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만성질환과 같다
"습관은 만성질환과 같다." 저는 이 표현을 참 좋아합니다. 습관 연구의 권위자이자 <해빗>의 저자인 엘렌 우드가 습관을 설명할 때 자주 쓰는 비유입니다. 만성질환이 단 한 번의 치료로 완치되지 않듯, 습관 또한 한 번 형성했다고 해서 영구히 유지되지 않는다는 의미죠.
실수에서 깨달은 습관 관리의 중요성
작년에 처음 습관 디자인을 진행하며 실수한 점이 있습니다. 습관 형성 원리와 유지 방법을 모두 알려드렸으니, 참가자들이 앞으로 모든 습관을 스스로 잘 관리할 거라고 믿고 프로그램 종료 후 곧바로 “굿바이”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제 전문 분야가 아닌 영역(예를 들면 마케팅이나 기획)을 공부하다 보니, 분명히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것도 금세 잊어버리게 되고, 또 내 상황에 적용하려 하면 막막해지더라고요. 그때 문득 깨달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자신의 전문 분야가 있고, 습관 관리 이외에 집중해야 할 일들이 많으니, 습관 디자인의 원리를 잊거나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겠다는 점이죠.
그래서 요즘 저는 습관 디자인을 경험하신 분들이 지속적으로 습관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습관 디자인 멤버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라, 곧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의지력의 한계와 위장된 습관
사실 애초에 습관이 아니어서 무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66일 혹은 100일 정도 반복하면 습관이 될 거라고 기대하며, 오직 의지력만으로 행동을 유지할 때 이런 일이 생깁니다. 매번 “해야지”라고 다짐하고 억지로 행동을 반복하지만, 의지력이 소진되는 순간 모든 것이 멈춰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런 경우가 아니라, 실제로 해야 한다는 생각 없이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진짜 습관’을 형성했음에도 일정 기간 후 흔들리는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습관이 흔들리는 주요 원인 4가지
1. 질병, 휴가 등 장기간 습관 중단
첫째, 질병이나 휴가 등으로 오랜 기간 습관을 멈춘 경우입니다. 1년 미만의 비교적 새로운 습관은 며칠만 중단해도 자동성이 약해집니다. 익숙했던 습관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고, 눌려있던 나쁜 습관이 다시 고개를 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기 전 독서 습관이 다시 이전의 SNS 습관으로 돌아가는 경우죠.
이럴 땐 일상으로 돌아오기 전, 습관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행동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다시 습관을 시작하기 쉽도록 미리 환경을 준비해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랜 감기 후 운동을 재개할 때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운동을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자주 말씀드리는 ‘실행의도’ 기억하시죠?), 전날 미리 운동복을 꺼내두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2. 이사, 이직 등 큰 환경 변화
둘째, 이사나 이직처럼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습관은 특정 상황과 자동적으로 연결된 행동이기 때문에 환경이 바뀌면 그 연결도 약해지게 됩니다. 실제로 이사 후에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 모두 자동성이 약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이럴 때는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습관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출근 전 집에서 하루 계획을 세울 수 있었지만, 이직 후 회사가 멀어져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하루를 계획하거나, 전날 밤에 미리 계획을 세우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습관을 재조정해야 합니다.
덧붙여, 날씨 변화도 중요한 환경 변화 중 하나입니다. 특히 야외에서 하는 운동 습관의 경우, 봄과 가을에는 유지가 잘 되다가도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서 습관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죠. 이처럼 야외 운동 습관은 계절별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3. 눈치채기 어려운 작은 변화들
셋째, 작은 변화가 있을 때입니다. 큰 변화는 즉시 알아차릴 수 있지만, 일상 속 사소한 변화들은 간과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점심식사 후 운동을 하던 1인 사업자가 업무가 늘면서 점차 운동 시간을 낭비라고 느끼게 될 때입니다. 이런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운동 시간이나 방식을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건 저의 경험담이기도 합니다!]
4. 내가 변할 때, 습관도 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변하는 경우'입니다. 이전에는 재미있게 하던 러닝이 갑자기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지루함은 우리 몸이 "지금 방식 말고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라"고 보내는 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무시하면 습관의 만족감이 낮아지다 습관이 약화되고, 결국 유지가 어려워집니다. 이럴 때는 난이도를 점진적으로 높이거나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습관 유지의 핵심, 꾸준한 기록과 관리
습관은 한 번 만들어졌다고 영원히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물리적 환경, 처한 상황 그리고 자기 자신까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지속적인 기록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기적인 점검과 회고를 통해 내 습관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유지에 어려움은 없는지 항상 돌아보아야 해요. 애써 만든 습관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도록, 늘 내 습관을 꾸준히 살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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