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한번잡솨봐

63호: 기후위기 시대의 ‘틈새 공간’ 만들기 🐛

새로운 세상을 그리기 위해 활동하는 문형욱 님의 큐레이션 🐝

2026.10.02 | 조회 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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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ARMC

우리는 기후 재난 상황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습니다. 두려움과 무력감을 동시에 겪고 계신 분들이 적지 않으실 것 같아요. 기후 위기를 개인의 일상적인 실천이나 기술적 해법으로 접근해 온 방식들은, 그 선의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기후 위기의 근본 원인인 성장주의 체제에서 벗어나는 것 아닐까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적극적인 상상력으로 ‘틈새 공간’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번 호 〈틈〉은 이 틈새 공간에 다가서 보려고 합니다. 기후위기기독인연대의 공동대표 문형욱 님께 다섯 권의 책을 추천을 받았습니다. 쏟아지는 기후 재난 소식 앞에서 슬픔과 답답함을 느끼셨다면, 작지만 뚜렷한 실마리를 얻게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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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레이터 : 문형욱 | 기후위기기독인연대 대표로 가려진 착취를 드러내고 기후위기를 넘어 새로운 세상을 그리기 위해 활동한다. 기후 정의와 동물권 활동을 하며 생태 학살 현장에서 예배하는 ‘기후교회’, 인간과 비인간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동물행진’ 팀에 참여했다.

 


 

Q. 여름마다 심해지는 폭염과 매일같이 들려오는 참혹한 기후 재난 소식 앞에서 고민이 깊습니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점점 희미해지고 무력감만 커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구를 지키자”는 선언마저 공허하게 들릴 때면, 우리가 지금껏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해 온 방식 자체에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더 나은 삶의 방식을 다시 모색하려면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야 할까요?

 

A. 기후위기가 이미 끝났다고, 정부와 기업이 지구를 파괴하는 속도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나쁘다고 해서 우리의 모든 행동이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행동이 있기 때문에 지금도 막아내고 있는 중입니다. 행동이 없다면 정부는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더욱 빠르게 나쁜 방향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아직 끝났다고 단정 짓기엔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IPCC(기후위기에관한정부간협의체) 보고서에서는 기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상승을 막기 위해 1.5도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류는 1.5도를 넘기는 위기의 순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5도를 넘겼다고 해서 2도가 된 것은 아니기에 아직은 막아낼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후위기를 막을 수도 막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후위기를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주저앉아서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 페이지가 쓰이지 않았고 이야기의 결말은 우리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기후위기 앞에서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용기를 더해줄 수 있는 책을 살펴봤습니다. 아래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어떤 결말로 나아갈 수 있을지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후변화와 신학의 재구성

샐리 맥페이그 지음, 김준호 옮김, 알맹e 펴냄, 363쪽, 전자책만 있음 [도서정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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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할 때 안내서가 있다면 쉽게 풀 수 있겠지요. 기후위기 앞에서 신학적 질문으로 고민이 깊어진다면 또는 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환멸마저 든다면 앞선 신학자가 정리해 주는 글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소개할 책은 샐리 멕페이그의 『기후변화와 신학의 재구성』 입니다. 『기후변화와 신학의 재구성』은 기후 신학 수업이 있다면 저에게 교과서 같은 책입니다. 지구온난화와 신학적 문제, 우리는 누구인가, 하나님은 누구인가와 같은 신학적 질문을 하나씩 풀어나갑니다. 그리고 도시 생활과 예배를 연결지어 해석하며 기후위기 시대의 도시 모습에 대한 신학적 해석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비로소 절망과 희망이라는 묵직하고 어려운 주제를 다루기에 이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엠마오로 가는 길에 예수를 만나 눈이 밝아진 제자들과 같이 눈이 밝아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책을 통해 어떤 통찰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적을수록 풍요롭다

제이슨 히켈 지음, 김현우, 민정희 옮김, 창비 펴냄, 416쪽 [도서정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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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장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기후위기는 성장주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급격하게 성장을 추구하는 사회 때문에 막대한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지금의 기후위기가 등장하게 되었으니까요. 성장주의를 종식하고 탈성장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기후위기 시대를 통한 교훈일 것입니다. 탈성장 사회로 가는 교과서 같은 책이 바로 『적을수록 풍요롭다』입니다. 저자 제임스 히켈은 자본주의의 역사부터 시작해 기후위기의 현실과 대안을 쉬운 언어로 책 한 권에 집약해 놓았습니다.

이 책에 흥미로운 점 한 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자본주의 역사에 기독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지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될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대안에서도 기독교가 언급됩니다. 어떤 대안이 나오는지 한번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일 것 같습니다.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모든 것

나오미 클라인 외 지음, 김현우 외 옮김, 나름북스 펴냄, 596쪽, 전자책 있음  [도서정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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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원인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소비주의적 경제시스템, 자본주의, 성장주의, 추출주의, 개발주의, 종차별주의 등등 모두 얽혀있고 다양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페미니즘 관점에서 쓰인 책입니다. 전 세계 기후위기 최일선에 있는 60명의 여성의 글을 모은 책입니다. 이 책은 뿌리, 에드보커시, 프레임바꾸기, 재구성하기, 지속하기, 느끼기, 양분주기, 일어나기 총 8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성의 시각으로 쓰인 다양한 글들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해결된 세상이 단지 온실가스 배출량만 줄어있고 지금과 동일한 세상이라면 절망스러울 것입니다. 기후위기를 해결한다는 것은 지금껏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을 완전히 뒤엎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수많은 문제를 알려주었지만 그중 가부장제는 위에 언급한 모든 문제와 뒤엉켜있습니다. 60명의 여성 저자들은 그 문제들에 여성들의 방식으로 정면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가부장제에 맞서는 이 글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새로운 세상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 지음, 시대의창 펴냄, 464쪽, 전자책 있음 [도서정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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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동물은 어떻게 연결될까요? 카우스피라시(Cowspiracy, 넷플릭스) 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기후위기와 축산업의 연결성이 조명되었습니다. 논란이 많지만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가 축산업을 기반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숫자로 볼 때 우리는 문제를 숫자로 축소해서 보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을 쓰는 데는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소설을 쓸 수도 있고 시를 쓸 수도 있고 학문적 글쓰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하며 기록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기록하는 방식은 더욱 생생하게 그 현장을 마주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이 고기라는 식재료가 되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처참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생명은 생명이 아니며 단지 두당 얼마인 물건에 불과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더 이상 읽기 힘들어지는 장면들을 매 페이지마다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이유는 동일하게 피조된 동물을 우리가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가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김근주 외 지음, 바람이불어오는곳 펴냄, 284쪽 [도서정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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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는 기후위기를 하나님 나라라는 관점으로 다양한 저자들의 글을 통해 써 내려간 책입니다. 저자들은 기후위기와 신학, 과학, 법, 여성, 경제, 대안, 기후운동을 한 챕터씩 맡았습니다. 각 저자의 짧은 글들이 모여 하나님 나라 라는 관점 아래 하나의 글로 완성된 형태의 책입니다.

신학은 이 책에 쓰인 모든 글의 근거이자 기반이 됩니다. 과학은 기후위기의 현 상황을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보여줍니다. 법은 우리가 가지고 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법을 통해서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일으킨 가부장제 자본주의를 타파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에코페미니즘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현 경제시스템을 벗어나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들지 않고서는 기후위기를 해결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자본주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타파하고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일입니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제도 및 사회적 장치들이 필요하고 그 장치들을 만들어가는 사회 운동이 필요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에서 8명의 저자는 각각 한 영역씩 맡아 썼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함께하실 분? 어서 책을 펴보도록 합시다.

 

 


 

이번 호를 읽으니 선 자리에서 작은 실천을 꾸준히 시도하는 모든 분을 응원하고 싶네요. 찬 이슬이 맺힌다는 '한로'가 다가오는 시기입니다. 작고 투명한 변화가 일상에서 알알이 맺히시길 바라며, 다음호인 '9월의 신간소개'를 기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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