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 발송 한도가 월 4회인데 이번달은 벌써 네 번을 보냈나봐요. 아직은 무료 플랜 이용중이라 하루 기다렸다 발송합니다🥹
베이글칩 만들기로 다시 시작된 요리교실. 월요일부터는 아침부터 학교에 나가기 시작했고 도시락도 월화목 세 번 챙겼다.
이상하게 월요일이 좋다. 지난주의 아쉬운 일은 잊고 다시 시작해볼 기회를 얻은 셈이라 그 어느 요일보다 계획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면 저녁 시간이 되어도 그래,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 싶어 마음이 편안하다.
요즘 해가 늦게 져서 저녁 7시에도 이런 풍경이다. 좋은 점이 있으면 무조건 나쁜 점도 따라오는 걸까?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기쁨도 잠시, 벌레들이 우리집에, 내 방에 자꾸 나타난다. 침대에 누웠다 일어났는데 곱등이가 방문 앞에서 날 쳐다보고 있어서 충격이었는데 잡으려고 하니까 뛰어다녀서 더 환장할 노릇이었다. 다음날에도 또 한 마리가 나와서 결국 카펫에서 죽었는데 카펫이 청소가 안되어 버렸다. 거미도 작은 애들은 처치하고 우리가 큰 거미들은 몇 마리 밖으로 보내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나오는 벌레들에 미칠 노릇이었다.
곱등이라니, 곱등이라니!!! 고등학교 때나 들어보던 이름을 십 몇 년이 지난 지금 집에서 마주해야하다니... 한 번은 이름 모를 벌레가 팔에 앉아서 화들짝 놀라고... 드레스룸이 아주 크고 층고가 높은데 거기서도 벌레가 나오길래 거미가 나오길래 바닥에 닿는 옷이 없도록 몇 시간 동안 정리를 했다. 아직 벌레박멸 프로젝트는 진행중이다.
한국에 좀 더 있다 왔어야하나? 개강을 2-3주 앞두고 어딜 가기엔 할 일이 많고 그렇다고 여기 몇 개월 쭉 있자니 일찌감치 다녀왔어야 하나, 애매한 방학살이다.
그 와중에 S가 10월에 미국에 올 일이 생겼다고 했다. 친구애게 잘된 일이기도 하고 미국 땅이라면 내가 어떻게든 만나러 가야지. 이벤트가 하나 생긴 느낌이다.

그저께는 H가 롱블랙 글을 하나 보내주었다. <오디세이아>를 통해 영웅의 여정 12단계와 우리 인생을 이야기하는 글이었다. 학부 때 배운 스토리텔링이 지금 이 시대에 어느 배움보다 써먹을 일이 많을 것 같은데... 타이밍이 어긋난 걸까, 아님 내가 못 써먹고 있는 걸까.
롱블랙은 유료 글이니 내용을 다 공유할 수 없지만 영웅의 여정은 대개 평범한 세계에서 시작해 모험을 떠나고 귀환하는 동안의 이야기다. 한 편의 소설은 그 귀환까지를 다루겠지만 우리의 삶은 그런 이야기가 수십 수백 개 계속된다. 죽을 때까지는 완벽하게 어디론가 도달하고 끝난다는 게 말이 안되는 거지.
그래서 우린 어디쯤 있는 것 같냐고 친구에게 물었다. H와 나는 같은 연월에 입사하고 같은 연월에 퇴사를 했다. H는 영국으로, 나는 미국으로 비슷한 시기에 또 나왔다. 우린 아직 1막: 떠남 중에서도 모험으로의 초대쯤에 있을까?

영웅에게만 여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고민 끝에 조금이라도 방향을 틀어 한 발짝 내딛으면 그때부터 각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침 룸메이트가 이번주에 오디세이를 보자고 한다. 미리 공부 좀 하고 봐야겠다.
모험을 함께할 파티원 구함,
Poe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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