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편지 - 시작하고 또 시작하고

2025.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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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엠킴의 생존 레시피

K-직장인에서 미국 박사과정으로, 살아남고 살아가는 이야기

'시작'만큼은 꽤 자신있다고 믿었다. 그마저도 여기와서 희미해진 나머지, 그 어떤 걸 시작하려 해도 지나치게 많은 용기와 수고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이번주는 [일단 시작하기]를 몇 차례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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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사과정과 연구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가시화다. 회사를 다닐 때는 크고 작은 일들에 모두 기한이 있고, 책임이 있고, 어느 정도 정해진 틀이 눈에 보였다. 출근을 했으면 퇴근을 하면 되고 프로젝트 기간까지 요구되는 바를 끝내면 될 일이었다. 연구에도 일련의 프로세스는 있지만 그 텀이 길다보니 나처럼 산만한 사람은 여러 장치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이번주부터 온전히 연구만 한 시간을 계산하기 위해 옵시디언에서 뽀모도로를 활용해보고 있다. 25분 집중하고 5분 쉬고 다시 25분 집중하고 5분을 쉬는 뽀모도로 타이머를 활용하고 매일 몇 개의 토마토가 쌓였나 보는 거다. 이번주는 35개의 토마토를 기록했다. 다음주는 40개로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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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초보에 머무르고 있는 클라이밍도 다시 시작했다. 8번 수업에 $50라 신청했는데 가르쳐주는 건 없다. 다행히 몇 년 전 배웠던 것들을 떠올리며 아주 조금씩 벽을 타고 있다. 예전에는 높이 올라가도 무섭지 않았는데 이제 벽에 올라만 가도 심장이 거의 175 BPM까지 뛴다. 클라이밍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기보다는 내 삶이 풍요롭길 바라는 마음으로 또 하나의 씨앗을 뿌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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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연구 미팅, 목요일의 대면 수업을 제외하면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내가 오프라인에서 5분 이상 누군가와 대화하는 일이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집에만 있지는 않지만 모든 활동을 혼자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썩 건강한 일은 아니려나 싶었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단체 채팅방이라면 말 한마디가 어렵다만.. 용기를 내서 토요일에 잠깐의 커피 타임과 나들이를 떠날 사람을 모았다. 다소 엉뚱한 조합으로 시작했지만 한 번 다녀와보니 이 곳에서 만나는 한 명 한 명에게 마음의 문을 더 열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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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월요일은 꼬미의 생일이었다. 유치원에서 잔뜩 꾸민 모습도 귀엽지만 나를 만날 때는 꼬질꼬질하고 꼬순내 가득한 꼬미였으면 좋겠다. 강아지도 사람도 안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은 점점 무뎌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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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일상에서 글감을 건져내려니 약속 시간보다 글이 늦어졌다. 

멈추면 다시 시작하기 힘드니까 늦어지더라도, 글에 별 내용이 없어도 계속 써보려 한다. 

 

일요일 늦저녁, 
Poe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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