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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에 대한 미련은 없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시민을 위해 사용되고, 그래서 국민 삶의 질에 보탬이 된다면 만족한다. 그게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내 허락을 받게 하거나, 사용 대가를 받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순수성이 희석되고 장사꾼처럼 느껴진다. 월급으로 삼겹살 사 먹을 수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범인을 검거하는 게 성과를 보여주기는 쉽다. 범죄가 발생한 다음 잡기만 하면 되니까. 그런데 범죄 예방에는 범인을 잡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든다. 예방 효과가 있었는지 측정 방법도 마땅하지 않다. 그런 탓에 예방 업무를 쉽게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수형광물질 도포 사업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산을 받는 게 쉽지 않았다.
누군가는 '국민들하고 눈을 맞추고 얘기하라'고 한다. 하지만 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테이블에 종이컵이 놓여있다고 생각해보자. 한쪽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반대쪽에는 그림이 없다. 이런 경우, 한 쪽은 그림을 보고 이야기하지만 반대편에서는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서로 눈만 맞춘다고 해서, 같은 생각을 하겠는가. 충분히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국민이 보는 것을 같이 보고 얘기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국민의 시선으로 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해결책이 눈에 보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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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이 주의 깊게 바라보고 이해하려 노력해서 머릿속에 저장해 둔 이들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심지어 이렇다 할 특기도 없는 사람들, 지금 당장에라도 문밖을 나서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흔한 장삼이사다. 김신영은 그런 흔한 이들의 말과 행동에서 귀엽고 재미있는 순간들을 포착해 상황극의 형태로 세상에 전파한다. 보라고,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 이렇게나 사랑스럽다고.
김신영은 전임자인 송해에게서 배우고 싶은 덕목으로 ‘사람을 향한 사랑’을 꼽았다. 30년이 넘는 세월, 그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부둥켜안고, 입에 넣어주는 음식을 받아먹고, 같이 웃고 울며 함께 놀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었겠나 하는 이야기다. 평범한 이웃을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건 이미 그가 늘 하고 있던 일 아닌가. 녹화 하루 전 미리 해당 지역을 찾아가 목욕탕을 찾고 시장에 가서 현지 사람들을 만났다는 살아생전 송해의 루틴도 김신영에겐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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