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맛 팝콘] 초록빛 환상동화로의 초대

안녕하세요 설레는 마음 가득, 처음 인사드리는 객원 에디터 묘나😽입니다.

젤리클석(*뮤지컬 <캣츠>의 젤리클 고양이들이 관객석으로 출몰하는 통로측 인기 좌석)에 앉아있다가 얼굴 앞에 바짝 다가온 고양이에 놀라 눈물을 터트린 7세 어린이는, 커서 같은 작품을 20번 이상 보고 또 보는 덕후로 성장하여 옥수수 여러분을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묘나의 뮤덕 인생에 대한 간략한 소개에서 제 에디터명의 탄생 비화를 눈치채셨는지 모르겠네요. 네, 저는 뮤지컬 덕후, 뮤지컬 <캣츠>를 사랑하는 고양이(묘)들의 누나 (윤프님이 제안으로 고양이엄마=묘맘..이 될뻔 했던) 묘나입니다😽

뮤지컬 덕후라는 타이틀에는 굉장한 자부심과 동시에 ‘뮤덕의 파란만장한 삶'이나 ‘아무도 모르는 뮤지컬의 비밀'과 같이 뮤지컬을 남들과는 다르게 향유하는 거창한 사연을 나열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과 책임감이 드는데요. 사실 구구절절한 사연은 없고, 제가 생각하는 뮤지컬의 매력인 “눈과 귀를 사로잡아 황홀의 시간을 선물하는 것”, 그 매력 속에 허우적대며 묘나는 지금껏 30여 편의 라이브 뮤지컬을 관람했고 무대로, 스크린으로, 짧은 영상으로.. 뮤지컬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가슴 떨리는 삶을 살아오고 있습니다.

사실 뮤지컬은 티켓 가격이 높은 편이고, 무대 자체가 하나의 저작물이기에 DVD로 출시한 유명 고전뮤지컬이 아니고서는 사진이나 영상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진입 장벽이 낮지만은 않은 게 사실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접하기 편한 영화의 형태로 뮤지컬 작품이 개봉한다는 소식은 늘 반갑습니다.

올 해도 다양한 뮤지컬 작품들의 영화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옥주현, 정선아 등 유명 배우들의 출연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린 <위키드>의 영화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뮤지컬 영화화 신작 소개

<위키드 : Wicked>

<위키드>는 뮤지컬 영화의 시조새라 볼 수 있는 <오즈의 마법사>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 소설이 원작입니다. 원작의 색깔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한 <위키드>는 2003년 개봉 이래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이름도 없던 사악한 서쪽 마녀가 바로 <위키드>의 주인공 ‘엘파바’인데요. 초록 피부를 가지고 “다르게” 태어난 엘파바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하여 까칠해 보이지만 사실 성실하고 정의로운 성품의 소유자입니다. 쉬즈 학교에 전학온 엘파바는 예쁘고 밝은 성격에, 인기도 많으며 착하다고 알려진 동쪽 마녀 ‘글린다’와 룸메이트로 만나게 됩니다.

차별을 몸에 입고 태어난 엘파바와 제 아무리 영악하게 행동해도 주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글린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마녀가 앙숙에서 친구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누가 누구를 악인이라 부를 수 있는가. 진짜 악인은 누구인가. 등의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질문을 관객에게 던집니다.

사실 묘나는 이 작품을 논하면서 ‘철학’, ‘윤리’ 등 사유적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다소 과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깊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매력적인 두 주인공과 다양한 관전포인트가 이미 무궁무진하기 때문인데요. 뮤지컬 <위키드> 영화화를 기대하는 (조금은 우려하는) 마음을 안고 이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에메랄드 빛의 재정의

이 작품 이전까지 묘나에게 ‘에메랄드 빛'은 어릴 때 보라카이에서 본 바다의 색으로 기억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에게 에메랄드=위키드입니다. 5,000개의 LED 조명에 600번에 달하는 변화를 주어 완성되는 위키드의 환상적인 에메랄드 도시를 만나보신다면 이제부터 여러분 마음 속 ‘에메랄드 빛'은 위키드로 바뀔 것입니다.

그런 만큼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조명과 의상이 선사한 에메랄드 빛이 스크린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지 굉장히 궁금해지는데요. 시력에 무리를 주는 듯한 과도한 색채의 사용과 CG의 향연이 되지 않기를 우려를 담아 바라봅니다.

✔️가장 소화하기 어려운 역할 ‘엘파바’의 캐스팅은?

걷고 뛰고, 심지어 하늘을 날면서까지 고음역대의 향연을 선보이는 주인공 '엘파바' 역은 현대 뮤지컬 작품 중 가장 소화하기 어려운 역할 중 하나로 꼽히곤 합니다. ‘엘파바' 캐스트의 대표인물은 높은 음역대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겨울왕국>의 ‘Let it go’를 부른 가수로 친숙한 이디나 멘젤인데요. 이번 영화화의 주인공으로는 신디아 에리보가, 환상의 케미를 자랑할 ‘글린다’ 역에는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가 캐스팅 되었습니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대중성을 갖춘 두 사람의 만남이 브로드웨이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강력한 티켓파워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환상동화 (feat. 초록빛 밤)

애정과 행복이 넘치던 묘나의 뮤지컬 관람 역사에 분노를 끼얹은 기억이 하나 떠오르는데요.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는 공연장이 모여있는 지역으로, 다양한 티켓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학생이던 묘나 또한 좋은 자리를 저렴한 값에 구하곤 했습니다. 당시 같이 영국 여행을 간 룸메이트에게 수건은 안 챙겨와도 되니(사실 수건도 챙겨와야 함) 학생증만은 꼭! 챙겨오라고 신신당부를 했음에도 그는 학생증만! 안 챙겨왔고, 눈물을 머금고 비싼 값에 구입한 2층 자리에서 초록빛 꿈을 꾸었다(졸았다)는 후기를 남겨 저의 분노를 유발했죠.

룸메는 이 작품에 기승전결이 없고 너무 많은 주제가 등장한다며, 꿈나라에 다녀온 것에 대한 해명을 늘어 놓았는데요.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 사랑과 우정, 오해와 이해.. 동화적 상상력에 화려한 볼거리, ’선과 악'에 대한 사색적인 질문까지 더해지며 환상동화의 모든 것을 담기 위했던 요소들이 지나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화려함이 지나치다고 해서 잠이 오나요? 전 아직도 룸메를 용서하지 못했나 봅니다.)

이제 위키드의 초록빛 세상에 조금 가까워지셨나요? <위키드>에 한층 더 가까워지는 다음 단계. 이 넘버(뮤지컬 노래는 '넘버'라고 부른답니다~)를, 꼭 기억해 주세요!

🎵이 넘버, 리멤버

1. <Popular> : 글린다는 친구가 된 엘파바에게 자신처럼 인기있는 매력쟁이가 되는 노하우를 전수하는데요. 자신이 “예쁜데 착하기까지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글린다는 엘파바를 위하는 척, 특유의 뻔뻔함으로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합니다. 글리다 역을 맡게 될 아리아나 그란데는 이미 본 넘버를 각색한 팝송 ‘MIKA - Popular Song’에 피쳐링으로 참여한 바가 있기도 하죠. 아리아나가 연기하는 (자칭) 미모, 성격, 인기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북 치고 장구 치는 글린다가 기대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선아 배우가 연기한 이 영상이 많은 인기를 얻었죠. 위키드를 관람한 적 없는 분들도 가사와 함께 이 넘버를 듣고 나면 글린다 캐릭터에 대해 파악 가능!

가장 인기있고 유명한 오리지널 캐스트 조합인 이디나 멘젤 & 크리스틴 체노웨스의 ‘Popular’

2. <One Short Day> : “우리 함께 가자. 에메랄드 시티로. (Come with me, to the Emerald City)”.

묘나는 이 곡을 위키드의 주제곡이라고 뽑고 싶습니다. 이단아 취급만 받던 엘파바가 글린다와 함께 찾아온 에메랄드 시티는 차별과 억압이 없는 경쾌함을 가득 안고 두 주인공을 환영합니다. 아마 이 곳이 우리 모두가 찾아 헤매던 멋지고 신나는 일만 가득한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싶은데요.

축제에 온 듯한 밝은 멜로디, 에메랄드빛 의상에 무대를 가득 채우는 군무, 고조되는 화음과 점점 커지는 음악 소리에 더욱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느끼셨다면 곧 도착하실 것입니다. 어서오세요. 이 곳이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 아니, 에메랄드 시티입니다.

올여름 제작에 돌입하는 영화 <위키드>의 구체적인 개봉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영화는 지난해 개봉한 뮤지컬 영화 <인더하이츠>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를 연출한 존 M. 추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고 하는데요. 아리아나 그란데는 SNS를 통해 존 추 감독, 신디아 에리보와 함께 영상 통화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팬들에게 기대감을 안겨주기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