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인모스트입니다.
지난 10월 코스피가 한 달 사이 20% 넘게 밀렸습니다. 이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들도, 혹은 먼 얘기처럼 들리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만약, 연금 계좌를 가지고 있다면 주목해주세요.
이렇게 장의 유동성이 심한 계절에는 계좌를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어도, 지금 내 연금계좌의 자산 비중은 이미 달라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연말을 앞둔 지금, 연금 계좌를 운용한다면 확인해야 할 네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Check 1. 가만히 있었는 데, 비중은 바뀌었습니다
주식형 60%, 안전자산 40%로 맞춰두신 계좌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00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하면 주식형에 60만원, 안전자산에 40만원입니다.
여기서 주식이 20% 빠지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주식 비중이 60%에서 55%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내가 정한 비중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시장이 반등할 때 이 계좌는 원래 설계했던 것보다 적게 받습니다. 주식 비중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두면 하락은 그대로 맞고 반등은 덜 받는 구조가 됩니다.
정해둔 비중으로 되돌리는 것을 리밸런싱이라고 합니다. 비중이 틀어진 지금이 그 비중을 다시 볼 시점입니다.
확인은 거래 중인 금융회사 앱이나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주식형과 안전자산의 비중이 각각 얼마인지, 내가 처음 정했던 비중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시면 됩니다.
Check 2. 연말에 넣은 돈은 2주 뒤 자동으로 운용됩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연금계좌에 납입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넣는 것과 굴리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DC와 IRP에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적용됩니다.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미리 지정해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제도입니다.
적용 시점은 이렇습니다.
✔️새로 입금된 경우 : 입금 후 2주간 운용지시가 없으면 디폰트옵션으로 자동 운용
✔️기존 상품이 만기 된 경우 : 만기 후 4주까지 운용지시가 없으면 안내가 나가고, 그로부터 2주 뒤에 적용
즉 12월에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넣으신 돈을 그대로 두면, 2주 뒤에는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가 넣어준 DC 부담금이나 만기가 돌아온 예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위험도에 따라 초저위험부터 고위험까지 나뉘는데, 초저위험은 대체로 정기예금 100%로 구성됩니다. 지난 99호에서 다룬 "하위 10%가 적립금의 74%를 원리금보장형에 두었다"는 숫자가 이렇게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연금레터 99호] 퇴직연금 수익률 격차 39배, 내 연금에 찾아오는 변화
기금형 퇴직연금부터 운용·사외적립까지, 가입자가 알아야 할 변화와 준비. 바야흐로, 퇴직연금 500조원 시대. 거대해진 퇴직연금의 규모에도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모든 가입자들이 같은 성과를 거두지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5년 퇴직연금
📌확인은 금융회사 앱의 퇴직연금 메뉴 안 디폴트옵션 등록·변경 화면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DC와 IRP를 모두 갖고 계시다면 계좌별로 따로 지정해야 합니다.
참고로 DC는 회사의 퇴직연금 규약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경우에만 지정할 수 있고, 규약에 반영된 상품 중에서 고르게 됩니다. IRP는 직접 관리하는 계좌이므로 자유롭게 지정하실 수 있습니다. DB형은 회사가 운용하므로 해당되지 않습니다.
Check 3. 바꾸려 하셔도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비중을 되돌리기로 마음먹으셨다면, 연금계좌의 매매가 일반 주식계좌와 다르다는 점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가격도, 체결 시점도 지정할 수 없습니다. 주식계좌에서는 "얼마에 사겠다"는 지정가 주문이 가능하지만 연금계좌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시장가로 체결됩니다. 그리고 주문을 언제 넣느냐에 따라 체결일 자체가 달라집니다. KB국민은행 퇴직연금 기준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장이 끝난 뒤 밤에 주문을 넣으면 다음 영업일에 체결됩니다. 마음을 정하고 밤에 주문을 넣었는데 다음 날 시장이 크게 움직이면, 그 가격에 체결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 15분 사이에는 주문을 취소할 수 없습니다.
예금으로 옮기시려면 며칠을 기다리셔야 합니다. ETF 매도대금을 예금이나 펀드로 바꾸는 것은 결제가 완료되는 T+2일에 가능합니다. 매도한 날로부터 영업일 기준 이틀 뒤입니다. 그 사이 자금은 결제를 기다리는 상태로 남아, 시장이 반등해도 타지 못하고 더 빠져도 피한 상태가 됩니다. 어느 쪽이든 통제할 수 없는 이틀이 생깁니다.
다만 ETF에서 다른 ETF로 바꾸는 경우에는 결제 전이라도 당일 재매매가 가능한 곳이 있고, 이 부분은 금융회사마다 차이가 큽니다. 신한은행은 지난 9월 21일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퇴직연금 ETF 당일매매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거래 중인 금융회사가 어느 방식인지 먼저 확인해보셔야 같은 결정이라도 체결 날짜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Check 4. IRP의 30%, 지금 금리에 무엇으로 채우고 계십니까?
IRP에는 한 가지 제약이 더 있습니다. 주식형·주식혼합형 상품을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고, 나머지 30% 이상은 안전자산이어야 합니다. 채권형·채권혼합형과 적격 TDF는 100%까지 가능합니다.
그래서 비중을 되돌리려 하셔도 주식형은 70%에서 막힙니다. 연금저축에는 이 한도가 없어 주식형으로 100%까지 담을 수 있다는 점과 다릅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 30%를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지가 평소보다 중요합니다. 지난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섰습니다. 2023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안전자산이라고 해서 다 같지 않습니다. 정기예금은 가입 시점의 금리로 만기까지 고정되고, 채권형 상품은 금리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가격이 함께 움직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할지는 앞으로의 금리 경로에 달려 있어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 있습니다. 처음 IRP를 개설하시던 시점의 금리와 지금의 금리는 꽤 다릅니다. 그때 정해둔 30%를 한 번도 다시 보지 않으셨다면, 지금이 그 시점입니다.
참고로 DB형 가입자는 회사가 적립과 운용을 하므로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바꿀 수 없습니다. 내 퇴직연금이 DB인지 DC인지부터 확인해보셔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바꾸셔도 세금은 붙지 않습니다.
일반계좌에서는 상품을 바꿀 때마다 그동안 쌓인 수익에 세금이 붙습니다. 국내 상장 해외형 ETF라면 매도 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과세되고,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연금계좌 안에서는 상품을 바꿔도 그 시점에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계좌 안에서 발생한 수익은 인출할 때까지 과세가 미뤄지고, 연금으로 수령하면 연령에 따라 3.3~5.5%의 연금소득세가 적용됩니다.
다만 이것이 자주 바꿔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금이 없을 뿐, 앞서 말씀드린 체결 시점의 공백과 매매 가격의 불확실성은 그대로 남습니다.
오늘 확인해 볼 체크리스트!
- 지금 주식형과 안전자산의 비중이 각각 몇 퍼센트인지 (처음 정해놓은 비중과 차이가 있는지)
- 내 퇴직연금이 DB인지, DC인지 : DB의 경우 가입자가 임의로 상품을 변경할 수 없음
- 디폰트옵션이 무엇으로 지정되어있는지 + DC와 IRP 각각 지정되어 있는지
- 올해 납입한 금액이 운용지시 없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
- 내 IRP의 안전자산 30%의 구성 (정기예금인지 채권형인지)
☝️인모스트 TIP. 비중 변경은 '언제'를 기준으로 정하세요.
요즘 처럼 하루 사이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구간에서는, 어느 날 실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연금계좌에서는 즉시 실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수가 얼마가 되면" 처럼 가격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몇 개월에 걸처 나눠서"처럼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연금계좌 안에서는 바꿀 때 세금이 들지 않으니, 나눠서 변경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 번 정한 비중은 연 1~2회 주기를 정해 점검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번처럼 크게 흔들린 뒤가 그 점검의 적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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