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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구실 벽에는 지칠 때 마음을 다잡기 위한 여러 인쇄물이 붙어 있다. 그중 항상 시선에 들어오는 것은 작년 11월에 있었던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Felix Klieser)의 리사이틀 팸플릿이다. 그는 선천적으로 양팔이 없었지만, 다섯 살 때 호른 소리에 매료되어 왼발과 입술을 이용해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떤 관악기보다 풍부한 음색을 내는 호른은 오케스트라 화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지만, 깨끗하고 정확한 음을 내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신체적 제약을 이기고 홀을 가득 채우는 펠릭스 클리저의 아름다운 소리는 25년간 있었던 꾸준한 몰입의 과정을 방증한다. 연습과 연주를 즐기며 매 순간에서 희열을 얻는 그는 남들이 5~10년을 보고 미래를 계획할 때, 스스로는 30년을 바라본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팸플릿의 바로 옆에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글자를 붙여 놓았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멈추지 않고 정진하면 언젠가는 성공함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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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록은 1마일을 3분대에 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당시 통념을 깬 것이다. 배니스터가 4분 벽을 깨고 난 후 불과 한 달 만에 10명이, 1년 후엔 37명이 4분 벽을 넘었다. 스포츠 학자들은 이처럼 인식의 틀이 바뀌어 결과가 달라진 현상을 두고 그의 이름을 따 ‘배니스터 효과’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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