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습관의 본질은 단순하다

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이걸 싫어해”라는 선입견이 습관 형성을 막기도 해요. 운동을 떠올리자마자 “아, 하기 싫어!”라는 반응이 먼저 튀어나오면 시작조차 어렵습니다. 억지로 한다 해도, ‘해야 하니까 하는 일’이 되어버려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도 놓치게 되고요.

또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몸은 이미 지쳐 있고, 머릿속엔 ‘이제 좀 쉬고싶다’라는 욕망이 가득하죠. 그런데 그 욕망을 억누르고 공부하자며 책상 앞에 앉으려 하면, 늘 더 강한, 쉬고자 하는 욕망에 부딪히게 됩니다. 늘 내 욕망과 싸워야하니 더 빠르게 지치게 되고, 어느 순간 더 이상 이어나가지 못 하게 됩니다.

이처럼 습관이 형성되지 않는 이유는 선입견, 욕망, 상황 등 복잡합니다. 단순히 의지력이 부족해서 - 로 치환할 수 없는 문제죠. 하지만 다행히도, 그 모든 복잡한 현상 속에서도 습관의 본질은 아주 단순합니다.

습관 형성의 본질: 반복 + 일정한 상황 + 보상

“66일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는 말, 들어보신 적 있죠? 21일, 100일 등 다른 버전도 있는데요.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자주 반복하면 습관이 될 가능성은 높습니다. 하지만 반복했다고 해서 반드시 습관이 되는 건 아닙니다.

반복은 분명 습관 형성의 핵심이에요. 반복하지 않으면 습관이 만들어질 수 없죠. 그런데 ‘일정한 상황’과 ‘보상’ — 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반복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66일을 하든, 100일을 하든 습관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두 가지, 많이 간과되지만 습관 형성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일정한 상황’과 ‘보상’에 집중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일정한 상황’ — 언제 할지를 명확히, 그리고 일정하게

습관의 원리는 단순합니다. "A 상황이 나타날 때마다 B 행동을 하고, 그 과정에서 만족감을 얻는다." 이게 바로 습관이 형성되는 기본 구조예요.

예를 들면, 운전자석에 앉을 때마다 안전벨트를 맵니다.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다’는 작은 안도감, ‘출발 준비가 끝났다’는 만족감이 듭니다. 이 상황이 반복되면 ‘운전자석에 앉는다’는 상황과 ‘안전벨트를 맨다’는 행동이 결부됩니다. 습관이 되는거죠. 더 이상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자동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그런데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시작할 때, 우리는 ‘A 상황’을 놓치곤 합니다. “운전자석에 앉을 때마다”와 같은 일정한 상황을 설정하지 않은 채 “매일 해야지”라는 막연한 결심만 세우는 거죠.

하지만 습관은 “매일 B 행동을 한다”가 아니라 “A 상황이 나타나면 B 행동을 한다”입니다. 일정한 상황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개념이죠. 해야 한다는 생각 없이도 꾸준히 하고 싶다면, 일정한 상황에서 하는 것이 필수예요.

2️⃣ ‘보상’ — 좋아야 습관이 된다

‘보상’이라 하면 대개 어떤 ‘상’을 떠올립니다. 운동 후 시원한 맥주 한 잔, 30일 글쓰기 후 나에게 주는 예쁜 다이어리 같은 것들 말이죠. 이런 외적 보상은 잠시 동기를 높여주지만, 오히려 습관 형성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진짜 중요한 건 내적 보상이에요. 행동 그 자체에서 느끼는 즐거움, 몰입, 만족감이죠. 달릴 때 찾아오는 ‘러너스 하이’, 근육이 자극될 때의 묘한 쾌감, 글을 쓸 때 타자의 타자 소리 — 이런 작은 기분 좋음이 습관을 만듭니다.

물론 모든 행동이 그렇게 즐거울 필요는 없습니다. 행동을 시작하는데 방해가 없고, 하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다면 내적 보상이 크지 않아도 습관이 됩니다 - 안전벨트 매기처럼요.

단순한 본질로 돌아가기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는 복잡하지만, 그 본질은 단순합니다.

꾸준히 하고 싶은데 늘 힘들다면, 또는 아무리 반복해도 자연스럽지 않다면, 다시 한 번 점검해보세요.

꾸준하지 못한 나를 탓하기보다, 내 행동 설계가 어떤지 한 번 돌아보세요.

꾸준함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