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베이킹 소다 갖고 계신가요? 많이들 갖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베이킹 소다는 이름 그대로 베이킹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청소용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베이킹 소다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또다른 사용법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스포츠 보충제'입니다.
파리 올림픽 여자 800m 달리기 금메달리스트 허지킨슨을 비롯해 많은 현역 중장거리 선수들이 보충제로 베이킹 소다를 먹고 있습니다. 익명의 올림픽 선수는 '800m 이상 종목의 엘리트 선수들 중 80% 이상이 베이킹 소다를 복용하고 있다'라고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베이킹 소다에는 근지구력을 급격히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신 근력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 45초에서 8분 정도 진행되는 종목에서 특히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설명은 염기성인 베이킹 소다가 젖산을 중화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젖산이 피로의 원인이 아니라고 밝혀지고 있어서 근육에서 수소 이온을 끌어내 중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도 2018년에 발표한 성명서에서 베이킹 소다의 효능을 인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에도 불구하고 베이킹 소다를 금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케이크만 좀 먹고 와도 검출될 물질을 금지 약물로 규정할 수야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베이킹 소다의 효능은 1984년 연구에 이미 보고된 바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선수들이 그 효과를 알고 있었지만 주목 받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인데, 베이킹 소다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지구력을 향상시키든 어떻든 간에, 베이킹 소다를 퍼먹으면 설사 등 소화 불량에 시달리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해결책이 발견되었습니다. 베이킹 소다를 하이드로젤에 감싸서, 민감한 위는 그대로 통과한 뒤 소장에서 흡수시키는 것입니다. 이 덕분에 선수들은 설사를 걱정할 필요 없이 베이킹 소다 도핑을 하는 게 가능해졌고, 현재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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