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X
- 오프라인 모임 소식 - 레드버스백맨 밑업 (feat. studioooe)
- 지적 겸손과 지적 용기에 대하여 👀
- [패스트푸드 키오스크] UX 분석 - 일 못하는 점원이 돌아왔다 (feat. Ep9) 🍔
- 서로의 애씀을 알아주는 사이 💙
- 나만의 기준을 세우기 🧘🏻
- 문제정의가 일머리의 90%입니다 💯
구독자님, 이번달에도 메일함과 브라우저 창에서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달 뉴스레터에서도 무던함과 무탈함이 함께했길 바라며 뉴스레터를 시작합니다. 6월에는 제가 클럽장으로 작년부터 참여하고 있는 트레바리 <리서치 하는데요>를 기반으로 한 밑업(Meet Up)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구독자분들을 처음에는 조금은 어색하지만 잔잔하면서도 흔쾌한 자리에 초대합니다. 함께 사용자와 경험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음악을 들으며 화이트와인을 마셔요!
<리서치 하는데요>는 제가 트레바리에서 진행하는 사용자, 서비스, 경험, 본질, 일 하는 마음에 관한 잔잔한 북클럽입니다. 매 시즌 별로 3회 차 모임과 4회 차 모임 사이에 UX 리서치에 관한 제 생각을 공유하는 별도의 모임을 진행하는데요. 이번 모임을 어디에서 진행할까 고민하던 중에 좋은 동료 덕분에 좋은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서강대 앞에 새로 문을 연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간, 스튜디오 오오이(@studioooe)에서 진행합니다. ooe(one of everything)이라는 무한한 이름처럼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며 발견하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 지적 겸손과 지적 용기에 대하여 👀
진실스러움(truthiness)이 오는 곳
<리서치 하는데요> 일곱 번째 모임에서는 데이비드 롭슨의 <지능의 함정>을 함께 생각했습니다.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을 수 있을까? 똑똑함과 어리석음은 물과 기름처럼 분리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코넌 도일이나 아인슈타인, 에디슨처럼 역사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기록한 천재들의 어리석은 모습을 보면 똑똑함과 어리석음이 공존한다는 것을, 때로는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일에 더 집착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통적 의미의 똑똑함, IQ가 높더라도 어리석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적 겸손'과 '지적 용기' 그리고 '호기심'이 없다면 더 높은 지능의 함정에 더 자주, 더 쉽게 빠지는 셈인데요. 이번 시즌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었던 <지능의 함정>을 함께 읽으며 지혜로운 무지함, 많이 아는 것이 아닌 똑똑함은 넘어선 지혜로움, 직감을 의심하기 위한 의도적인 멈춤을 다짐했습니다.
특히 슈바르츠와 노먼이 이야기했던 진실스러움(truthiness)이 두 가지 특정한 느낌에서 나온다는 것에 대한 토론이 인상 깊었는데요 친숙함(비슷한 걸 예전에 어디서 들은 것 같은 느낌)과 매끄러움(그 말이 머릿속에 아주 쉽게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진실이 아니더라도 진실스러움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비판적 사고와 열린 질문을 의식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저는 이런 진실스러움에 대한 직감을 의심하기 위한 2가지 방법을 추천드렸어요.
1️⃣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기 (오프라인, App)
새로운내가 가보지 않았던 동네, 공간, 익숙하지 않던 App을 사용하면서 내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UX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는 특히 점점 좁아지는 경험의 폭을 늘리고 나의 편향을 경계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새로운 경험에 스스로를 사용자로 노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을 경험하기 (오프라인, App)
2️⃣ 나와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위한 노력 지속하기
트레바리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의미 있는 어려움입니다. 제가 혼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만으로 도서를 선정하지 않는 것 또한 나와 다른 사람이 연결된 가운데 혼자라면 더 어렵게 읽을 책을 함께 읽는 계기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지적 자율성을 훈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인데요. 언제나처럼 잔잔하지만 치열한 토론을 함께 나눠주시는 멤버들 덕분에 금요일 저녁이 피곤해도 즐겁습니다. 저희는 오프라인을 넘어 연결된 카카오톡 채널에서도 자기만의 서비스, 관심이 가는 소식들 계속 공유하고 있습니다.
#2. [패스트푸드 키오스크] UX 분석 - 일 못하는 점원이 들어왔다 (feat. Ep9) 🍔
지난 3월에 발행한 저가 커피 전문점 UX 분석에 이어 ep9과 함께 만든 2번째 협업 결과물을 소개합니다. 팬데믹을 계기로 키오스크는 일상이 되었고, 벼락 같이 찾아온 일상은 모바일App 만큼 기민하게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아니, 팬데믹 시기에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키오스크. 사전적 의미론 판매를 위해 마련한 ‘가판대’를 뜻합니다. 요즘은 터치스크린이 달린 ‘무인 주문 기계’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는데요. 지난 10년 사이 많이 보여. 대형마트부터 옷가게, 공항, 병원, 심지어 안경원에도 들어섰죠.
키오스크를 ‘가장 많이’ 도입한 곳은 어딜까요? 패스트푸드 전문점입니다. 2023년 국내 키오스크 설치 대수는 2만6574대. 2019년 8587대에서 3배 늘었고 이중 패스트푸드 전문점에만 약 43.8%가 들어가 있죠.
우린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쉽고 빠르게’ 음식을 사고 있을까요? 실상은 달랐어요. 한 조사에서 “키오스크 오류로 주문에 실패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37%였으니까요. 소비자 불만 유형 중 1위에 올랐습니다.
어떤 점이 어려운 걸까요? 패스트푸드 전문점의 키오스크가 불친절한 이유를. 국내에 진출한 패스트푸드 체인 3곳. 맥도날드, 쉐이크쉑, 버거킹을 중점적으로 다니며 키오스크 경험을 골고루 뜯어봤습니다. 제가 직접 5주간 17곳의 매장을 돌며 취재했어요. 키오스크를 쓰면서 불편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서 읽어보세요!
이번 콘텐츠는 트위터(X)에서 5일 만에 조회수가 46만 회를 넘어섰어요! 키오스크 사용성에 대한 불편함에 대해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p9 콘텐츠는 롱블랙과 같이 24시간마다 공유링크가 만료되는 방식이에요. 이번 콘텐츠 무료링크가 필요한 분은 제 인스타그램(@redbusbagman)으로 DM을 보내주세요!
일 못하는 점원이 들어왔다, [패스트푸드 키오스트]의 UX 분석
#3. 서로의 애씀을 알아주는 사이 💙
#4. 나만의 기준을 세우기 🧘🏻
저는 UX 리서치를 하는 사람으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야 하는 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제품이 가진 사용성, 유용성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때 사용자가 어떻게 쓰는지 관찰하고 기저에 있는 멘탈모델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업입니다. 제가 콘텐츠 생활을 이어가는 이유는 사용자 경험(UX) 특성상 정형화된 방정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사용자 입장에서 A라는 앱과 B라는 앱을 이용하는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는 여정을 동등하게 비교하는 것 자체가 오류일 수밖에 없습니다. 쿠폰이나 적립금이 있기 때문에, 멤버십 고객으로 무료배송이나 환불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불편하고 덜 유용해도 특정 서비스를 활용할 때가 있습니다. 경험이 그러하고 생활이 그렇습니다.
콘텐츠 생활을 이어가는 플랫폼과 연결된 사용자수 🎒
1. 커리어리 팔로워 약 30,000명
2. 링크드인 팔로워 약 8,000명
3. 홈페이지 월 접속자 약 5,000명
4. X(Twitter) 팔로워 약 4,000명
5. 뉴스레터 구독자 약 3,000명
플랫폼에서 꾸준히 시행착오를 공유한 덕분에 최근엔 여러 플랫폼으로부터 강의나 콘퍼런스 발표 등 협업을 제안받았습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는 스스로 업무 효용감과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서 여러 협업을 진지하게 검토하면서 이제야 외부 콘텐츠 플랫폼과 협업을 검토하는데 5가지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준이 없으면 부가적인 에너지를 들인 일이 즐거움과 따뜻함으로 이어지지 않고 "내가 왜 굳이 이런 협업을 하고 있을까?"라는 자조적인 태도에 에너지가 고갈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만의 협업 5가지 기준 🎒
1️⃣ 나의 본업에 도움이 되는 일
2️⃣ 내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완전한 자유도가 있는 일
3️⃣ 내 이야기가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은, 표본은 늘리는 일
4️⃣ 나의 지적 활동에 대한 마땅한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이 있는 일
5️⃣ 내가 속한 조직에 도움이 되는 일
#5. 문제정의가 일머리의 90%입니다 💯
일머리가 좋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일을 잘하는 동료들을 관찰해 보니 일을 할 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일을 할 때 문제가 무엇인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시작하는 습관인데요. 많은 경우 요청으로 일을 시작하거든요. 요청을 받으면 무릎반사처럼 요청에 따라 일을 할 때가 많습니다. 요청한 기간에 맞춰, 요청한 태스크를 해드리는 것은 '내부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자'라는 마인드를 길러줄 때도 있지만, 정말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목표가 아니라 태스크 자체에 매몰되도록 만듭니다. 항상 '문제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요청한 동료와 함께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문제정의를 하는 5가지 방법
아래 5가지 방법은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기 위해서 직접 해볼 수 있는 행동 가이드입니다.
1️⃣ 직접 사실 확인하기
검색해서 답을 찾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간접조사는 직접조사와 함께 조합할 때 힘이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이나 비즈니스 문제를 표면적인 데이터로만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써보고, 직접 써본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UX 리서치는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 문제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추상적이거나 모호하게 서술한 문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너무 떨어진다"라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400km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로 바꾸면 어떨까요? 측정할 수 있는 문제로 바꾸었고, 목표를 짚을 수 있습니다. 의견, 판단이 아니라 관찰할 수 있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3️⃣ 거꾸로 생각하기
문제를 보면 답을 구하고 싶어 집니다. 대화할 때도 비슷합니다. "이게 고민이에요"라고 말한 상대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답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도움이 될 때에도 말이죠. 문제를 발견하면 바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관점을 달리해서, "이게 왜 문제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야를 틔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기차 주행거리가 400km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의 진짜 문제는 '에어컨을 켠 상태로는 300km밖에 갈 수 없다'와 같이 다른 상황적 요인이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4️⃣ "왜" 그런지 반복해서 묻기
정의한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을 정하기 전에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져보는 겁니다. 5 WHYS라는 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졌을 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속도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려고 강력한 모터와 윤활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본질은 엘리베이터 속도가 아니라 엘리베이터에서 느끼는 지루함이었죠. 거울을 설치하자 불만은 사그라들었습니다.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생긴 불만은 모터로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5️⃣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기
19세기 위대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고작 자신의 편견을 재배열할 뿐이면서 자신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데이비드 롭슨의 <지능의 함정>에서는 똑똑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특정한 종류의 어리석은 생각에 더 쉽게 빠져들 수 있다며 그 이유로 머리가 좋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이를테면 실수에서 교훈을 얻거나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성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실수를 해도 제법 그럴듯한 논쟁으로 자기 논리를 정당화하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의 견해에 의심을 품지 않는 교조적 태도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문제정의를 제대로 하려면 적절한 의심과 겸손, 균형감각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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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버스백맨
트레바리 북클럽 <리서치 하는데요>에서 출발한 클럽장 특강 겸 레드버스백맨 '별책부록' 행사에 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공간에서 더 나은 경험을 나누기 위해 참석자를 20명으로 제한했습니다. 현재는 대기자로만 설문을 받고 있으며 여석이 생기면 순서대로 안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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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버스백맨
'별책부록'에 참석하시는 분들께 RSVP로 신청곡을 받았습니다. 이번 모임은 우아하고 아늑한 '스튜디오오오이(@studioooe)'에서 진행하는 만큼, 각자 좋아하는 곡을 모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UX 리서치에 대한 강의, 책에 대한 토론을 하고 화이트와인을 마시며 하이파이 오디오로 음악을 감상할 예정입니다. 모임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저희가 함께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합니다. Spotify https://open.spotify.com/playlist/1s6r30AIKqlKmO6NKg3Lmx?si=6c51822e819f471b YouTube Music https://music.youtube.com/playlist?list=PLiomTqpyAJxG7LjWjVqGSZh6aOb-5U47q&si=Lywg9OpMZ6e1heYR - 01 이찬혁 - 당장 널 만나러 가지 않으면 - 02 Count Basie, Joe Williams- Alright, Okay, You Win - 03 권진아 - 운이 좋았지 - 04 리도어 - 영원은 그렇듯 - 05 Simon & Garfunkel - Sound of Silence - 06 Federico Mecozzi, Redi Hasa - Einaudi: Golden Butterflies (Day 1) - 07 스텔라장 - L'Amour, Les Baguettes, Paris - 08 데이식스 -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 09 이루마 - la mia notte - 10 크러시 - ohio - 11 이승철 - 소리쳐 - 12 아이유 - 마음을 드려요 - 13 백예린 - 산책 - 14 Bruno Major - On Our Own - 15 Nothing but thieves - Soda - 16 Johnny Stimson - T-shirt - 17 Lady Gaga, Bradly Cooper - Sha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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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버스백맨
[별책부록]에 대한 모임 후기와 회고를 적었습니다. 느슨하지만 손 내밀면 닿는 거리에서 함께 해주는 구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트레바리 북클럽 시즌 3에서도 [별책부록] 모임에 구독자분들을 초대하겠습니다. https://www.redbusbagman.com/bonus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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