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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의 일기를 읽는가. 프랑스어로 시험하다는 뜻 그대로, 가볍고 자유로운 글로 태어난 게 '에세이'다.
다 아는 말이라 생각하겠지만, 다 아는 말이 아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는 없다 느낄 수도 있겠으나 그런 이야기라도 듣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제 삶과 이미 많이 나온 이야기를 연결지어 '구체적이고 육체적으로' 써냈으므로, 의미를 갖는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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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상을 스스럼없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는 시대. 금정연 작가는 일기에 대해 “시대·성별·나이가 다른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나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데서 오는 위안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나만의 특별한 불행이 아니라 ‘사는 게 다 그렇지’ 하는 식의 위안을 준다는 것이다.
대중문화·시각예술 비평가 이연숙은 두꺼운 일기 책을 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겪은 고통스러운 사건을 스스로의 언어로 복기했고, 일기를 쓰면서 손상된 채로도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시인 서효인은 “일기는 장르라는 옷을 입기 전의 원초적인 날것이라는 점에서 글쓰기의 핵심 재료일 수 있다”고 했다.
시인 문보영에게 일기는 "단순한 하루의 기록이 아니라 장르가 규정되지 않은 무정형의 글"이다. "타인의 일기와 나의 일기를 대조하면서 나는 어떻게 과거를 살아내야 하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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