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 - 일상 조각

2026.01.19 |

미리 미리 써둘 걸 그랬나. 이번주는 하루에 9시간씩 잤다. 저녁 8-9시에 잠들어서 새벽 5-6시면 일어났지만 평소보다 훨씬 잠을 오래 자서 스스로가 신기할 지경이었다. 꽤나 많은 일이 있었던 한 주인데 이 모든 것을 관통할 주제는 생각해내지 못했다. 

 

#1 새 학기, 월요일. 스타트라인에 서는 기분이 들 때면 왠지 힘이 난다. 시차적응 덕분에 미라클 모닝이 된 것을 기쁘게 여기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운동을 하다 6시 30분에 문을 여는 베이글집에 가서 크림치즈 한 통을 사왔다. 뉴욕에서 먹었던 토마토 베이글을 재현하기 위해 홀푸드에서 토마토도 사왔다. 홀푸드도 아침 7시에 문 열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것저것 사왔는데, 기다리면서 해 뜨는 풍경을 보니 다시 홀로 몇 개월을 보내야하는 이 곳에 좀더 애정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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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건강을 생각하며 레몬자몽즙과 비타민을 홀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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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갑자기 소고기가 너무 먹고 싶고, 강아지 사진을 보는데 눈물이 막 나고, 7 달러짜리 페레로 로쉐 초콜릿을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버렸다. PMS 증상 같은 건 없는 사람이었는데 그것이 PMS 증상이라는 것을 며칠 후에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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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차하러 가다가 내가 헛것을 본 줄 알았다. 사람 대신 개 한마리가 운전석에 떡하니 앉아있어서… 그치만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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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선물받은 패딩을 개시하고 수업 가기. 이번 학기에는 지도교수님이 담당하시는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세미나 수업인데다 다른 친구들보다 내가 더 모르면 안될 것 같은 부담감이 든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전공 ‘공부’를 할 만한 거의 유일한 수업이기 때문에 수업에서 꼭 한 번 이상 디스커션에 참여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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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맛김치 참기름에 살짝 볶고 계란순두부누룽지탕 해먹기. Y가 준 수저세트는 내가 스스로에게 잘 대접하고 싶은 한 끼가 있을 때마다 같이 챙겨둔다. 준 사람의 마음도 내가 그러길 바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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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겨울방학 때 연구는 못했지만 TA로 만나게 된 학부생들과 디자인 커뮤니티 빌딩을 논의했었다. 한국시간으로 밤 열두시에 미팅을 하면서 조금씩 전개가 되었다. 그렇지만 내가 함께 뭔가를 만들 수도 없기에 관심있다고 온 친구들에게 리더 역할을 하나씩 나눠주고 이번 학기에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지 판을 짜주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다들 똘똘한 친구들이라고 믿고 맡기니까 일이 되긴 된다. 저녁 8시까지 학교에 있으려니 힘들었지만 K-먹거리도 좀 나눠주고 끝나고 집도 데려다주고… 이제 나 없이도 굴러갈 수 있게끔 할 일을 다 하고나니 그제서야 마음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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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번 학기는 금요일에 수업이 없다. 더 바빠지기 전에 이케아와 H 마트로 달려갔다. 작년 8월에 산 이케아 물품에 대해 이케아가 이제서야 환불을 해줬는데, 이케아에서 쓸 수 있는 카드로 환불을 해줘서 책상이나 의자 둘 중에 하나라도 득템할 생각으로 두 시간 넘는 운전을 강행했다. 결국 이케아에서는 자잘한 것만 사서 내 돈은 쓴 게 없고 엄한 H마트에서 100불을 썼다. 사실 생각보다 힘들어서 이번 학기 중에 다시 오지 않을 마음으로 샀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괜찮은 식당이나 카페에 가서 점심이나 점저를 먹는 거였는데 운전 거리도 길고 해가 지기 전에 돌아오고 싶어서 점심도 저녁도 못 먹고 집으로 부랴부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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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가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Habitat Store라고 기부받은 중고 가구를 파는 곳에 갔다. 아주 아주 긴 소반(?), 책상마다 다 바닥에 앉아봤을 때 유일하게 높이가 맞았던 커피테이블을 발견했다. 150불. 왜이렇게 비싸지 하고 찾아보니 원래는 1000불이 넘는 아주 비싼 놈이다. 이케아에서 사고 싶었던 399불짜리 의자에 비하면 훨씬 싼 건데도 갑자기 사치스럽게 느껴져서 포기했다. 다음주에 38% 세일하는 이벤트를 한다길래 오픈런 해보고 있다면 내 것, 없다면 남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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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오늘은 눈이 내렸다. 도서관에서 작업을 하다가 이번주만 무료라는 요가를 가야했지만, 이미 차에 쌓여버린 눈을 보니 집으로 가야할 것 같았다. 괜히 몸이 으슬으슬 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런 하찮은 핑계로 계획을 변경 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겠다고 다짐했건만 이미 홀푸드로 향하고 있었다. 갈비찜, 카레, 소고기무국을 미리 다 만들어둘 거다. 물론 갈비찜은 해본 적이 없다. 아마 카레도. 갈비찜에는 배 주스가 필요하다는데 한인마트에서 거의 8달러길래 포기했다. 그런데! 트레이더 조에 한국 배를 2.49달러에 팔길래 내가 혼자 다질 생각으로 (믹서기가 없음) 사왔다. 사실 하루에 거의 두 끼밖에 안 먹고 만들어도 보관할 통도 없는데, 내 안에 뭔가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늘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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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자잘한 일들이지만 나의 하루는 생각보다 금방 간다. 

좀 있으면 2월이 될 것 같고. 

이 곳의 겨울은 생각보다 춥지 않다. 그래도 감기에 걸릴까 경계하면서 살고 있다. 

Best, Poe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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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객

    1
    2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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