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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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 대한 적극적인 향유의 능력이 우리 속에 있을 때 내 속에 결핍감이 커지지 않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행복의 조건이 내게 없다고 할지라도 내 속에 경탄의 마음이 있다면 그렇게 내가 비참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남들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여기는 것에 거리를 둘 수 있는 내적 여백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어떤 것도 자세히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에 쫓기고 있기 때문에 그렇죠. 내가 뭔가 서두르면서 어떤 대상을 자세히 바라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그 때문에 우리는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보지 못합니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오래 바라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전개되면서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시간은 긴 시간이 아닙니다. 굉장히 짧게 분절된 시간을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딘가에 머무는 능력이 너무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대상을 오랫동안 바라본다고 하는 습관이 우리에게 사라지고 있는데 그 얘기는 거꾸로 얘기하면 그래서 어떤 것도 사랑스럽게 보지 못하는 거죠 사랑은 느림 속에서만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너도 그렇다’라고 한 말이 우리에게 슬프게 다가오는 까닭은 내 앞에 현존하여 있는 대상 그 대상이 아름다운 존재인데 우연히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닌데 우리는 자세히 그를 알려고 하지도 않고 또 오랫동안 그와 더불어 관계를 맺으면서 알아가려고도 하지 않는 거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아주기보다는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그를 곡해하여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우리 속에 내면화되어 있고 그래서 우리는 외부에 있는 존재들을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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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무엇인가? 도박이야. 선과 악? 꿈같은 소리. 일과 명예? 그건 미신이야. 무엇이 진실이지? 오직 죽음만이 진실이지.” 게르만이 죽기 직전에 했던 독백이다. 인생이라는 공허한 바다에서 꾸었던 헛된 꿈, 그 끝은 단 하나. 바로 죽음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파국에 직면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 진리를 깨닫는다. 이것이 바로 인간존재의 원초적 비극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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