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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전,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사회 현실에 절망한 볼테르는 “인간이라 불리는 티끌들 사이에 존재하는 이 모든 사소한 차이들이 증오와 박해의 구실이 되지 않도록 해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제러미 리프킨은 인류의 역사를 공감의 확대 과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인간을 해방했다. 하지만 정작 손 닿을 만한 거리에 있는 이들의 고통에는 눈길을 주려 하지 않는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우리의 양심에 대한 물음표이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결성된 시민대책회의를 보고 한 유력한 여당 정치인은 ‘참사 영업’이라고 조롱했다 한다. ‘나라 구한 영웅이냐’고 비아냥댄 시의원도 있다. 정치인들에게 품격 있는 언어를 기대하는 것이 과한 일일까?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는 장벽으로 간주하기를 거부하면서 솔직하고도 끈기 있게 대화에 임해야 한다. 다양한 타자들과의 만남은 더 깊은 상호 이해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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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는 전설의 일본인 무희 도미코를 만나 그녀가 암투병 중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도미코는 리코에게 “너의 아구아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아구아는 스페인어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말한다.
리코는 연인과 결별하고 홀로 무대에 선다. 마침내 발견한 아구아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전신에 번개를 맞은 것 같다. 이제 알겠다. 리코에게 아구아는 자기 자신이란 사실을. 없어서는 안 될 유일한 것” “어느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쓸데없이 고개 숙이지 않으며, 자신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라고 7년이 지나 리코는 깨닫는다.
일본의 국민가요라고 불리는 ‘365보의 마치’라는 엔카가 있다. “행복은 걸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걸어가야 해. 하루 한 걸음, 사흘에 세 걸음, 세 걸음 걸었으면 두 걸음 물러나야지”로 시작하는 이 엔카는, 세 걸음 걸었다 두 걸음 물러서도 괜찮다고 듣는 이들을 위로해주는 노래다. 행복은 쉽게 찾아오지 않지만 언젠가는 내 발걸음이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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