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6 - 불면증

2026.07.27 |
이사갈 방
이사갈 방

미국에서 잠만큼은 잘 잤었는데 '이런 게 불면증인가' 할 정도로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 눈을 감았는데도 새벽 세시까지 잠이 안 오고, 어떤 날은 샤워 + 멜라토닌 + 따뜻한 수면안대로 일찌감치 잠을 청했는데 열 시에 바로 잠들고 깨서 보니 밤 열두시였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당연히 불규칙해졌다. 그동안 아무리 늦어도 여덟 시면 눈이 떠지고 뒹굴어도 아홉시 반 정도였는데...  거의 열두 시가 다되어 잠에서 깨니 상쾌하기는 커녕 자괴감이 밀려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자신에게 화가 나면서도 한 끼라도 제대로 먹어야지, 무생채와 계란후라이, 고추장을 얹어 비빔밥을 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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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미팅을 앞둔 날에는 새벽 네 시까지 일을 하다 잠들었다. 새벽 두 시가 마지노선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 급하니 그 이후까지도 눈이 떠지네. 미팅 후 눈을 붙이려 하는데도 잠이 안 오길래 아주 오랜만에 Target에 다녀왔다. 이사를 또 가려면 이런저런 생필품이 필요해서 20% 할인쿠폰을 쓸 겸 다녀왔는데 아이템 하나는 충동구매였다. 혼자서 등 안 닿는다고 괜히 서러운 에피소드 만들지 말자 싶어서 산 효자손에 달린 샤워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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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사갈 집에 짐을 두어 번 정도 옮겼다. 친구는 남편 분이 이사를 도와주러 와서 먼저 입주하고, 나는 며칠에 걸쳐서 천천히 짐을 옮기다 우리집 계약이 끝나는 날 들어가기로 했다. 호기롭게 내가 알아서 몇 번 나눠서 옮기겠다고 했다가... 결국 친구의 도움으로 셋이서 저 짐들을 한 번에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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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운동을 많이 안하는데도 최근에 계속 큰 쓰레기 버리고 큰 가방 들고 왔다갔다 하느라 팔만큼은 튼튼하다. 저 잔잔바리들만 60kg는 되지 않을까 싶은데... 침대, 책상, 의자, TV 같은 건 옮기지도 않았는데 캐리어 세 개로 시작한 짐이 최소 다섯 배는 늘어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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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찾아온 불면증의 이유를 찾지 못했었는데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이건가 싶었다. 미국살이와 한국살이에 대해 얘기하다 내 의견을 물었을 때 먹고 사는 건 다 비슷한 것 같다, 만약 커리어와 가족이 있다면 미국도 why not이지, 돈 벌고 시간 있으면 한국도 자주 갈 수 있고. 

지난 일 년은 아직 적응할 때라고 생각해서 구체적인 플랜을 세우지 않았었다. 이제 보니 손에 쥔 건 없는 와중에 액션을 취해야 하고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어딘가에서 불안의 형태로 자라나고 있었나보다. 

 

위험하다 위험해. 땅굴 파고 들어가지 말자, please.

방 인테리어를 좀 밝게 해야하나. 


모두들 오늘밤 푹 자기를 바라며,
Poe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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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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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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