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수프 Vol.16 제가 겨울은 기다린다고요?

숲숲이 끓이는 일요일 점심 🍵

2026.10.25 | 조회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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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뜨개의 계절,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뜨고 싶은 것들이 잔뜩 생겨버렸답니다. 저의 뜨개 위시리스트는 언제나 꽉 차 있지만 그래도 올겨울은 달라요. 

 

상상만 해도 폭닥폭닥한 머플러부터 비니, 바라클라바, 핸드워머에다가 작년 뜨개씬을 핫하게 불태운 소피 후드까지.....!!(얘 이름도 소피라니ㅋㅋ) 하나씩 떠보고 싶거든요.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니까 트리랑 인형들도 빼놓을 수 없고요.

 

하 참, 손은 두 갠데 이렇게나 뜨고 싶은 게 많다니. 

 

 사실 겨울은 너무너무 추워서 제가 좋아하는 계절은 아니거든요. 해도 빨리 지지, 밖은 춥지, 뭘 해도 의욕이 나지 않아요. 우울해지기 십상입니다. 그치만 제가 뜬 목도리를 두르고 밖을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은근히 겨울이 기대되는 것 같기도 하네용?? ㅎㅎ

 

 원래 뜨고 싶은 것들은 착용하는 것들보다는 인형이나 가방, 아니면 작은 소품 위주였는데 올해는 위시리스트의 결이 달라진 게 느껴져요. 왜그럴까 생각을 해봤더니 얼마 전 뜨기 시작한 '소피의 우주' 블킷깃 때문인 것 같아요.

 

 여태까지는 하나를 뜨더라도 뜨는 시간이 길어지면 완성하지 못하고 중단하거나 아예 뜨기를 포기했던 적이 무수히 많았어요. 그래서 보기만 해도 뜨는데 한참 걸릴 것 같은 의류나 소품들은 아예 관심도 없었어요. 게다가 작은 인형들이 제 취향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소피의 우주를 떠보니 생각이 달라졌어요. 물론 완성하려면 한참 남았지만, 저번 주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매일 조금씩 새로운 기법을 배우면서 편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즐겁답니다. 뻥이 아니라 정말 재밌어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대작들이 욕심나기 시작한 거죠!  저도 베를린 스카프를 뜨고 싶고!! (물론 베를린 스카프는 대바늘이긴 하지만) 가디건도 떠보고 싶어요! 

 

 그치만 올겨울에 가장 뜨고 싶은 건 목도리와 후드 스카프에요. 둘 중 하나만 뜰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일단 올 겨울에 무조건 뜬다 후보 1순위입니다. 바람 많이 부는 추운 날 목에 둘둘 두르고 귀까지 막을 수 있는 보온템이라 지금 뭘 떠야 하나 도안 구경하고 있답니다. 정해지면 말씀드릴게요. 

 

 물론 비니도 떠봐야 해요. 비니는 처음 뜨는 건 아닌데요. 작년에 뜬 건 실 선택을 잘못해서 비니가 너무 딱딱해져 버렸어요. 쓰고 다니니까 머리가 아프더라고요ㅋㅋ 하...열심히 뜬 거였는데. 인증샷만 남기고 새 비니를 떠야겠어요. 부드러운 실로 뜨려고 이미 실도 사뒀답니다. 이건 진짜로 뜨기만 하면 돼요.

 

 핸드워머도 있으면 좋을텐데요. 제가 장갑은 손이 답답해서 잘 못 끼고 다니거든요. 폰 중독자라 아무리 스마트 터치카 되는 장갑이라도 불편해서 자꾸 벗었다 꼈다 하게 되요. 이번에는 손가락 없는 스타일로 아예 제가 떠버릴까 싶기도 해요.

 

 이 정도면 뭐 머리부터 손끝까지 제가 뜬거로 두루고 다닐지도 모르겠는걸요. 물론 제가 뜬다면....!!

 

 문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예요. 비니 실만 사뒀다 뿐이지 어떤 도안으로 뜰지, 무슨 실로 뜰지 하나도 정하지 않고 그저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고 있답니다. 게다가 소피의 우주는 매일 떠야 하는 저의 과제로 여전히 남이 있고요. 바로 저번 주에 마감 기한 안에 소피의 우주를 완성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렇게 새로운 뜨개를 할 생각으로 설레다니. 저도 웃겨요. 

 

 과연 이 중에서 몇 개나 완성할 수 있을까요? 저도 아직은 전혀 모르겠어요. 정말로 어쩌면 겨우내 소피의 우주만 잡고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그래도 겨울이 오기도 전에 이렇게 설레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네요. 겨울도 아닌데 이렇게 신나는 걸 보면 올겨울은 아주 심심할 틈이 없을 것 같아요. 

 

 문제는 제 손이 두개뿐이라는 거 하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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