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지환
"엄마, 이 청춘이 사라지면 나이 먹고 뭐가 재밌어? 비루하고 재미 없고 너무 낯 뜨거운 진실만 마주해서 힘들지?"
"아니야, 살아봐. 얼마나 재밌는데. 이제는 생각하고 마음을 다하면 그것들이 다가오고 만져지고 내 마음대로 빚어지는 순간들이 와."
#
각본을 쓰는 게 업인 시나리오 작가 아비 모건의 삶엔 각본이 없다. 슬픔엔 예고편이 없었다. 성공한 시나리오 작가로 탄탄한 커리어를 즐기며, 사랑하는 남자와 두 아이를 기르던 모건은 어느 날, 귀가 후 화장실에 쓰러진 남편을 발견한다. 의식은 회복했으나 기억은 부분적으로만 되찾았다. 많은 이를 기억하지 못했고, 모건도 그중 한 명이었다. 때론 적개심까지 보이기도 했다. 압도적 슬픔 속의 모건은 글쓰기에서 위로를 찾는다.
"삶은 때론 힘들다. 감정의 회복탄력성이 중요한 까닭이다. 내겐 글쓰기가 구원이었다. 글을 쓰며 나는 스스로의 약점을 고백하고, 세상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우린 때로 목적지에 집중하느라 여행의 과정을 놓칠 때가 있다. 우리의 인생은 곧 우리의 여정이다. 독자에게 어떤 일이 닥쳐도 겁 먹지 말라고 응원의 손을 내밀고 싶다. 최악이 와도 용기 내 직면하고, 우리에게 그 어려움을 극복할 용기가 있음을 깨닫기를 바란다. 인생은 동화책이 아니지만, 동화책에조차도 악마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길은 숨겨져 있을 때가 많지 않나."
"무지개를 보려면 비가 내려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글쎄, 내가 깨달은 것은 이거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 우리는 그저 삶의 계속되는 순환의 일부 일뿐이라는 것. 제이콥을 보며 삶의 유한함을 느끼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일상에서 겪으며 느낀 무섭지만 단순한 진실이다. 다른 고통이 또 오겠지. 하지만 미리 걱정하지는 않으려 한다. 사랑과 자유,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고 싶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