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10] 🍄 지금 듣기 딱 좋은 느좋 음악들

안녕하세요, 로이🍄입니다. 어느새 상반기의 마지막 달, 6월이네요. 이달이 지나면 올해도 절반이 지나버린다니,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만 느껴집니다. 저는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정말 쉴틈없이 바쁘게 지내서인지 더욱 그렇게 느껴지나 봅니다. 다행히 이번 주는 휴일이 이틀이나 있어서, 조금은 속도를 줄이고 생각을 비우며 이 시간을 누려보고자 애썼답니다.

날씨가 참 좋죠? 진부한 말이지만 바쁘고 정신이 없을 수록 하늘을 바라보라는 말이 자꾸 떠오릅니다. 이상하게 점점 나이가 들수록, 어릴 땐 뻔하게만 들리던 말들이 인생의 진리처럼 다가오더라고요. 맑고 청명한 하늘을 보고 있으면, 이 찰나 같은 시기를 온전히 누리고 눈에 담아 마음에 새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좋은 시기에 길을 걸으며, 운전하며, 혹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듣기 좋았던 음악들을 여러분께도 소개해드릴게요. 음악에 여러분의 감각을 맡겨보세요. 그리고 이 느낌을 단지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는 것을 넘어, 귀로도 깊이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듣기 딱 좋은 느좋 음악 3곡을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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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Blue & Astrønne - Femme du Crépuscule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다들 “날씨 참 좋다”고 한마디씩 한다. 햇빛은 부드럽고 바람은 선선해서 들뜬 마음에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아까운 날씨. 특히 저녁이 되면 낮의 들뜬 감정이 가라앉으며 괜한 센치함까지 더해지는 그런 시간을 만날 수 있다. 그럴 땐 디스코의 감각적인 비트에 몽환적이고 세련된 감성이 더해진 누디스코(Nu-Disco) 음악이 잘 어울린다.

이런 장르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쪽은 단연 프렌치 팝이다. 완전한 누디스코 스타일보다는 프렌치 소울이 더해져, 프랑스만의 특별한 감성을 풍성하게 전달한다. 일전에 소개했던 Poom(↗︎)이나 L’Impératrice(↗︎) 같은 밴드들이 그 예다. 이번에 소개할 LaBlue와 Astrønne도 프렌치 팝 씬의 아티스트다. LaBlue는 파리 출신의 프로듀서이자 연주자이며, Astrønne는 카메룬 출신으로 현재 파리에서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다.

이들이 협업한 <Femme du Crépuscule>는 LaBlue의 감각적인 프로듀싱과 Astrønne의 소울풀한 보컬이 매력적인 곡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우리의 마음 밭을 포근하게 감싸는 사운드와 보컬이 요즘 같은 밤의 깊이를 더해준다. 제목인 <황혼의 여인>도 프랑스다운 감성이다. 마치 하나의 미술 작품을 칭하는 듯한 제목이 인상적이다.

🍄 Maya Ongaku - Melting

새로운 음악을 접할 때, “당장 다음 PRIIISM에 소개해야지” 싶은 곡이 있는가 하면, “조금 더 아껴두었다가 제대로 소개해야지” 하며 정성을 더하게 되는 곡들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곡은 후자에 가깝다. 아직 제대로 소개하기엔 뭔가 마음의 준비가 덜 된 느낌이기도 했지만, 오늘의 전체 주제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지금 이 타이밍에 소개하는 것이 맞다고 느꼈다.

Maya Ongaku는 일본 에노시마 출신의 사이키델릭 포크 밴드로, 일본 특유의 미니멀하고 심플한 감성을 정말 잘 표현하는 팀이다. 일본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명상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특히 바람, 파도 등 자연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앰비언트 노이즈(ambient noise)가 이들의 큰 특징이다.

2023년에 발매된 데뷔 앨범 [Approach to Anima]에는 이들이 추구하는 세계관이 잘 담겨져있다. 앨범 제목처럼 ‘Anima(영혼)를 향한 접근’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추상적이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담아냈다. 취향에 따라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관심이 있다면 오늘 소개하는 곡 <Melting>부터 시작해 보자. 꿈의 세계를 설명하는 듯한 이야기, 또는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Ohio Players - Sweet Sticky Thing

지난 호에 소개했던 도쿄 시모키타자와의 뮤직 바 <Little Soul Cafe>(↗︎)에서 들은 노래 한 곡을 더 가져왔다. 펑키 재즈와 소울 중심으로 음반을 큐레이션하시던 사장님의 또 하나의 멋진 선택, 바로 오하이오 플레이어스(Ohio Players)의 <Sweet Sticky Thing>이다.

<Sweet Sticky Thing>은 Funk와 Soul 감성이 정말 적절하게 잘 섞인 노래로 그 경계에서 너무나 부드럽게 균형을 잡고 있다. 은은하게 시작되는 도입부는 Jazzy한 느낌도 들지만, 곡이 전개될 수록 이들이 잘하는 모든 것들 다 모아두었다고 느껴질 만큼 재미있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후반부 트럼펫 솔로와 함께 시작되는 브릿지는 이 곡의 백미다. 점점 고조되는 코러스를 기타 솔로가 이어받는 부분은 그야말로 “맛있다”는 표현이 딱이다. 분명 이 전개를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든 것이리라. 곡 전체에서 높은 완성도를 엿볼 수 있다.

오하이오 플레이어스는 1959년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결성된 펑크 및 R&B 밴드로, 초기에는 ‘오하이오 언터처블스(Ohio Untouchables)’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1967년 ‘오하이오 플레이어스(Ohio Players)’로 밴드명을 변경했는데, 사랑을 갈구하는(…애둘러 표현하자면) 그들의 정체성을 반영한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앨범 커버도 대부분 도발적이고 섹시한 느낌을 강조했다고. 오늘 소개하는 곡 외에도 <Fire>, <Love Rollercoaster>, <Skin Tight>같은 명곡들이 있으니 함께 들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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