 오슬로와 베르겐을 제대로 관광하지 못한 아쉬움도 남고요! 하지만 아쉬움이 있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언젠가 반드시 여름휴가 때에는 노르웨이에 오고 싶어요. 그때는 꼭 산악열차도 타보고요!
제가 사랑하는 노르웨이 여행을 이번 기회에 공유할 수 있어서 기뻐요😊 제 여행기를 기다리며 함께 즐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구독자님의 최애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또는 떠나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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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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