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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년세세 — 황정은
- 실망스럽고 두려운 순간도 더러 있었지만 한영진은 김원상에게 특별한 악의가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그 사람은 그냥, 생각을 덜 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 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 좋은 것이 생기면 나중에 잘 쓰려고 거기 어딘가에 넣어두곤 했는데 둔 곳을 종종 잊었다. 내가 너무 잘 두는 바람에, 그럴 때마다 그렇게 말했고 그 좋은 것을 끝내 찾아내지 못해도 크게 상심하거나 신경 쓰지 않았다. 사라진 것도 잃어버린 것도 아니고 잊은 것일 뿐, 거기 다 있을 테니까.
-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 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하미영은 말했다. 이미 떨어져 더러워진 것들 중에 그래도 먹을 만한 걸 골라 오물을 털어내고 입에 넣는 일, 어쨌든 그것 가운데 그래도 각자가 보기에 좀 나아 보이는 것을 먹는 일, 그게 어른의 일인지도 모르겠어.
# 안아주는 말들 — 사이토 시게타
좋아하는 일을 해서 자신감이 생기면 타인의 평가는 신경쓰이지 않게 돼요. 이 만족감은 외부의 평가를 초월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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