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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논어’에서 “사람에게 먼 곳까지 걱정하는 마음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 근심이 있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송대의 주석가 주희는 그 문장을 해설하면서, 소식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한다. “사람이 땅을 밟을 때, 발이 닿는 부분 이외에는 모두 무용한 땅이지만 폐할 수는 없다. 염려가 천 리 밖에까지 있지 않으면 근심이 코앞에 있게 된다.”
근시안적 생존에만 집착하다 보면, 먹고사는 일이 삶의 전부라고 착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시험 공부와 큰 공부가 다르듯이, 생존과 삶은 다르다. 삶에는 생존을 넘어서는 여유가 필요하다.
태어나서 늙어 죽을 때까지 목전의 실용성에만 연연한 대가는 협소한 사회 속에서 졸렬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관처럼 좁은 방을 벗어나 멀리까지 항해하는 커다란 배를 타고 싶거든, 먼 미래까지 감당할 수 있는 인재를 만나고 싶거든, 좀 더 깊고 큰 실용성을 맛보고 싶거든, 진정한 실용성이 무엇인지를 새삼 묻고, 재정의하는 일처럼 일견 무용해 보이는 일에 몰두해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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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와 그릿Grit은 이루기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을 계속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때때로 유해해요. 매몰 비용에 빠지기 시작하면 현실적으로 이루기 어렵고 가치를 다한 일인데도 손을 떼지 못하거든요. 어떤 일을 하든 인내를 가지고 계속 해야 할 때와 그만두어야 할 때를 아는 건 중요합니다.
끈기는 미덕이고 끊기는 실패라는 생각을 버리세요. 실제로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불과 90m 남겨놓고도, 반환시간을 지키기 위해 베이스캠프로 하산하는 사례도 있어요. ‘그만두는 것도 옳은 선택’이라는 강력한 학습 효과가 없다면, 정상을 향해 계속 가려는 욕망을 포기하기 어려워요.
비전 없는 직장에 계속 머물거나, 서로를 갉아먹는 인간관계, 손해만 보는 사업에 집착하게 되겠죠. 이제 그만 하세요. 정상을 찍어도 하산하는 도중에 목숨을 잃습니다. 형편없는 대우를 받으며 불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을 이어가겠죠. 혼자 화를 삭이며 이별을 질질 끌 겁니다. 자본이 바닥나고 채무만 남게 돼요. 인생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요. 돌이킬 수 있는 반환시간을 기억하고, 그 시간에 이르면 그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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