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호이! 오늘은 국제 해적처럼 말하기 날입니다, 요호호. 누가 이런 날을 다 정하나 싶으시죠? 이것만으로도 좀 흥미로워서 오늘의 페퍼노트는 이 이야기로 구성해 볼까 하다가 아쉬워서 해적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모아 보았습니다.
해적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있습니다. 꼬질꼬질한 모습에 풍성한 수염, 이는 몇 개 쯤 빠져 있고 한 손에는 술을 들었으며, 높은 확률로 안대를 찼고 때로는 귀걸이도 하고 있고, 한쪽 손이나 발은 갈고리나 막대기로 대신하고 있으며,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고 주변에는 앵무새가 날아다니는 모습이죠. 오랜 세월 문화적으로 형성된 고정관념일 텐데 이런 모습들에는 근거가 있는 걸까요?
수백 년 전 먼 바다로 나가는 일만으로도 충분히 위험천만 했을 텐데요, 해적들은 때때로 전투도 치뤘을 테고 제대로 된 응급 처치를 받기도 어려웠을 테니 여러 종류의 부상을 달고 살았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해적들이 안대를 차고 있는 이유가 갈고리를 손 대신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요,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주변 밝기가 갑자기 달라지면 눈이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그리고 재채기를 할 수도 있죠). 뱃사람들의 경우에 갑판 위와 아래를 오갈 때 이런 밝기 차이를 겪어야 했습니다. 밖에 있을 때에는 나무 그늘 하나 없이 햇빛과 바다에 반사되는 빛을 그대로 받아야 했을 것이고, 갑판 아래로 내려 가면 어두컴컴했을 테니까요. 그리고 해적들은 이 두 환경을 오가며 싸움까지 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적들은 한쪽 눈을 미리 어둠에 적응시키기 위해 안대를 착용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귀걸이는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기능을 했습니다. 우선은 미신적인 이유가 있었는데, 해적들은 귀걸이가 시력을 좋아지게 만들고 뱃멀미를 예방하며 익사를 막아주는 마법 같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는데, 귀금속으로 만든 귀걸이는 그가 죽었을 때 그의 장례 비용을 치르기 충분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죽었을 때 시신을 고향에 보내기 위해서 귀걸이에 고향 항구 이름을 새겨 놓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투에도 도움이 되었는데, 대포를 발사할 때 청력을 보호하기 위해 귀걸이에 왁스 뭉치를 달아 끼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해적들은 앵무새를 애완용으로 길렀던 걸까요? 해적이 애완용으로 앵무새를 길렀다는 기록은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앵무새를 데리고 바다를 누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항해시대에는 전세계의 희귀한 동식물들이 거래되곤 했습니다. 유럽에서 보기 어려운 화려한 색채를 지니고 사람의 말을 따라하는 앵무새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비싸게 팔기에 충분했습니다. 카리브 해 어느 섬에 상륙했더니 돈 덩어리들이 흔하게 날아다니는데, 구독자 님이라도 배에 싣고 싶으시지 않을까요?
그럼 다들 즐거운 국제 해적처럼 말하기 날 보내시길! Aaaaarrrrrrr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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