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구야. 왜 이리 매 년춥니. 그래도 봄을 알리는 날인데 보러 가는 날이라도 좀 따숩게 어떻게 안 되겠니?
올해로 10년이 됐다. 10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0년 동안 무엇이 변했나. 친구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각자의 신념을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얻어내기를 선택하고 있어.
나는 요즘 좋아하는 것들을 하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만 했던 과거랑은 정말 다른 모습이라고 느껴. 좋아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좋아하는 걸 하는 일은 귀찮고 괴롭고 힘든 일이네. 심지어 좋았던 것이 싫어지기도 해. 그래도 꾸준히 하려고. 한 달 정도만 해도 꾸준히인 거 맞지? 제발!
이제 너는 나한테 귀엽게 느껴지는 나이가 됐다. 아직은 좀 이른가? 너를 보러 가는 길에 네 또래를 보니 얼마나 귀엽고 이쁘던지. 나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편인데도, 그 순간을 다시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
여전히 마음이 아릿한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목울대를 타고 코가 찡해지는 느낌, 갈비뼈 안쪽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숨과 명치에서 느껴지는 답답함들이 다 너를 만나는 느낌이다. 별로 유쾌한 감각은 아닌데 좋다. 나는 때때로 불쾌함을 찾아 삼키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기도 해. 이것도 참 이상한 기분이야.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이 슬프지만, 언제나 명분이 되어줘서 고맙다. 우리는 또 너를 가운데에 두고 포옹한다. 그래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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