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10] 🍄 만나고 싶고 대화하고 싶은 뮤지션들의 노래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6월 마지막 주에 인사드리는 로이🍄입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 아침 매서운 비가 내리더라고요. 전국에 장맛비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환기를 위해 열어 놓으셨던 문은 잘 닫으시고요. 제습 장치도 마련하시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이번 장마로 인하여 수해로 고통 받는 분이 없으시길 기도드립니다.  

어느새 저희 PRIIISM을 읽어주시는 분들께서 1,000명이나 모여주셨어요. 저희 뉴스레터 페이지에 웅장하게 1K🌟라고 쓰여 있는 것이 너무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했답니다. 구독자 님도 감사하고 소중한 한 분이시죠. PRIIISM의 숑🌻, 콜리🥦, 로이🍄를 대표해서 제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랜절을 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얼마 전, 좋은 기회로 음악평론가 차우진 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최근 발간하신 책 [마음의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팬덤과 팬의 마음에 대해서 통찰력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주셨습니다. 강의에선 일반인이 팬으로 바뀌어가는 질적인 변화 과정을 [접촉] - [몰입] - [재미] - [재발견] - [헌신]의 단계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단순한 구매와 소유의 재미를 넘어 아티스트/뮤지션의 내면과 만나는 [재발견]의 단계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느꼈답니다.  

1,000명의 구독자(최근에는 프리즈머라고 부를까 싶기도 해요)를 만나게 된 지금, 저희 PRIIISM을 읽어주시고 기다려 주시는 것을 넘어, 저희를 더 깊이 이해하고 만나는 과정까지 선사해 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여전히 느리지만 계속 지켜봐 주세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요즘 [재발견]의 단계로 빠져들고 있는 뮤지션들을 소개해보려합니다. "음악이 좋아서"를 넘어 "이 사람이 궁금해" 정도로 관심이 강화된 분들이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그런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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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IIISM 인스타그램도 있어요. 저희가 그동안 소개했던 노래들을 이제 인스타그램에서도 만날 수 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팔로우↗︎ 

🍄 백예린 - 그게 나였네

젊은 뮤지션 중에 백예린 만큼 대중성과 함께 자신만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뮤지션은 없는 것 같다. 그녀의 행보를 보면 솔로 뮤지션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왕도(royal road)를 대담하게 걸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나 좋아할 사랑 이야기를 넘어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는 뮤지션은 이제 그들의 노래 뿐만이 아닌 뮤지션 그 인물 자체가 궁금해진다. 좋은 노래, 듣기 좋은 사운드, 힙하고 쿨한 캐릭터를 넘어 이제 백예린이라는 사람 자체를 알고 싶은 것이다. 

1년 전 발표한 디지털 싱글 [물고기]는 당시 그녀가 했던 생각들, 배움들을 정리해 발행했다고 한다. 특히 <그게 나였네>는 여러 생각 가운데에서도 성찰하는 생각들이 많이 담겨있는 듯하다. 나의 기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시간을 돌려보내고 나니 ”나 자신“이었다는 것. 관계 속에서 치이고 바보들을 경험하고 나면서 변해버린 나 자신에 남들을 탓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을 사라지게 만들고, 빛바래지게 만든 존재조차 “나 자신”이었다. 20대 중반의 소녀가 하는 성찰이라기엔 30대 중반인 나 자신에게도 울림이 되는 가사다. 

🍄 검정치마 - 피와 갈증(King Of Hurts)

여기 또 사람 자체가 궁금한 뮤지션이 있다. 궁금한 것을 넘어서 한번 각 잡고 심층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사셨던 겁니까?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사랑을 느꼈길래 이런 가사가, 이런 노래를 만들 수 있었던 건가요? 바로 검정치마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다.

처음 그의 음악을 들었을 때는 이런 생각까진 들지 않았다. <Hollyhood>, <Everything> 등의 메가 히트곡으로 그를 만났을 때는 그저 사운드에 매료되었고, <나랑 아니면> 이나 <Antifreeze>를 들었을 때는 드라마 같은 가사와 로맨틱함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얼마전 다시 집중하게 된 노래 가사가 바늘처럼 마음을 콕콕 찌른다. 3집 Part 2 [THIRSTY]에 수록된 <피와 갈증(King Of Hurts)>이다. 가만 보면 검정치마의 사랑 노래는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어디 한 곳이 모나있거나 어긋나있다.

그런데 어찌보면 우리 사랑은 대부분이 이렇지 않나? 사람의 마음과 관계라는 것은 이상적이거나 숭고하기보다는 무언가 뒤틀린 심상으로 재생되기 마련이다. [THRISTY]의 태제라고 볼 수 있는 전작 3집 Part 2 [TEAM BABY]의 <Love Is All>에서 "줄이 그새 줄어들었네 나를 기다린 줄 알았던 사람들은 떠나가고 다시 우리 둘만 남았네"라고 노래하던 사랑이 이제는 <피와 갈증>에서 "줄은 처음부터 없었네 나를 기다릴 줄 알았던 사람은 너 하나였는데 이제 난 혼자 남았네"로 뒤틀려 영원한 갈증만을 남기게 된 것처럼.

🍄 Kylie Minogue - Padam Padam

1968년생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가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노래와 퍼포먼스로 다시 돌아왔다. 카일리 미노그는 내가 PRIIISM에도 여럿 소개할만큼 가장 좋아하는 해외 뮤지션 중 한 명이고, 무엇보다 그녀가 은퇴하기 전에 꼭 한번 콘서트에 다녀오고 싶은 뮤지션이다. 사실 진작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콘서트를 볼 수나 있을까 싶은 두려움이 있는데, 이렇게 꾸준하게 왕성하게 활동을 해주시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그녀가 어떤 음악을 선보이는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음악적 평가를 뛰어 넘어 도전하는 자세에 경의를 표하고 싶기 마련이다. 유방암을 이겨내고 슬럼프를 끊고 40년 가까이 활동을 하는 그 자체가 레전드다. 그녀와 만나서 지난 인생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다. 이미 발간된 적이 있는 듯 하지만, 다시 한 번 자서전이 발간된다면 꼭 살 예정이다. 심지어 이번에 새로 발표한 <Padam Padam> 음악도 좋다. 이렇게 신디사이저와 디스코를 잘 활용하는 뮤지션이 또 얼마나 있을까? 생각보다 곡이 짧아 아쉬울 정도다. <Padam Padam>을 포함해 오는 9월 정규로 발매할 새 앨범 [Tension]이 기다려진다.    

그러고보니 카일리 미노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국내 뮤지션도 있다. 바로 엄정화다. 엄정화도 1969년생으로 비슷한 또래고 카일리처럼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며 성공을 이뤄온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다. 지금까지도 열정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 관능적인 컨셉까지 여러모로 비슷하다. 카일리 미노그, 엄정화 모두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길. 응원합니다. 누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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