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없이 떠돌고 방황하다 이제야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기는 태국의 북부도시, <빠이>다.
시끌벅적하고 사람에 치여 자주 외로움을 느꼈던 태국 방콕을 드디어, 벗어났다.
이 곳에 오기 전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성장통을 겪고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나아가고 싶은지, 나를 둘러싼 어떤 것을 바꾸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누구와 함께하고 싶은지, 왜 떠나야만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음을 멈추지 않던 시기였다.
그 해 겨울, 제주에서 만난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아직 빠이를 안 가봤다고? 너 이번 겨울에 무조건 가야 해. 거기가 얼마나 좋은 곳이냐면 말이야…’
로 시작해서 끝날 줄을 모르던 그 도시의 예찬론자 H.
이제와 돌아보니 그 곳이 궁금했었는지,
자기만의 여행기를 가진 그 사람이 궁금했던건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중요한 건 내가 거기에 있었고
우리가 훗날 그 곳에서 다시 만났다는 사실이다.
빠이는 치앙마이에서 미니밴 버스를 타고 3시간 정도, 굽이 굽이 비탈진 고개를 한 750번 정도 넘어야 겨우 닿을 수 있는 고산지대의 작은 마을이다.
‘이런 오지 시골 마을에 누가 올까?’
멀미로 고생한 속을 쓸어내리고 관자놀이를 지끈 누르며
버스 밖으로 발을 디디는 순간 알게 된다.
왜 전세계 배낭여행자들이 이곳으로 모이는지.
그들의 편견없고 다양한 색깔의 눈동자를 마주하면서,
막 배낭여행에 발을 디딘 초심자를 환영하는 듯한 미소를 마주하면서,
무엇을 찾아 이 곳까지 닿았는지는 알 수 없어도
내 안에 물음표들이 스스로 답하기 시작한다.
‘아, 그래서 여기에 왔구나.‘
*
‘다른 건 몰라도 아침은 꼭 꼰띱이라는 친구네에 가서 먹어야 해.
직접 만든 요거트에 망고가 듬뿍 올라간 뮤즐리 보울 하나, 바나나 팬케익은 무조건이야.‘
그가 입이 닳도록 자랑하며 이야기했던 그 공간에서 아침을 먹었던 순간,
나는 이 곳에 다시 올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의 여행기가 곧
우리의 여행기가 될 것이라 직감한다.
마침 꼰띱으로부터 메세지가 도착했다.
‘Please choose 2 dishes for tommorrow morning breakfast’
💌
어떤 아침인지는 직접 가서 먹어봐야지만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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