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61] 🍄 듣는 재미에 더해 보는 재미까지 주는 음악들 추천해요!

안녕하세요, 로이🍄입니다. 저는 요즘 회사 일로 제주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종의 장기 출장을 하고 있는데요. 빌딩 숲이 아닌 바다와 돌담과 함께 일하는 기분은 새로우면서도 계속해서 일만 하는 제 자신을 보며 어디에 있느냐보다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리모트워크, 워케이션을 체험해본다는 차원에서 의미있게 지내고 있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지역이 제주에서도 관광 지역은 아닌지라 퇴근하고 난 뒤에 특별히 할 일이 없어요. 그냥 해안길을 걷거나 뛰거나 또 늘 그렇듯이 음악을 듣는 일상의 반복일 뿐이지요. 매번 새로운 음악을 듣는 것은 힘들지만 재미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전문가처럼 음악을 깊게 파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와 형태의 음악을 얕게 많이 듣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새로운 뮤지션들을 위주로 소개합니다. 여러분께서 이미 알고 계시다면 반가워해 주셨으면 좋겠고, 새롭게 알게 되셨다면 한 번 도전해 보시고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PRIIISM이 소개하는 음악들 바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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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gle - Candle Flame (feat. Erick The Architect)

유럽은 지금 축구 축제 중이다. 유럽 축구 국가대항전 유로2024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축구를 무척 좋아하는 나도 당연하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데, 개최 전 한 영상이 눈에 띄었다. 대회 참가국은 개최에 앞서 각자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이를 발표하는데, 잉글랜드가 특별한 방법을 통해 국가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한 것이다. 대부분의 참가국이 단순하게 이미지 그래픽으로 발표하던 것과 달리 꽤 공들인 연출의 뮤직비디오 영상으로 선수들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가 우승 적기라 생각해 힘을 주었나…?) 해당 영상은 여기↗︎서 보도록 하자.  

노래는 영국의 밴드 JUNGLE(정글)의 <Candle Flame>이 쓰였다. 정글은 매 뮤직비디오를 원테이크 안무 영상으로 제작한다. 한때 SNS 숏폼에서 히트했던 일명 풍차돌리기 댄스(...)의 그 장면도 정글의 <Back On 74>의 뮤직비디오 안무 장면 중 하나였다. 뮤직비디오는 정글의 멤버 중 한 명인 조쉬 로이드-왓슨(J Lloyd)이 총괄했고, 안무는 네덜란드 출신의 안무가 Shay Latukolan이 맡았다. Shay는 오늘 소개하는 <Candle Flame>과 <Back On 74> 외에도 <Dominoes>, <I’ve Been in Love> 등 정글의 다양한 뮤직비디오에 함께했다. 감각적인 음악과 사운드에 더해 보는 재미까지 더해주는 이들의 댄스 퍼포먼스를 재미있게 즐겨보자.

🍄 Yaeji - Raingurl (Live at Sydney Opera House)

Yaeji(예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이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공식 계정에 올라온 그녀의 <Raingurl> 퍼포먼스와 무대 비주얼이 너무나 유니크해 눈길이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무대는 몰입형 멀티미디어 라이브쇼 형태로 꾸려졌는데, 다른 설명 필요 없이 영상으로 함께 감상해 보자. 몰입감 넘치는 무대장치와 Yaeji 만의 독특한 퍼포먼스 등 비주얼이 음악에 미치는 강력한 힘을 새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저런 댄스와 함께하는 하우스 뮤직이라니. 내 얕은 그간의 경험에서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들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녀는 디자인을 공부했으나 커리어는 뮤지션으로 전향을 했다. 2016년 데뷔한 그녀는 본격적인 활동을 한지 채 얼마 되지 않은 이듬해 [EP2]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특히 이 곡 <Raingurl>이 큰 사랑을 받았다. Yaeji의 현재의 위상을 만들어준 노래인 셈. 하우스, 댄스, 힙합, 신디사이저 등 지금 이 시대가 사랑하는 음악 요소들이 깔끔하게 뒤섞여 감각적이고 독특한 사운드를 낸다. 거기에 Yaeji만의 댄스 퍼포먼스까지 더해져 그녀는 마침내 힙스터 그 자체가 되었다. 

🍄 L'Impératrice — Cosmogonie

154호에 소개한 랭뻬하트히스(L'Impératrice)를 다시 소환했다. 그때 소개한 것처럼 이들의 세 번째 정규앨범 [Pulsar]가 드디어 발매됐기 때문이다. “이제 L'Impératrice - Pulsar 앨범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애플뮤직의 알람을 듣자마자 마치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 갈급한 마음으로 이들의 음악을 첫 트랙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감상하고 즐겼다. 어느 앨범이든지 역시 가장 강력한 임팩트는 첫 트랙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첫 트랙 <Cosmogonie>는 매우 훌륭했다. 우주의 시작과 기원에 대해 다루는 우주기원론(cosmogony)이라는 뜻처럼 우리를 이번 앨범에 대한 신묘하고 깊은 탐구의 세계로 끌어당겨 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번째 트랙 <Amour Ex Machina>. 가사 없는 연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다 순식간에 전환되는 분위기와 보컬의 등장은 공연에서도 많이 쓰이는 전형적인 전개이지만, 오히려 익숙해서 더 큰 짜릿함으로 다가온다. 이어지는 <Me Da Igual>과 <Love From The Other Side>까지의 앨범 초반부 트랙들의 전개는 극락 자체다. 글을 쓰다 보니 특정 곡이 아닌 앨범 전체에 대한 이야기만 담게되는데, 우선 앞서 이야기한 첫 트랙 <Cosmogonie>부터 들어보자. 그리고 그 뒤가 궁금하다면 전체 앨범을 꼭 들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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