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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홀로 남겨진 소녀를 보듬고 가르침을 베푼 어른들을 보면서 어느새 나도 순한 마음이 되어 낯선 삶을 받아들이게 됐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일단 마음을 열자 눈부신 신세계가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 날 늘 유쾌하던 친척 아저씨가 트랙터가 없어서 곤란해하는 것을 본 저자는 함께 보리 베기에 나서는데,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던 밭일을 마침내 끝낸 그날의 ‘현장학습’에 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모든 아이가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절대 끝까지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길로 자기를 내던지는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고대의 믿음을 그가 증명할 수 있었던 것은 학계의 성차별과 편견에 맞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구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그는 연구실이 아닌 숲에서 직접 나무를 심고 생태를 관찰함으로써, 죽은 나무에 깃든 정교한 균류를 발견하고, 버드나무를 죽인다고 알려진 수액빨이 딱따구리가 사실은 병원체로부터 정원을 지키는 맵시벌을 키운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나아가 나무도 인간의 뇌와 똑같은 화합물을 갖고 있다는 걸 밝혀내고, “나무도 듣고 생각할 수 있는 신경 능력을 갖고 있다”라고 확언한다.
어린 시절 “엄청난 정신적 외상”을 입었음에도 저자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부모와 후견인을 원망하기보다 자신을 보듬은 어른들의 가르침에 감사하고, “배웠으면 나눠야 한다”라며 지식에 따른 책임을 기꺼이 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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