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장례식장에 간다

2023.01.30 | 조회 863 |
0
|

remem.

 

#

의례가 간단하든 복잡하든 참여자는 몸과 마음에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서로 연결하고, 두터운 유대를 느끼고, 새로운 질서에 몸을 맡긴 채 공동체에 뿌리내린다. 야생의 동물들이 지키는 의례를 인간은 점점 더 소홀히 하고 있다.

모녀 사이로 짐작되는 코끼리 두 마리가 불과 몇 분 내지는 몇 시간 만에 다시 만나서 “코를 치켜 올리고 우레 같은 소리로 울부짖”은 다음 “서로의 코를 상대의 입가로 가져갔다.” 악수인 셈이다. 그런 다음 두 코끼리가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서서는 “갑자기 볼일을 시원하게” 보는 것으로 인사가 마무리되었다. “떨어진 시간이 얼마나 흘렀든 관계없이 코끼리 가족은 만날 때마다 그것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인사한다.”

동물원의 우두머리 암컷 코끼리가 안락사 한 뒤 그와 친했던 두 코끼리는 “밤새 번갈아 가며 조용히 죽은 친구를 찾아갔다. 절대 죽은 친구를 혼자 누워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갈 때마다 각자 주기적으로 죽은 친구의 몸에 흙을 뿌려 덮어주었다.” 다음 날 아침 죽은 코끼리의 몸 위에는 5밀리미터가 넘는 흙이 덮였다.

인간은 코끼리, 고래, 늑대를 비롯한 의식이 있는 모든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점점 잊어 가고 있는 야생의 의례를 되살림으로써 우리는 자연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를 확인하고, 자연의 일부로 다른 동물들과 공존할 지혜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원문

 

#

영장류 보노보인 ‘판바니샤’는 과제를 수행한 보상으로 먹을 것을 받았는데 이를 부러워하는 다른 보노보들의 시선을 느끼고는 보상을 거부했다. 연구자를 바라보며 다른 보노보들을 가리키기까지 했다. 연구자가 다른 보노보들에게도 먹을 것을 주자 그제야 판바니샤는 자신의 보상을 받아들고 먹었다. ‘공정함’ 또는 ‘형평성’에 대한 감각이 있다는 의미다.

인간이 동물의 감정, 특히 고통에 공감하는 일은 누군가의 시각에서는 쓸데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동물의 고통이 줄어든다고 해 당장 인간이 경제적 이득을 얻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나 동물을 향한 공감은 결국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 능력과도 연결된다.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remem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넌 요즘 뭘 좋아해?

# 바라보는 대상은 모두 다르지만 바라보는 마음은 모두 같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대세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휴대폰 화면에 떠오르는 것에 대한 크고

2024.04.26·조회 861

내면의 질서를 만들고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행위

우리는 의례적인 종種이다. #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적인 노동을 무시하고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톨스토이 원문

2024.06.05·조회 810

불완전함의 미덕

# 난 항상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되었으면서도 그럴 수만 있다면 좀 약해지고 싶었다. 페터 한트케 『소망 없는 불행』 험난한 세상 풍파 강직하게 헤쳐가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사

2024.04.19·조회 766

동물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요 오직 인간들만 나쁜 마음으로 하죠

remem. # 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아프리카라는 태초의 대륙에 바쳐진 아름답고 거대한 헌사다. "원주민들은 예측할 수 없이 일어난 일들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그런 일에 익

2023.12.01·조회 777

이제부터는 매일을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세요

remem. # "이제부터는 매일을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세요." 아프니까 아프다고 쓰고, 슬프니까 슬프다고 쓰는 것을 꺼리는 마음이 내게 작게 있습니다. 몇 해

2023.10.12·조회 823

존재는 의미에 선행하는 것

우리는 누군가의 증명이다. remem. 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소중한 체험이 있다면 그건 시간이 해결 못할 악운도 재앙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이야말로 신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박완서 『세상

2023.09.01·조회 934
© 2026 remem

영감을 주는 메시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문장들.

뉴스레터 문의remem@remem.so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8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