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스팀펑크 파리, 공기압으로 시계를 동기화하다

2025.11.01 | 조회 9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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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에 분침이 생긴 게 1577년입니다. 불과 500년 전까지 대중은 시각을 분 단위로 알 방법도 없고 알아야 할 필요도 딱히 없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시각을 얘기할 때 딱히 초 단위는 신경 쓰지 않듯 옛 사람들은 분 단위를 신경 쓰지 않고도 잘 살았던 것입니다.

제 추측이지만, 아마 분침이 발명된 이후에도 한동안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서 약속을 잡는 경우는 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제 스마트폰과 구독자 님의 스마트폰은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옛날엔 이렇게 두 시계가 같은 시각을 가리키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동네 시계탑과 저 동네 시계탑을 분 단위까지 같은 시각을 가리키도록 세팅해 둔다 해도 내년에도 두 시계탑이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을 거라 보장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회가 발전해 가면서, 그럴 필요가 생겨났습니다. 분 단위까지 시각을 알아야 했고, 이 시계와 저 시계가 같은 시각을 가리켜야 했습니다.

19세기, 지구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 중 하나였던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렇게 시계를 동기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무르익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술적 문제에 대한 파리의 해결책은 끝내주게 멋졌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 엔지니어 빅토르 포프(Viktor Popp)는 파리에서 혁명적인 시계 동기화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무선통신은커녕 전기도 아직 제대로 보급되기 전이었던 시대, 포프의 발상은 바로 압축공기를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압축 공기로 작동하던 파리의 시계
압축 공기로 작동하던 파리의 시계

파리 중심부에 시각의 기준이 될 거대한 마스터 시계를 둡니다. 그리고 마스터 시계의 분침이 1분 씩 업데이트 될 때마다 압축공기 펄스를 보냅니다. 그러면 도시 전역에 깔린 파이프 인프라를 통해 수천 개의 시계가 일제히 1분씩 앞으로 움직입니다. 전기 신호 대신 공기압을 사용한 이유는 당시로서는 전기보다 훨씬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스템의 규모는 상상 이상입니다. 1881년 기준 파리 지하에는 20마일(약 32km)에 달하는 메인 파이프와 177마일(약 284km)의 브랜치 파이프가 설치되었고, 750개 건물의 4,000개가 넘는 시계가 이 시스템에 연결되었습니다. 파이프는 하수도와 지하철 터널을 따라 거미줄처럼 뻗어 있었고, 각 구역마다 10개의 서로 다른 파이프로 분배되었습니다.

1911년 파리의 압축 공기 네트워크
1911년 파리의 압축 공기 네트워크

스팀펑크 냄새가 나는 이 멋진 시스템은 1910년 1월 21일, 파리 대홍수로 인해 약점을 보여 주었습니다. 센 강이 범람하여 중앙 압축공기 발전소가 침수되었고, 오전 10시 53분, 파리 전역의 수천 개 시계가 일제히 멈춰섰습니다. 마치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속에 들어온 것처럼, 도시 전체가 같은 시각에 정지한 시계를 바라보는 초현실적인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시스템은 복구되어 1927년까지 계속 운영되었지만, 더 정확한 기계식 시계와 전기 시계의 등장으로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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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노트, 2013년까지 파리에서는 여성이 바지를 입으면 불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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