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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자 쓰고 있을 때는 말 걸지 마라 / 검정치마 정규 3집 <TEAM BABY>

2025.11.24 | 조회 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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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처럼 흩어져 있는 각자의 취향을 수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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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안녕하세요!

날이 정말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이번 레터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주민 / 모자로 의사 표현하기, 함께 골라봐요

민짱 /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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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자로 의사 표현하기, 함께 골라봐요

안녕하세요, 구독자! 11월의 주민입니다.

지난 레터에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멜버른 기반 독립 브랜드 2가지를 소개해드렸죠. 사실 그것보다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아직 식견이 좁은 탓에 딱 두 가지 밖에 보여드리지 못 했네요. 떠나기 전에 한번 더 제가 머무르는 이곳의 매력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에서조차 시간이 정말 빨라요. 11월도 거의 다 지나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은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잖아요. 저도 관성적으로 쇼핑몰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최근에는 옷보다는 악세서리에 꽂힌 것 같아요. 모자나 가방, 신발 같은 것들이요. 아뇨, 사실은 오랫동안 그런 것들에 더 관심을 두고는 했죠.

 

저는 모자, 그 중에서도 볼캡을 좋아합니다. 어릴 때 엄마가 잘 어울린다고 해준 뒤로 항상 볼캡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상태죠. 그렇다고 막 여러 개를 갖고 있을 정도로 소장 욕구까지 높은 편은 아니지만요. 어느 브랜드를 구경하든 어떤 볼캡을 갖고 있는지는 꼭 확인을 하는 편입니다.

이곳에는 짐 부피를 줄이기 위해 딱 2개만 챙겨왔어요. 무난한 네이비 색 하나, 완전 쨍쨍한 오렌지 색 하나예요. 오렌지 볼캡에는 ‘Best Friend Forever’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볼캡을 즐겨 쓰지 못 하고 있어요.

어느 날 그 오렌지 볼캡을 쓰고 학원에 갔는데요. 같은 반 친구가 너 누구의 BFF가 되려고 그러니?’라는 뉘앙스로 말을 걸더라고요. 나중에는 멀리서도 자기 옆에 앉은 친구랑 제 모자를 가리키며 떠들고요. 이때 짜증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모자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어떤 볼캡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어요. 분명히 살 생각이 있거든요. 그런데 읽을 수 없는 모자를 살지 읽을 수 있는 모자를 살지 고민 중이에요. 읽을 수 없는 것부터 찾아보기 시작했지만요.

 

맨 처음에 찾아본 브랜드는 제가 좋아하는 더콜디스트모먼트(thecoldestmoment)’였습니다. 제가 별을 좋아해서 그런가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데요. 모자는 전혀 브랜드의 특징이 보이지 않는 ‘TCM field cap’에 하트를 눌러놨어요. 이건 읽을 글도 없고 색감도 정말 이쁘지 않나요?

더콜디스트모먼트의 TCM field cap (navy)
더콜디스트모먼트의 TCM field cap (navy)

텍스트가 있어도 읽을 수 없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저장해놓은 볼캡도 있는데요. ‘무음(MUWM)’‘Washed Goofy Cap’입니다. 로고를 형상화 해놓은 것 같거든요. 꽤 귀여워 보입니다.

무음의 Washed Goofy Cap (navy)
무음의 Washed Goofy Cap (navy)

그러다가 차라리 흔한 브랜드 이름으로 되어 있어도 별 말을 안 얹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고른 건 베를린포토북디스트리뷰션(Berlin photobooks distribution)’‘BFV logo cap’인데요. 색이 정말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은 게 일단 마음에 들었고요. 그 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빨강과 분홍의 사이를 정말 잘 잡았더라고요. 이렇게 완벽한 제 취향 진분홍은 처음이었어요.

베를린포토북스디스트리뷰션의 PTV logo cap (burgundy)
베를린포토북스디스트리뷰션의 PTV logo cap (burgundy)

조금 말을 걸어도 그렇게까지 화가 날 것 같지 않은 게 뭐가 있을까 싶어서 또 저장해둔 게 있거든요. ‘바우프‘Peace Big Logo Ball Cap’입니다. 이거는 읽어도 저에게 뭐라고 할 만한 이야기가 없을 것 같고요. 마음의 평화가 필요할 때 쓰고 있으면 알아서 저를 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바우프의 피스 빅로고 볼캡 (네이비)
바우프의 피스 빅로고 볼캡 (네이비)

그러다가 이제 또 생각이 들었죠. 이걸로 친구들을 짜증나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마주친 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첫 번째는 밀로 아카이브(Millo Archive)’‘Mute 6panel ball cap’입니다. 제가 텐션이 높지 않은 상태일 때 써도 상태 표현이 가능할 것 같고요. 누가 너무 말이 많거나 시끄러우면 모자를 가리키며 뮤트 좀 해줄래?’하면서 놀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밀로 아카이브의 mute 6panel cap (washed indigo)
밀로 아카이브의 mute 6panel cap (washed indigo)

아예 모자로 말 걸 생각을 하다보니까 또 어떤 글자로 열 받게 할 수 있을까 디깅을 하다가 발견한 재밌는 모자도 있습니다. ‘셋업이엑스이(SETUP-EXE)’‘SUE STAR BALL CAP’이거든요. 모자 전면에 ‘SUE’가 붙어 있어요. 누가 읽으면서 먼저 말을 걸면 제가 조금 짜증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먼저 이니시를 걸며 내가 너 고소할 거라고 말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셋업이엑스이의 SUE STAR BAL CAP (black)
셋업이엑스이의 SUE STAR BAL CAP (black)

마지막으로 본 볼캡은 그냥 특정 상황에서 쓰기 좋을 것 같아서요. 뮤지엄이나 갤러리에 갈 때, 특히 갤러리면 좋겠는데요. '1011 갤러리'의 'Gallery logo ball cap'을 쓰고 가면 무척 재밌을 것 같습니다. 누가 보면 쟤 웃기다고 떠올릴 걸 생각하면 설레요.

1011 갤러리의 갤러리 로고 볼캡 (navy)
1011 갤러리의 갤러리 로고 볼캡 (navy)

감정적으로 찾다가 정신 차려보니 북마크가 10개가 넘어 있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모자들만 봐도 제가 어떤 이유로 이 모자를 찜해두었는지가 다 기억나요. 그래서 구독자님이랑 이걸 너무 공유하고 싶었답니다. 어떤 모자를 사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만족스러운 아이 쇼핑이었어요. 구독자님은 이 중 어떤 게 마음에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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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안녕하세요! 민짱입니다. 오늘은 어떤 얘기를 꺼낼지 굉장히 고민했어요. 좋아하는 앨범? 재미있는 곡 추천? 라이브 공연?… 얘기할 거리가 무궁무진하거든요. 그래서 정한 것은! 검정치마의 앨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의 서사, 정규 3집의 Part 1. <TEAM BABY>, Part 2. <THIRSTY>를 얘기해 볼까 해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TEAM BABY> 앨범으로 이동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TEAM BABY> 앨범으로 이동합니다!

두 앨범은 비슷한 듯 다릅니다. <TEAM BABY>사랑의 밝음, 그리움을, <THIRSTY>는 사랑의 어두움, 갈증을 노래합니다. 두 앨범을 같이 보다 보면 재밌는 포인트가 참 많아요. 앨범 커버에서도 느껴지듯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지는 점은 물론, 같은 가사를 서로 다른 의미로 부르는 두 곡도 존재해요.

비교 분석(?)을 하기에 앞서 <TEAM BABY>의 사랑스러운 점들을 이야기해 볼게요. 저에게 검정치마의 첫 이미지는 뭐랄까… 시니컬하다? 슬픈 노래를 부른다? 이런 느낌이 강했어요. (저도 왜인지 모르겠어요. 시니컬하다는 건 201 앨범을 먼저 접했기 때문이고, 슬픈 노래를 부른다는 건 EVERYTHING이 미디어에서 자주 들렸기 때문이었을까요.) 그런데 <TEAM BABY> 앨범을 듣고 검정치마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조휴일… 달콤한 사랑 노래도 잘 하는구나…

예를 들면요, 7번 트랙 '한시 오분'에서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 시침과 분침이 서로 하나가 되는 순간을 사랑에 빗대어 표현합니다. 그리곤 말하죠, “우린 같은 템포 다른 노래인 거야.”

자기야 나는 너를 매일 다른
이유로 더 사랑했었고
이젠 한시 오분 멈춰있는
시계처럼 너 하나만 봐

한시 오분 (1:05)

8번 트랙 ‘나랑 아니면’에서는 나랑 놀자고, 같이 걷고, 같이 자자고 그리고 입 맞추자고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합니다. 특히 9번 트랙 ‘혜야’는 검정치마의 아내 김선혜 씨에게 바치는 노래인데요. 서울-부산 장거리 연애하던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예요. 서울에서 부산, 새벽에 차로 밟으면 4시간 반. 사실적인 표현과, ‘나랑 아니면’에서와 같이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사랑이 그저 애틋하고 꾸밈없이 순수하게 느껴져요. 안 그래도 이 앨범에 사랑이 넘치고 넘치는데, 본인의 아내를 향한 노래까지 있다니. 이 앨범이 사랑의 결정체가 아니고서는 뭘까요?

난 너랑 있는 게 제일 좋아
난 너랑 있는 게 제일 좋아
보고 플 땐 금방 건너던
강이 바다가 돼 넘쳐도
괜찮았었는데, 이젠 아닌가 봐
새벽에 밟으면 4시간 반
근데 어느 때보다 더 멀게 느껴져

혜야

앨범 내에 사랑을 노래하는 분위기도 다양합니다. 앞서 얘기한 곡 들은 잔잔하고 서정적인 느낌이 짙은 반면에 2번 트랙 ‘Big Love’, 3번 트랙 ‘Diamond’, 4번 트랙 ‘Love is all’, 6번 트랙 ‘폭죽과 풍선들’은 좀 더 통통 튀고 발랄한 느낌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이 곡들에서 특히 '오! 검정치마 이런 노래도 하는 구나!'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네요.)  'Big Love'는 여행 중에 친구와 들으면서 가사에 대해 이야기 나눈 게 생각이 나요. 친구가 ‘사랑이 자로 잰 듯이 반듯해’라는 게 무슨 의미일까 궁금증을 가졌는데, 제가 ‘그만큼 일방향이고 변하지 않는다는 뜻 아닐까?'라고 대답했네요.

내 사랑은
자로 잰 듯이 반듯해
한 번도 틀리지 않아
실처럼 가늘 때에도
절대로 엉키지 않아

Big Love

통통 튀는 사랑 노래가 있다고 하면, 마지막 트랙인 ‘EVERYTHING’처럼 애절함이 녹아 있는 사랑 노래도 있답니다. 사실 두 앨범의 관계성을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TEAM BABY> 모든 트랙이 주옥같아서 역시 곡 하나하나를 안 뜯어볼 수가 없었네요. 요즘같이 추워지는 날씨에 듣기 딱 좋은, ‘혜야’를 BGM으로 남기며 오늘의 레터 마칩니다. 다음 레터에서도 저와 함께 조휴일에게 빠져봐요🖤

마지막으로, 오늘 레터의 제목을 거꾸로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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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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