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어느 골목에 조금은 거짓말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동네 할머니들이 문을 열고 고개를 쑥 내밀어 인사를 건네고 얼음을 부탁하는 곳. 청년이 빵을 한 아름 사 들고 찾아오고, 누군가는 캠핑 의자에 앉아 한숨 자고 돌아가는 곳. 아직 만나지 못한 누군가를 위해 커피값을 미리 내놓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윤슬, 가득한집’의 차리보는 자신을 이곳에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무언가 대단한 일을 이루기보다 그저 잘 있고 싶다는 사람. 그에게 ‘잘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차리보와 그가 지키고 있는 공간, 그리고 그곳에 쌓여가는 돌봄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안(안): ‘차리보’를 처음 만나는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차리보(차):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연구원, 윤슬공동체의 구성원, ‘청년, 함께’의 ‘비’청년 활동가, 그리고 ‘윤슬, 가득한집’의 ‘있는’ 사람 차리보입니다.
2013년 결혼 후 부산에 왔습니다. 2015년 11월부터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식구가 되어 함께 먹고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하고 연구하는 여정을 이어오고 있어요. 2019년부터는 제도권 교회를 나와 ‘교회로 살아가기’를 꿈꾸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뱃속의 아이를 포함해 열세 사람이 함께하는 윤슬공동체의 구성원입니다. 서로를 돌보고, 함께 성서를 읽고 해석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겨요. 청년들이 겪는 여러 삶의 과정과 관계의 깊은 지점들도 함께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 4월 1일부터 ‘윤슬, 가득한집’에 있습니다. 이웃과 안부를 나누고, 찾아오시는 분들의 이야기로 채워가는 공간을 가꾸고 있어요. 골목 어딘가에 정말 있을 법한, 하지만 조금은 ‘거짓말 같은 공간’을 꿈꾸면서요.
안: ‘윤슬, 가득한집’에서 차리보의 하루를 따라가 보고 싶어요.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고, 사람들을 맞이하기까지 어떤 시간을 보내시나요?
차: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매일 같은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둘만의 페이스북 비밀 그룹에 그날의 묵상 본문을 올리고 서로의 묵상을 기록해요. 아내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저는 커피를 내립니다. 식탁에 마주 앉아 어제 못다 한 이야기와 그날 떠오르는 생각을 나눠요.
아내가 챙겨준 도시락과 짐을 들고 집을 나섭니다. 원불교 망미교당에 주차한 뒤 ‘윤슬, 가득한집’을 향해 걸어가요. 골목에서 늘 마주치는 분들, 바로 옆 차고에서 직접 깐 마늘과 소소한 물건을 파시는 할머니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같은 말을 선물처럼 주고받지요. 공간에 도착하면 입구의 스위치를 켜고 테이블 주변의 스탠드를 밝힙니다. 오디오를 켜 음악으로 공간을 채우고, 바 테이블의 조명과 에스프레소 머신도 켭니다. 그렇게 찾아오실 분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요.
누군가 오기 전까지는 그저 ‘있습니다’. 책을 읽기도 하고, 공간에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거나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기도 해요.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분들을 환대하며 커피와 차, 음료를 내어드립니다. 말을 건네시면 듣고 정성껏 답하고, 이따금 이곳에 있는 것을 함께 나누기도 하지요. 어느 날은 찾아오신 분이 캠핑 의자에 앉아 한숨 주무시고 가셨어요. 저는 그렇게 오시는 분들의 ‘잘됨’을 바랍니다.
골목을 지나는 분들이 읽으실 수 있도록 인쇄한 ‘윤슬 안부’를 창가의 보면대 위에 올려놓는 것도 제가 하는 일입니다.

안: 제가 윤슬에 찾아갔을 때, 차리보가 선물처럼 인사를 주고받는 동네 할머니들을 뵈었어요. 할머님이 문을 열고 고개를 쑥 내밀어 얼음을 부탁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차리보에게는 익숙하지만 처음 온 사람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풍경이 있나요?
차: 말씀하신 것처럼 동네 할머니들과 인사 나누는 장면은 제가 좋아하는 풍경이에요. 골목 끝 ‘이풍슈퍼’ 사장님과 안부를 주고받는 순간도 그렇고요.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드릴 때 그분들의 얼굴에 번지는 환한 표정은 마치 ‘주님의 현현’을 마주하는 것처럼 다가옵니다. 골목길 미장원 두 곳의 원장님들, 옆집에서 수석 좌대를 제작하시는 사장님과도 정겹게 인사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찾아오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감탄하는 분도 계시고,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분도 만납니다. 글을 쓰는 작가님과 그림을 그리는 작가님이 우연히 만나 한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을 보고 서울에서 찾아온 청년이 선물과 함께 동영상을 남겨주기도 했어요. 모두 보물 같은 장면들입니다.
특히 자랑하고 싶은 건 ‘선결제’에 담긴 마음들이에요. 장애가 있는 다른 가족을 위해 미리 결제해 주신 분도 있고, 청년들을 위해 써 달라며 마음을 보태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제 뜻대로 써 달라며 믿고 맡겨주신 분도 계시고요. 저마다의 사연과 마음이 이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공간 한편에는 누군가 꺼내주기를 기다리는 그림책들도 있어요. 곳곳마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으니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물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반갑게 들려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안: 저번에 윤슬에서 멋진 그림책을 많이 보았어요. 윤슬에 방문하시는 분들께 그림책을 꼭 살펴보고 오시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발견한 그림책 중 하나가 이나래 작가의 『살리고 살리고』였는데요. 사람과 고양이, 오리와 나무늘보, 야자나무와 구름이 배드민턴 공을 살리고 또 살리는 모습이 여러 이웃과 이어져 있는 윤슬과도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어요.
이렇게 멋진 이야기 한가운데 있는 차리보가 연고도 없던 부산에 처음 오게 된 사연도 궁금해요. 어떤 인연이 차리보를 이곳에 오게 했고, 또 머물게 했나요?
차: 2013년 부산의 한 교회에서 사역자로 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이었고, 아직 학업도 마치지 못한 때라 정중히 고사했어요. 그런데 다시 간곡히 요청하셔서 아내와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때 ‘가자!’라는 음성으로 응답받았습니다. 혼자 등을 떠미는 ‘가라!’가 아니라 함께 ‘가자!’였기에 염려와 고민을 내려놓고 부산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부산에서 만난 여러 인연이 아내와 저를 이곳에 머물게 했습니다. 중간에 서울에서 부름을 받은 적도 있지만 부산에서 뿌리내린 관계를 뒤로하고 떠나기가 어려웠어요.
연로하신 부모님을 부산에 모셔야 했고, 두 분 모두 소천하신 뒤인 2023년 10월과 12월에는 부산추모공원에 모셨습니다. 이제는 주소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부산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곳에 뿌리 내렸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안: 부산에 온 뒤 ‘윤슬, 가득한집’을 열기까지도 여러 이야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계기로 이 공간을 시작하셨나요? 처음에는 어떤 공간을 꿈꾸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차: 부산에서 만난 두 청년 활동가와 여러 번 만나며 깊이 친해졌습니다. 어느 날 교회에 관한 고민을 나누다가 뜻을 모아 공간을 얻고 함께 모임을 꾸려보자고 의기투합했어요. 그렇게 2023년 2월 13일 시작한 프로젝트가 ‘느슨한;00’입니다.
2년 동안 가톨릭 청년과 개신교 청년이 함께 모여 서로 친구이자 형제자매임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결실로 『느슨한 교회』라는 책도 세상에 나오게 되었어요.
그런데 프로젝트를 마칠 때가 다가오니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더 이어가고 싶은 모임도 있었고, 누군가 쉬어갈 수 있는 곳을 마련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거든요. ‘청년, 함께’의 비청년 활동가로서 청년들이 쉬어갈 곳을 마련하고, 저마다 숨 쉬는 일에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2019년부터 함께해 온 윤슬공동체의 모임 장소를 더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좋았고요.
그렇게 2025년 4월 1일을 시작하는 날로 정했습니다. 세상 어딘가에 있을 법한 ‘거짓말 같은 공간’, 판타지 같은 이야기들이 깃드는 곳을 꿈꿨어요. 스승처럼 존경하는 분들도 공간을 시작해 보라며 든든한 응원과 후원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문을 연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처음 뜻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가 쌓였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도 생겼고요. 언제까지 이곳에 ‘있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마음 졸이기보다 담담하고 기쁘게 기다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 처음 공간을 열었을 때와 지금, 차리보가 이 공간을 대하는 마음도 조금 달라졌을 것 같아요. 사람들을 만나고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으면서 무엇이 달라졌나요?
차: ‘윤슬, 가득한집’의 드립커피 메뉴 중에는 ‘뜻대로 되지 않아도’와 ‘괜찮을 거야’가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살면서 계획이나 뜻대로 된 일이 많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그 반대가 더 많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회와 교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그것이 상처가 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맨발동무도서관의 사서 선생님들 덕분에 순천 사랑어린학교의 관옥 이현주 선생님을 뵙게 되었어요. 그날 울분 섞인 고민을 쏟아놓는 제게 선생님께서 “악에도 역할이 있다”는 말씀과 함께 로마서 8장 28절을 두 번이나 힘주어 들려주셨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 말씀을 오래 마음에 품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삶도 괜찮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 앞에서도 마음을 낮추고 겸손히 받아들이는 법을 조금씩 배웠습니다.
공간을 운영하면서도 처음에는 조바심을 냈어요.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있었고, 참여 인원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저 기다리고 지키는 존재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생각해 보니 무언가를 해내려고 애쓰기보다 그저 잘 ‘있으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애쓰지 않아도 되고, 홀로 있어도 괜찮아졌습니다.
오히려 그 후에 애써 세운 계획이나 간절한 바람보다 더 많은 일이 생겼습니다. 찾아오시는 분들도 한결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되었고요. 계획한 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경직된 마음 대신, 물 흐르듯 유연하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예상하지 못한 만남들이 쌓여갑니다.
어느 날은 출입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던 래브라도 리트리버 ‘봄’이를 만났습니다. 산책하고 돌아가는 길에 꼭 들러 인사하던 봄이가 많이 생각나요. 지금은 밀양에서 요양하며 지낸다고 합니다.
골목 음악회를 준비하며 만난 분들, 기꺼이 도와준 젊은이들 덕분에 박수와 감탄, 웃음과 기쁨이 가득했던 날도 기억납니다. 책장을 채워주신 분들, 제가 권한 그림책을 읽고 눈물 흘리신 분들, 오픈 전 지원한 ‘부산광역시 다락방 캠페인’에 선정되던 날도요. 공간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온 촬영 PD님과 작가님이 아내의 환대와 살아가는 이야기에 감동해 눈물 흘리던 순간도 기억납니다. 미처 계획하지 못했던 수많은 이야기가 ‘윤슬, 가득한집’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안: 윤슬에 머무는 동안 차리보가 사람들을 살피고 챙기는 모습을 많이 보았어요. 그런데 반대편의 이야기도 궁금해졌습니다. 차리보 역시 이 공간에서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았던 순간들이 있겠지요?
차: 부탁드린 적도 없는데 자신의 소중한 작품을 선물해 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이번에 책을 냈다며 조용히 건네주신 분도 있고, 먹을 것을 가져와 함께 나눠 먹자고 하시는 단골분도 계세요.
부산 여행 중 들렀다가 돌아가는 날 일부러 시간을 내 다시 찾아오신 분도 있습니다. 공간의 풍경을 정성껏 스케치해 선물로 전해주셨어요. 죽을 쒔다며 나눠주시거나, 반찬을 많이 했다며 가져다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먹거리를 두고 훌쩍 사라지는 분도 계시고요. 새로운 피아노가 생겼다며 자신이 아끼며 연주하던 소중한 피아노를 보내주신 분도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매달 선결제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마음이 넉넉해지기도 합니다.
상호돌봄이란 서로에게 생명을 나눠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외롭고 고단한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어 온기를 빚어내는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이 제게 늘 힘을 줍니다.
안: 이곳의 다정한 풍경 뒤에는 차리보만 알고 있는 어려움도 있을 것 같아요. 공간을 계속 열어두고 가꾸려면 감당해야 하는 현실도 있을 테고요. 그런 상황에서 차리보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돌보나요?
차: “나의 가장 좋은 친구는 나 자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렇다면 가장 좋은 친구인 자신을 위해 어떻게 돌보고, 무엇을 해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그 질문이 제게도 와닿았습니다. 저 자신을 잘 돌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이곳에서 잘 ‘있으려면’ 숫자가 나를 해치지 않게 돌봐야 합니다. 월세를 비롯한 고정비와 매출 같은 현실적인 숫자들이, 제가 이곳에 존재하며 빚어내는 이야기보다 더 커지지 않도록 마음을 돌보려고 해요.
그리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그때가 오면 ‘내 역할을 다했다’, ‘이 이야기가 매듭지어질 때가 왔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게 될 날도 가끔 상상해 봅니다.
최근에는 잘 ‘있기’ 위해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삶이 가능하도록 응원하고 돌보아 주는 아내와 함께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함께 일상을 나누고, 감탄하고, 기뻐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깊이 감사하고요.
안: 이야기보다 숫자가 커지지 않도록 마음을 돌본다는 말이 마음에 많이 남아요. 청어람에서 일을 하는 저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이야기같습니다. 차리보에게 보낸 섭외메일에서, 제가 차리보를 보고 저의 장래희망인 ‘세탁소 아저씨’가 떠올랐다고 썼지요. 누군가의 하루를 살피고 골목을 깨우는 사람이요. 저처럼 차리보를 보며 ‘나도 내가 있는 곳에서 그런 이웃으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차리보의 경험에서 한 가지를 건네주신다면 무엇일까요?
차: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지성근 소장님께 어느 분이 미션얼의 기본이 무엇인지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소장님은 “미션얼의 기본은 듣는 것”이라는 짧은 한마디로 답하셨습니다. 잘 듣게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인사하는 걸 즐기게 되시길 바랍니다.
들으면 문이 열립니다. 인사도 그렇습니다. 내 마음의 문을 열어 듣고, 내 입의 문을 열어 인사하면 이웃의 마음도 열립니다. 서로의 문이 열리면 관계가 시작됩니다. 마치 문과 문 사이에 끈이 이어지는 것처럼요. 특별하게 무언가를 하려고 애쓰기보다 안부를 묻고 인사하는 이웃으로 ‘있는’ 데서 이웃이 되어 갑니다.
차리보를 만든 세 가지 ‘소스 리스트’
차리보에게 지금의 삶과 신앙을 빚어낸 영감의 원천 세 가지를 물었습니다. ‘소스 리스트’는 재미공작소가 2021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동명의 문학 행사에서 빌려온 질문입니다.
첫 번째, 애니메이션 〈후르츠 바스켓〉

제게는 인생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타인의 슬픔 앞에서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할지 영감을 준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종종 마음을 다해 권하곤 합니다.
두 번째, 노래들

언젠가부터 노래에 담긴 말과 마음을 읽고 부르며 삶의 결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깊은 울림으로 일상을 노래하는 음악, 제 곁이 되어주는 노래들의 정서가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제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삶으로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존경하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한 분 한 분의 존함과 가르침을 모두 남길 수 없어 아쉽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차리보’라는 존재의 일부는 이분들의 말과 삶, 넉넉한 품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입니다.
요즘은 어떤 소리에 귀 기울이고 계신가요? 가만히 있어도 들려오는 소리, 가까이 다가가야 비로소 들리는 소리... 오늘 듣는 소리가 부디 독자님께 작은 위로를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 호는 단단한 책 추천과 함께 또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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