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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7년째 만년 후보 프로축구선수입니다. 그러던 저에게 지난 2022년 여름,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주전선수의 부상으로 4년 만에 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경기를 마친 후 “아무리 긴 터널도 끝은 있다고 생각했다. ‘산을 만나면 넘고 강을 만나면 건너자’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텼다”라고 인터뷰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절대 다수는 각기 다른 세계에서 각기 다른 뛰어난 ‘주전선수’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입니다. 죽을 만큼 애쓰지 않으면 살아남을 기회조차 받지 못하는 저와 같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생존을 위한 투쟁은 그 과정만으로도 위대한 여정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결코 오늘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또 한 번의 실패가 힘들지만은 않았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2군 선수일 가능성이 큽니다. 운동을 그만두는 날이 오더라도 사회에서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 대부분이 그러합니다. 그러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1등은 아니지만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리고 악착같이 하루를 살아내는 우리 보통 사람들이 이 세상의 진짜 주인공입니다. 그러니 목표했던 일이 잘 안된 하루여도, 또 원하던 것을 다 이루지 못했던 한해여도 괜찮습니다. 결과는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따라오는 보너스 같은 것이기 때문에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열심히 땀 흘려 분투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을 꾸준히 소신껏 잘 해내다 보면 보너스는 언젠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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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선 패배가 일상이다. 미 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신인 시절 플레이오프에서 처절한 패배를 경험했다. 지면 떨어지는 경기에서 그에게 결정적인 슛 기회가 왔다. 그런데 그가 던진 공은 어이없게도 림에도 닿지 않는 ‘에어 볼(airball)’. 그 경기에서 그는 에어 볼을 5번이나 날렸다. 팀은 결국 그 경기를 지고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다만 그는 첫 에어 볼을 날리고도 주눅 들지 않고 계속 과감하게 슛을 던졌다. “패자는 실패하면 그만두지만 승자는 성공할 때까지 실패한다(Losers quit when they fail. Winners fail until they succeed)”. 그 경기는 실패했지만 그 뒤 브라이언트는 NBA 역사상 결정적 순간 가장 득점을 많이 한 선수 3위까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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